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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틱스오우거~운명의 수레바퀴 공략메모] 택틱스 오우거 운명의 수레바퀴 클리어후 감상(누설주의) (1) 2016/05/08 PM 10:57

사진은 이번에도 '키히힛 역시 오즈님은 뭘좀 아신다니깐'


일전에 써두고 길어서 변경점 부분과 분리한 부분.
이하 본문.


역시 구판의 완전판은 새턴판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여기저기 건드려서 바꾼건 좋은데, 바꾼 시스템이 하나같이 뭔가 나사가 빠져있다. 그래도 온 천지에 널려있는 SRPG라고 부르기도 부끄러운 물건들에 비하면 573배정도 할만한 웰메이드 작품이니 관심있는사람은 해보면 좋다.

언터쳐블한 게임으로 여겨지고 있는데, 나이먹고 해보니까 시나리오상 허점이 많이 보인다. 괜히 시스템 건드려서 이상하게 만들지말고 이런점이나 가필수정하는게 어땠나 싶다. 마츠노 야스미가 제대로 드라마틱한 시나리오를 넣어서 만든 작품은 이게 처음이니까 이해못하는 바는 아니지만.(그보다 전에 만든 오우거배틀은 택틱스오우거만큼 복잡한 스토리를 가지고있지 않았다)


첫째, 월스터인, 가르가스탄인, 바크람인이 왜 옛날부터 서로 원수지간인가에 대한 기원설명이 전혀없다. 게임의 주된 내용은 차별받고있다고 주장하는 월스터인들이 들고 일어나서 다수파인 가르가스탄, 지배층인 바크람인과 싸우다 서로 손잡고 쿵짝짝하게 되는 내용인데, 어떤 이유로 3가지 인종이 이 코딱지만한 발레리아 섬에서 살게 되었고 서로 그런 포지션(지배층, 다수파, 소수파)을 취하게 되었는지 정도는 설명해주었으면 좋았을것 같다.

다소 누설이지만, 카츄아는 바크람인인데도 월스터인들 사이에서 아무 위화감없이 잘살고있었던것으로 보아 서로 외모상으로는 구분이 힘든 모양이다. 민족을 나누는 기준이 무엇인지(현실에서는 외모상 그게그거로 보이는 이라크인과 쿠르드인도 서로 다른점을 한눈에 알아본다), 그들이 왜 원수지간인지에 대한 기원설명이 전혀 없으므로 그렇게까지 박터지게 싸우는데에 공감이 안간다. 더욱이 바이스는 내내 월스터인이 개돼지 취급받는다고 불만을 쏟아내는데, 게임내에서 월스터인이 구체적으로 어떤 차별을 받으며 살아왔는지도 설명이 없다.(바로 전인 도르가르아왕 시대에는 오히려 우대받았던것같은 묘사는 있다. 고리타니성 공략시에 쥬눈을 출격시키면 적장이 "도르가르아 시대처럼 바크람인과 월스터인만 요직에 오르는 그런 시대가 좋다는거냐"라고 한다. 차별받았던건 오히려 가르가스탄인. 그에 대한 반발로 바르바토스 추기경이 민족정화정책을 시행하게 된것)


둘째, LAW 루트의 경우 론웨 공작의 명령으로 동포를 학살하고 상황 불리해지자 공작에게 반기를 든 데님이 그래도 지지를 받는 이유에 대한 설명이 전혀없다. 단순히 지지받는 이유라면 '고리아테의 영웅'이라는 타이틀도 있고, 대외적으로 레오나르가 공작을 죽였다고 알려졌으니까 그럴수도 있다. 그런데 데님의 죄는 온동네 사람들이 다알고있다. 적장들도 데님을 '고리아테의 학살왕'이라고 부른다. 즉, 명성만큼 악명역시 널리 알려져있다는 묘사가 있다.

더욱이 네오 월스터 해방군과 함께 힘을 합치는 과정은 너무나 얼렁뚱땅이다. 학살의 주모자인 론웨 공작과 레오나르가 죽었어도 데님의 죄가 사라지는것도 아니고(워렌 리포트에서 화해과정이 나오긴하는데, 그나마도 '널 용서하는건 아니지만 사람은 누구나 죄를 저지를 수도 있다. 그당시의 네가 나보다 어리석었을뿐.'라는 바이스의 대사로 얼렁뚱땅 넘어간다. 가르가스탄령의 월스터인들을 한데 모아놓은 마을을 몰살시켰는데 현실이라면 어리석었다는 말정도로 넘어갈 문제인가 의문. 그 유명한 조조도 서주대학살로 2000년뒤에까지 두고두고 욕을먹는데!), L루트의 상식적 전개라면 바이스가 레오나르, 데님 양방을 아르모리카에서 모두 죽이고 공작(과 데님일당)의 만행을 월스터 해방군에 알린뒤 네오 월스터 해방군에 병합시키는 전개여야 할텐데 그래서는 게임이 안되니까 시나리오를 너무 무리하게 짜맞춘것으로 보인다.

