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 수 없는 길은 두려울지라도 한 걸음을 뗀다. - 2026.02.24 02:00
달은 뜨고
별은 유영하며
구름은 흘러간다.
빛은 아득하게,
어둠은 그윽하게,
공기는 차분하게.
가만히 걷고 있는
이 순간에도
의도하지 않은
자연스러운 흐름은
나를 어디로
당신을 어디로
데리고 가는 것일까.
스쳐지나가는
찰나의 감동에도
흐트러짐 없는
직선같은 빛줄기의
그 끝에는 무엇이
나와 당신을
기다리고 있는 것일까.
침묵하는 시간은
나와 당신과 함께
손을 잡고,
어깨를 감싸고.
그저 이끌고
그저 이끌어
도달할지도 모르는
그 끝으로
끊임없이 걷게 만든다.
두려움과 공허함은
여전히 걷고있는
지금 이 순간에도
앞이 보이지도 않는
어두움의 끝을 향해
인도하고
손을 잡아끈다.
별은 검은 하늘을 유영하듯
달은 별의 바다를 비추듯.
구름은 낙천적이게도
그저 웃으며
흘러가는데.
나와 당신은
어떤 표정으로
이 끝을 모르는 길을
걸어가는 것일까.
나는 고개를 돌려
당신의 가려진 표정을
바라보았지만
그 얼굴은
나도 모르는 얼굴을 하고 있기에
또다시 나는
시선을 흐트러짐 없이 돌려
끝을 모르는 저 앞을
그저 담담히.
그저 묵묵히.
바라볼 뿐이다.
부디,
좋은 끝을 못 볼지라도
부디,
희미한 끝을 밝히지 못하더라도.
부디...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걷는 이.
그 끝을 모르더라도.
그저 걸어갈 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