전에 제주도 여행을 올린적이 있는데 그 뒷 이야기입니다~ (제주도 여행이 궁금하시면 링크로...)
저는 공항에서 눈물 글썽이며 보냈고, 이별한 것도 아닌데 1~2일 울면서 보냈죠...
여친이는 또 볼거니까 괜찮아~ 라며 뒤도 안돌아보고 가길래 나만 그런가 싶어서 더 슬프기도 했는데 여친이도 울었다고 하더라구요...
아무튼 그렇게 집에가고 부모님한테 처음으로 제 얘기도 하고 했다나봐요~
그러더니 대뜸 결혼은 언제하냐? 나이도 있으니 애부터 만들어라, 올해 안에 결혼하면 500만엔 줄게! 라고 하셨다던...ㅎㄷㄷ
저도 여친이를 너무 좋아하고 이번에 왔을 때도 앞으로 둘이 살 집, 미래 등의 얘기와 함께 제주도 갔을 때는 나 고무 싫어~ 그냥 하자~ XX 군 아이 갖고 싶어~ 라고 얘기할 정도로 서로가 미래와 결혼까지 생각하고 있기에 더 좋기는 한데...
문제는 사실 마이피에는 단 한 번도 언급한 적이 없었지만 저는 몸이 조금, 어쩌면 많이 불편해요...
장애급수로 따지자면 지체장애 2급에 해당합니다... (그래서 운동일지에는 쪽팔린다는 핑계로 인증을 안하는 겁니다... 실제로 말라서 쪽팔리기도 하고...)
저희는 라인쳇으로 시작했고, 멀리서 봐도 한 눈에 쟤는 장애가 있는 아이구나라고 알 정도인 저에게 첫 만남부터 더 밝게 웃어주고 따뜻하게 대해주고 제가 고백을 주저하니까 먼저 고백까지 해준 그런 따뜻하고 배려심 깊은 아이죠...
그리고 그 수많은 에피소드를 모두 적을 수 없지만 굉장히 배려심 깊고, 사람을 존중할 줄 알고, 따뜻한 아이에 저를 진심으로 사랑해주고 있다 라는걸 제 주위 사람들도 느낄 수 있다고 말해주고 있죠.
실제로 저도 살면서 이런 따뜻함, 사랑을 느껴본 적이 없는 것 같네요. (물론, 가족들의 사랑은 제외하구요ㅎㅎ;)
설령 나중에 저희의 마음이나 사랑이 틀어져 이혼을 하더라도 이 사람이라면 결혼을 하고 싶다라고 느낄 정도로...
저희가 실제로 만난건 그리 길지 않지만 깊은 얘기를 많이 하다보니 이 아이도 제가 장애가 있다고 마냥 내가 다 해줄게~! 가 아니라 저를 많이 믿고, 의지하는 편이죠.
또 제가 만약 부모님이나 주위에서 왜 장애인과 결혼해?! 라며 반대하면 어떻할꺼야? 라고 물었더니 그럼 내가 다 설득할꺼야~ 하지만 부모님은 남자 몫이니까 힘내~!! 긴장하지 말고~!! 라고 말해주던...
아무튼 저희는 서로가 결혼을 생각하고 또 일본에서 생활하려고 하는데 가장 걱정되는게 부모님의 허락과 비자네요...
부모님은 여친이한테 10년 전부터 결혼하라는 얘기를 주구장창 하셨다하시고 (그게 귀찮아서 직장 근처에서 혼자 산다던...;) 또 남친이 있다는 사실을 아시고 올해 안에 결혼하면 500만엔 주시겠다고 말하실 정도로 적극적으로 환영하시는 것 같은데 아직 장애가 있다는 사실은 말하지 않은 것 같아요...
나 몸 불편한거 왜 얘기 안했어~? 물어보면 다른 사람들도 누구나 아픔이 있고 난 더 많이 아픈 사람들 많이 봤어~ 모두가 똑같이 가진 아픔인데 장애 2급 따위 미리 말할 필요도, 주눅들 필요도, 부끄러워 할 필요도 없는 거잖아~ 그냥 내가 믿고, 사랑하는 XX 군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당당하게 부모님 앞에서 보여주면 돼~ 긴장만 하지마~ 라고 하던...
그래도 한국생각하면 집안은 어떠냐? 부모님은 어떠시냐? 몸은 왜 그러냐? 그런 몸으로 내 딸 책임질 수 있겠냐? 등을 물어볼테니 걱정이 앞서네요...
저희가 아무리 사랑해도 저를 받아주실지 의문이고...
일단, 허락을 받아서 결혼을 한다고 해도 비자가 해결될지 모르겠네요...
저희가 나이도 있고, 저는 한국에서 공부한다고 수입이 거의 없었고, 여친이가 수입이 많아야 한다는데... (일단 20만엔은 넘는 것 같은데...)
거기다가 서류는 뭐가 그렇게 복잡한지...ㅠㅠ
저와 같은 경험을 하신분은 적겠지만, 혹시라도 일본의 부모님께 인사가셨던 경험 (일본의 결혼 허락 문화?) 이나 결혼비자를 받아보신 적 있으신 분들 계시면 경험담? 조언? 등 좀 많이 부탁드립니다.
뭔가 두서없이 많이 적은 것 같은데 아주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용기내서 오픈한 만큼 이제는 죽창 내려 놓으시고 많은 응원 부탁드려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