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움에도 하루는 시작을 흘려보낸다 - 2026.02.20 01:43
오지 않는 세월을
다가오지 않는 날을
붙잡기란,
힘들고,
고독하고,
외롭다.
밤의 언덕을 지나
수평선의 세계 밖,
은은한 은색빛의 태양이
고개를 들기 시작하면
떠오르는 푸른 그라데이션.
새로운 날의 시작인가,
매번 같은 재생의 날인가.
시간은 흐르고
고독은 변하지 않는다.
크게 차가운 공기를
들이마셔
폐 속을 가득히 채우면
잠들어있던 몸의 시동도
요란법석 떨 것 없이
숨 가쁘게 돌아간다.
살아있다는 사실은 둘째,
아직 다가오지 않은 날을
기다리며 살아있다는 것은 첫째.
하늘이 밝아
새까맣던 우주가
홀로그램처럼 파래지면
그제서야 이른 아침에
눈을 뜨는 의미를
고고한 학자처럼
되새겨보지만
그다지 떠오르는 것이 없는 날이면
그저 따뜻하게 데운
생수 한 컵으로
빈 속을 따뜻하게 채운다.
시간은 모래시계속 모래처럼
천천히, 아주 천천히
이슬 맺히듯 떨어지며
흘러가지만
스스로를
깊게 삼킨
차디찬 공기와 함께
오늘 할 일을 생각해 본다.
책을 펼쳐
파르르 넘어가는
페이지 수가 몇인지 중요하지 않다.
눈에 떠오르는 감정을
새겨둔 인상깊은 글귀를 찾아
오늘도 눈에
세공사가 세밀히 새겨놓듯,
비슷한 방법으로 새겨놓는다.
기계적인 타자 소리가 들리면
머릿속에 하나가득 채워넣은
무궁무진한 생각들을
일일이 적어놓으면
그제서야 가벼워지는
머릿속에 개운함이 가득하다.
오늘이 그 날일거라 생각하고
늘, 적어놓는다.
그리고 두려워서
결국은 하루를 그냥,
공기중의 먼지마냥
흘려보낼지도 모른다.
세월이란 장황한 생각과
마음은 언제나 굳게 먹어야
나를 잡아놓을 수 있기에
나는 오늘도
허황된 판타지아를
쌓고 쌓고,
커다란 공을 쌓으며
혼자 흐뭇하게
괜시리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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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휴일 되셨습니까?
아직도 여운이 잔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