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4년 정도 지났을까요?
그 사람을 처음 만났을 때가 그랬던 것 같아요.
학교 같은 과 후배였고, 단짝처럼 지내다가, 고백 후 연이 끊긴 사람이었죠.
그러고 나서도 학생일 동안 그렇게 자주 마주치고, 그 때문에 많이 아파했었는데...
졸업하고, 다시 볼 일 없을 것이라 믿었죠.
그런데 오늘 신촌에 잠시 들릴 일이 있었는데,
바로 제 옆을 지나가더군요.
거짓말 같았죠. 하지만 환상을 본다거나 하는 생각은 없었어요.
첫사랑이었기에, 얼굴 이름 목소리 생일 사는 곳 전화번호... 사실 아직 다 기억하고 있었거든요(연락하진 않았어요).
거의 변한 것도 없이(약간 살은 찐 것 같던데;) 4년전 모습, 그리고 마지막으로 봤던 3년 전 모습 그대로였어요.
미소 짓는 모습도, 조그마한 눈도, 옷차림도, 머리모양도, 취향도 너무나 그대로였어요.
다행히 서로 마주치진 않았습니다.
다만, 예전처럼 또 제가 먼저 그 사람을 발견하고 멀어질 수 있었죠.
신촌역 홍익문고 앞에 피아노가 있죠. 사람들이 간혹 연주하고...
그리고 그 사람은 그것을 동영상으로 촬영하려 하더군요.
그리고 다시 그 사람 뒷모습을 바라보다...
원래 신촌을 돌아다녀볼까 했던 계획을 접고 집으로 향했습니다.
남들이 말하면 믿을 일일지 모르겠지만...
원래 이런 일이 흔한 일일까요?
하긴 나는 문득 고개를 들어 어딘가를 바라보면 내 눈 안에 그 사람이 보였었죠.
그녀를 보고 깨달은 것이 있다면
저도 이제 마냥 어리지 않군요.
풋내나는 첫사랑에 아파하던 시절은 지난 것 같습니다.
간혹 그리워하기도 했는데, 막상 보니... 큰 감동이랄 것은 없었네요.
다만 예전처럼 아프지 않았고, 예전처럼 가슴이 뛰지도 않았습니다.
다만 아직도 그리운 것이 있다면, 그 당시의 풋풋함이 그리운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