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연애를 하거나, 삶의 성취를 얻는 과정에서 나의 캐릭터의 클래스나 능력치를 아는 것은 중요해.
어떤 점에서 보면 자기 자신을 가장 많이 아는 것이 나이기도 하지만, 가장 모르고 있는 것이 나이기도 하거든.
제 3자가 나를 보는 관점과 내가 나를 평가하고 보는 관점의 차이가 되겠지만, 얼굴도 내가 보는 거울 속의 나랑 남이 보는 내 얼굴이 다르게 느껴진다고 하잖아.
얼굴이라는 외형은 차이가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사람이 보는 관점과 방향에 따라서 평가가 달라지는 것이기 때문일지도 몰라.
보통 나의 캐릭터는 내가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아. 이를 반대로 얘기하자면, 내가 나를 제대로 키우기 위해서는 나의 능력치를 제 3자의 평가를 들어보고 고심해 보는 것도 좋은 전략일거라고 생각해.
우리가 바닐라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있어. 이게 일반적으로 여러가지 취향을 가진 사람이 무맛의 일반인을 평가하는 단어인데, 그만큼 본인이 어떤 캐릭터성을 가지고 있는지를 알아야 이러한 바닐라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이거든.
보통 인기가 있는 남자나 여자는 이러한 점에서 본인의 캐릭터성을 꽤 잘 이해하고 있더라.
당연한 얘기겠지만, 장점은 극대화하고 단점을 계속 보완해 나가는 과정을 통해서 남들에게 좀 더 매력적이고 괜찮은 상대로써 자리를 잡게 되는 것이지.
하지만 내가 가진 각 능력치의 점수를 모른다면 어떤게 가장 점수가 높고 낮은지를 알 수가 없으니, 내가 보는 내가 남들이 보는 나랑 다르기 때문에 제 3자 입장에서 보이는 장단점을 개선할 수가 없는거야.
그래서 들어봐야 해. 이건 무조건 이성에게 들어야 해.
이성에게 커피 사주면서 얘길해야 하는 것이고 이럴 때 가장 좋은 것은 나를 이성으로 잘 보지 않는 여사친이 가장 도움이 돼.
그 친구가 볼 때 나는 남자로서 어떤 매력이 있고, 어떤 장단점이 있으며, 어떤 항목이 어느 정도 상위 수준이고, 어떤 점은 꼭 고치면 좋을지를 물어보면 좋아.
물론 들을 때 아마 예상과 달리 좋은 평점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을테고, 이렇게까지나 독하고 강한 평가를 들어야 하나 싶기도 하지만, 그러한 여사친들의 평가는 내가 이성에게 보이는 모습을 개선하는데 엄청난 도움을 줘.
생각해 봐. 그거 쉽게 묻고 들을 수 있다면 누구나 본인의 단점을 고치려 들걸.
하지만, 여사친이라고 하더라도 내게 평가를 하면 그 '평가질'로 인해서 나랑 사이가 멀어질 수 있는 리스크가 있으니, 결국 그런 얘기는 평생 친구로 지내는 동안에는 극단적인 표현으로 들을 일이 없는거지.
그걸 얘기해 줄 수 있는 친구가 있다면 엄청나게 복 받은거야.
물론 기분은 나쁘지만, 여사친 한 명에게 독한 얘기 듣고 다른 여자 10명에게 좋은 평가 듣는다면 그거만큼 좋은 가성비 전략이 어디 있겠어.
여기서 평가는 동성에겐 듣지마. 동성은 이성과 보는 눈이 다르고, 내 연애에 크게 도움이 안 돼.
동성끼리 하는 평가는 시기와 질투까지 섞여 있어서, 객관적인 평가가 되질 못하고, 그러므로 전략을 설정하는 것에도 도리어 방해가 돼.
그 다음으로 괜찮은 상대는 너를 뼈 속까지 겪어봤던 전 여친이겠지.
전 여친 특히 헤어진 여자친구는 너를 객관화 위에 주관적인 시선까지 올려서 평가해 줄 수 있으니까 좋아.
헤어지고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사귈 때와 달리 너를 평가해주는 평가가 후하다면, 너는 그만큼 괜찮은 남자인거구.
사귈 때는 평가가 좋았지만, 헤어지고 나서 너에 대한 평가가 박하다면 너는 그만큼 예상과 달리 별루인 남자친구였던 거야.
그래서 헤어진 여자친구의 평가는 여사친이 다다르지 못하는 영역(육체적인 관계를 포함한)까지 널 객관화시켜줄 수 있는 요소를 얘기해 줄 수 있을거야.
우리 남자도 마찬가지이지만, 만나는 동안에는 상대방의 소중함이나 매력을 모르고 익숙해져 있다가 시간이 지나서보니 이만한 사람이 없었구나라고 생각이 들 때가 있잖아.
그런 여자가 진짜 괜찮은 것이고, 시간이 지나도 이별을 후회하게 되는데, 반대로 헤어지고 나서 내가 왜 저런 애를 사귀었을까라는 마음이 드는 사람은 별루인 것처럼 그 상대에 대한 숲을 볼 수 있을 때 제대로 된 판단이 가능해져.
현 여친이나 현 썸녀도 괜찮긴 하지만, 앞서 얘기한 전 여친이나 여사친보다는 좀 못할거야.
이미 마음이 가던 시기에 콩깍지가 있으면 뭘해도 예뻐보이는데, 현 여친은 그런 점에서는 여사친과 전 여친보다는 좀 평가가 지나치게 주관적인 경향이 생기니 추천하긴 힘들지.
다만 현 여친조차도 이건 심각하게 단점이라는 요소가 있고, 이러한 요소가 여사친, 전 여친, 현 여친에게서 모두 공통적으로 언급되었다면 그건 그녀가 네게 애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감당이 힘든 지점이니까 그런 최악의 단점을 개선하는 것에는 도움이 돼.
이러한 요소들이 언급되었을 때 일종의 엑셀 시트나 도표 등을 만들어서 그녀들이 너를 평가하는 요소의 내용과 수준을 정리해 놓고, 시간이 지나서 그 사람들에게 재 평가를 받았을 때 개선이 이뤄진다면 우리는 게임의 캐릭터처럼 레벨업을 한 것이 되는거지.
실제로 이러한 과정이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겠지만, 한 번 얘기를 하고 나면 그 다음에는 얘길 주고 받기가 힘들지 않으니까 한 번 해 볼 필요가 있어.
나의 성장을 내가 지켜보고 내 주변 사람들이 내 단점이 개선되었다고 할 때의 기분도 무척 좋고.
그 만큼 개선된 단점이 연애 시장에서 나의 경쟁력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얘길 들을 때마다 기분 나쁜 것은 뒤로 물려두고, 내게 좋은 가이드와 설계를 만들어주는 소중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받아들여 봐.
내가 보는 나의 모습은 결코 남들이 보는 모습과 같지 않아서, 그런 제 3자의 시선과 판단을 경험하지 않으면, 개선할 이유도 없고 동력도 없었을테니까.
주변인들이 보면서 칭찬하듯 이런 점이 좋아졌다라고 표현할 때 그게 얼마나 짜릿한 성취감이 되는지를 경험해 본다면 연애시장에서 이러한 캐릭터 성장과 같은 과정은 네 인생 전반에 직접적으로 큰 방향성을 만들어줄꺼야.
특히 우리는 그런 게임화에 익숙한 사람들이니까 더 적합할테구 말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