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이력서 쓰다가 루리웹을 들렀더니 (그냥 하루 일과임. 한 4년 된거 같음. 완전 마약 ㄷㄷ)
왜 여자친구가 없는가란 글이 있더군요.
우선 저는 마이피에 종종 썼듯이, 나이 많은 구직자입니다. 조그만 기업에서 일하다가 그만뒀구요.
키도 176루져입니다. 잘생긴 편도 아니고, 요새 살이 많이 붙어서 예전 같이 댄디룩도 못입고 티쪼가리만 걸치고 다닙니다.
게다가 전 진성 오덕이죠. 게임 이력만 20년이 넘어가고, SF 영화 덕후에요. 이쪽 얘기만 나오면 무아지경입니다.
근데, 전 여자친구 있어요.
아니, 여자친구 없어도 수월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제가 군대를 전역하고 나서 좀 방황의 시기를 많이 걸었어요. 다른 건 아니고 연애에 대해서..
그때 여자가 계속 안생기다보니 (군대가기 전엔 좀 많았거든요) 계속 비관적이 되더라구요.
여기 계신 분들같이 여자를 비관하고 된장녀네 돈이 없어서 안되네
그리고 나서 딱 20번만 여자를 만나보지라고 생각했지요. 많이 만나면 그만큼 확률상으로 나한테 맞는 여자가 있지 않겠느냐라고.
이것은 그냥 나를 위한 실험이다. 진짜 차있고 돈 있어야 여자를 만날 수 있다면 평생 안만나도 되니 그냥 몇번 해보자.
주위 사람들한테 소개팅은 엄청 졸랐죠. 사진같은거 하나도 안보고 이름하고 전화번호만 땄습니다.
처음 만났을 때 완전 까였습니다.
애프터 거절당했죠. 한 두세번 정도.. 집에 와서 곰곰히 생각해 봤습니다. 뭐가 문제 였을까.
인터넷에 있는 필승 소개팅법을 그대로 한적도 몇번 있었습니다. 어짜피 실험이니까. 근데 그거 은근히 잘통하더라구요.
사람을 알려면 한두번 만나선 안되니까 위의 방법과 제가 연구한 것들을 섞어서 쓰니 소개팅 9~10번만에 친해질 때까지 만나는건 너무
쉬운일이 되더라구요.(이때부터 저는 절대 까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여자들을 많이 만나다보니, 제 생각과는 만히 다르더군요. 어짜피 사람이란 건 똑같다고 할까요?
그동안 괜히 내 머릿속에 쓸데없는 고정관념 때문에 그동안 힘들었던것 같아요. 제일 중요한건 같이 호홉할 수 있는가였는데 말입니다.
어짜피 남자던 여자던 일부 이상한 사람들이 있기는 합니다. 된장남이 있듯이 된장녀도 있죠. 하지만 이런분들이 대다수가 아니란 겁니다.
그들도 우리같이 토요일마다 무한도전을 기다리고, 학자금에 걱정하고, 자신에 눈높이에 맞추어줄 수 있는 상대를 찾을 뿐입니다.
완벽한 상대는 없습니다.
지금 당장이라도 우리 머릿속에 여자의 이미지를 고정시키는게 아니라 자신감 가지고 좀더 만나보고, 자신과 잘 맞는 '사람'을
찾아보십시오.
뒷이야기를 쓰자면 저는 4살 어린 분과 사귀었었죠. 그러다 일년있다가 헤어지고, 다시 소개팅 모드에 들어갔습니다. 그때까지 한 소개팅만
2~30번은 넘은 것 같은데 그쯤되니, 자신감이 붙어 여자분을 고르게 되더라구요. 그 뒤로도 여친을 많이 만들었었습니다.(?)
지금 사귀고 있는 분은 작년 초에 만났습니다. 물론 소개팅으로..
얼굴도 예쁘고, 몸매 성격 빠질거 없고, 무엇보다 개념이 심하게 좋아서 아마 내년쯤 결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벌써 이야기가 나오고 있구요. 빨리 취직 해야죠 휴..
암튼 여친 없으신 분들도 좀더 자신감을 가지고 여자분들 만나보세요. 상대의 입장이 되서 한번 생각해 보는 것도 꽤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여자분이면 제글을 남자라고 봐도 되구요.
쓸데없는 잡담이 길었내요. 빨리 이력서 써야되는데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