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가던 중
홀로 주저앉아
서러워했다
떠나간 사랑과
끝내 잡지 못한 열망에
숨죽여 거친 울음 토해냈다
한 없이 눈물 쏟아내고
떨리는 숨 몰아쉴 때
후회로 깨달음이 오는 것을 알았다
그럼 뭐하나
잃은 것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데
한참을 우두커니
허공만 보며 응시하다
거닐던 이들 수군거리고
같잖은 설움 부끄럽다
일어서야지
다시 걸어야지
죽지 않았으면 살아야지
다시 출발해야지
일어서서
담뱃재 털어내고
피 섞인 가래침 뱉었다
울었으니 이제 다시 살아야지
살려고 운 것 아니냐
떨어지지 않는 걸음
힘겹게 옮기며
어디로 가야할지 생각했다
천만리 길
그저 한숨만 내쉰다
어쩌겠느냐
머뭇거리고 서성이다가
결국은 걸어야지
고된 순례길
가다보면
언젠가 나타나지 않겠느냐
오랫동안 거닐다보면
다리 아플 때 잠시 나무 아래서 쉬고
때론 좋은 사람들 만나며
멋진 풍경에 취해도 보면
어느새 도착하지 않겠느냐
걷자
걸어야지
그곳에 내 잃어버린 눈물
그 때 다시 만날터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