또한, L루트 바이스와의 재회신에서 데님은 바이스더러 '할 수 있는 일부터 차근차근 해야 개혁이지, 너처럼 급진적인 변화를 민중이 원할것 같냐'라고 말하는데, 아무리봐도 빠른 목표달성을 위해 동포를 학살하는 데님쪽이 더 급진파처럼 보이는점도 문제. 원작자는 현실과 이상 사이의 딜레마, 현실을 똑바로 보며 손을 더럽히지않고 이상을 실현할수 있는가 하는 문제에 대해서 질문을 던지려한것같지만 시나리오 표현이 역부족이었던것 같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 누구도 모르니까 아무도 나를 탓할수 없다'라는 L루트 2장의 에필로그는 학살장면과 겹쳐서 생각해보면 굉장한 사이코패스처럼 보이기도 한다. 뭣보다 L루트 바이스의 방식(민중을 계몽시켜 민중으로부터 혁명)이 전혀 현실을 등한시한 방식도 아니었기에 문제.

'남을 속이는것보다 스스로를 속이는게 어렵다'는둥 데님의 L루트에서의 악행에 지나치게 면죄부를 주려다보니 말하고자 하는 주제가 좀 희석되는 감도 있다. 데님의 복잡한 심경에 대한 내면묘사라도 많았다면 모를까, 대사가 별로 없는 편이라 왜 뜬금없이 저런소리를 하나 싶다.

그밖에도 발레리아 해방전선의 존재감이 지나치게 희미하다던가 하는 시나리오적 문제가 있지만(괜히 프로파간다같은 어려운말만 쓰면서 별다른 활약없이 망하거나 혹은 데님과 합치거나..합치는 과정도 솔직히 얼렁뚱땅), 간단히 한개만 더꼽자면 마지막 전투도 솔직히 너무 개연성이 없다. 워렌이 전작의 주요인물이었던건 맞지만, 택틱스 오우거에 넘어와서는 그냥 별대사도 없이 있다가 병석에 눕는게 다인데 마지막에 나와서 대량의 간지를 폭발시킨다. 말 몇마디 안나눠본 데님을 위해서 자기를 희생하는 전개가 어렸을땐 멋있다고 생각했지만 지금보면 ???라는 생각밖에 안든다. 결과적으로 그 이후 워렌이 살아있었다고 psp판에서 보충되었지만.


원래 게임 내적으로 불만이었던 점도 있는데, 이 게임이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는 AI가 좋아서가아니라(AI가 굉장히 단순해서 회복으로 살수있는 적 리더유닛이라도 아군유닛 하나를 죽일수만 있다면 마구 아군 속으로 돌격해온다) 단순히 시스템이 알기어렵고 복잡해서 그때그때의 전술적 임기응변같은것보다는 '효율적인 육성'에 좀더 무게를 두고있기때문이다. 육성에 실패하면 대미지가 전혀 안들어가고, 육성에 성공하면 그냥 생각없이 썰고다닌다. 효율적으로 자원분배해서 육성하려면 경험이 필요하니까 처음 하는 사람은 어렵게 느껴지는 것이고, 육성의 요령을 알게되면 전혀 어려운게임이 아니다. 덧붙여 이번에도 직업간 밸런스는 완전 엉망이라 여전히 닌자는 날아다니고 거기다 더해서 L사이즈 유닛(특히 용이나 문어)들은 완전 무쌍을 찍는다.(그런주제에 출격수는 1만 먹게 수정되어서 초대박 상향) 물론 밸런스를 해결하려는 의지정도는 보였는데, 클레릭의 중요성이 떨어져서 꼭 출격시킬 필요까지는 없게되었고, 원작에서 지나치게 강했던 궁수는 좀 너프를 먹었다.

싫은소리를 좀 했는데, 어쨌든 이게임의 주된 주제의식인 '개혁을 하는건 좋은데 어떻게 할것인가 현실적인 문제에 대해 사람들이 집중하지 않는다', 'Not in my back yard'와 같은 문제제기들은 알아줄만 하다. 감옥에서의 W란스롯의 대화는 으레 '중2병 권력주의자'와 '선량한 이상주의자'의 대결구도가 되기 마련인데, 거꾸로 란스롯 타르타로스의 현실인식이 란스롯 해밀턴의 현실인식보다 더 현실적이라서 설득력이 있다. 당장 세상 돌아가는 일들만 봐도 란스롯 해밀턴같은식의 이상은 그야말로 이상일 뿐이란걸 알수있으니까.. 스스로 왕이되어 새로운 역사를 쓸수는없고, 오직 '기존 왕가의 핏줄에 의한 화해'라는 결론방향도 주제와 연관지어서 개혁이니 화해니 하는게 말로는 쉽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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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나 지금이나 활 든 카노프스 하나면 무서울게 없었죠.
개인적으로 전투에서 플레이어가 제일 피곤한건 맵 클리어 시점까지 살려놓지 못한 아군은 그대로 리타이어한다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게 나쁘다는 뜻은 아니고 이게 긴장감을 주는 주요 요소라고 봐요.
암튼 제가 제일 좋아하는 게임 리뷰를 보니까 너무 반갑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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