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적 지각 (Selective Perception): 인간은 모든 정보와 자료를 갖출 수 없는 한계가 있다. 그러므로 자신이 접하는 몇몇개의 정보와 자료를 토대로 불완전한 방식으로 자신의 생각을 구축해나간다. 또한 그 과정은 무의식적으로 자신이 기존 쌓아 둔 생각을 바꾸는 변동보다는 더욱 견고히 해나가는 쪽으로 나아가고자하는 안정으로 선택된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란 팀은 올시즌 한층 강해졌다.
결론부터 말하면 가장 큰 요인은 베르바토프의 가세이다.
그에 대한 이야기를 함에 앞서서 먼저 풀어야할 것은 베르바토프란 선수에 대해 선입견없이 제대로 파악하는 것.
또한 베르바토프가 가세함으로 어떤 전술적 변화와 팀에 플러스효과가 발생했는지 말하기전에 일단 베르바토프란 선수에 대한 편견부터 깨뜨릴 필요가 있다. 여기서부터 시작한다.
베르바토프에 관한 선입견들
크게 세가지로 압축하자면
게으르다, 압박이 허술하다, 창조적이지 못한 움직임이다
자~ 하나하나 짚어보자구
1.베르바토프는 게으르다
베르바토프에 대한 모든 불만의 시작이자 토대.
일단 여기에 관한 이야기를 하기에 앞서서 챔스16강 인터밀란전의 베르바토프를 떠올려보자.
어슬렁거리고 2km나 겨우 뛰고 대충 전방에 짱박혀있는 베르바토프의 이미지 연상은 끝났는가?
고맙게도 챔피언스리그는 활동량(Distance Covered)이 한치의 오차도 없이 찍혀나온다. 베르바토프에겐 구원과 같은 기술이라면 좀 오버일까
2/24 챔스 16강 1차전 Internazionale 0 - 0 Manchester Utd
캐릭 11.11
플래쳐 11.15
오시어 10.18
긱스 10.11
박지성 10.05
베르바토프 9.73
에브라 9.71
에반스 9.55
호날두 9.43
퍼디넌드 8.66
반데사르 4.63
루니 1.07
3/11 챔스 16강 2차전
캐릭 10.84
베르바토프 10.42
오셔 10.33
긱스 9.92
에브라 9.78
호날두 9.58
루니 9.41
비디치 8.88
퍼디넌드 8.55
스콜스 8.22
반데사르 4.82 (단위 Km)
베르바토프의 활동량은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 퍼거슨은 베르바토르의 게으름에 대한 팬들의 지적에 이렇게 반론한 적이 있다.
"베르바토프는 게으른 선수가 아니다. 저번 보로전에서는 루니보다 많이 뛰었다는 사실을 안다면 놀랄 것이다"
이 이야기가 나온 시점에 대부분 팬들은 단순한 퍼거슨의 자기선수 감싸기 발언정도로 생각했겠지만...
2.베르바토프는 압박이 허술하다.
베르바토프를 꼬집는 두번째이야기이다. 베르바토프가 맨유식전술(전방위 압박)에 도움이되지않는 맨유에 어울리지 않는 선수라는 것. 수비에 대한 공헌도가 없고 한다.
그러나 이 역시 맞지 않는 것이다.
맨유 공격진의 올시즌 스탯을 보자. 2009년 4/10일전후까지의 자료.
Tackles won this season:
Dimitar Berbatov 21
Cristiano Ronaldo 10
Carlos Tevez 9
Wayne Rooney 8
Foul won:
Cristiano Ronaldo 69
Dimitar Berbatov 46
Carlos Tevez 25
Wayne Rooney 14
Fouls conceded:
Dimitar Berbatov 32
Cristiano Ronaldo 24
Carlos Tevez 24
Wayne Rooney 23
수비가 없다는 베르바토프가 오히려 가장 많은 태클성공을 기록했다. 적극적 몸싸움의 표현으로 볼 수도 있는 파울관련 수치도 결코 적지않다.
(레드카페의 한 팬이 올린 시즌초반기 맨유공격진의 수비수치를 보면, 베르바토프가 태클 성공횟수는 물론 성공확률과 특히 태클시도조차도 가장 많다. 이건 시즌 초반기의 데이터라 참고하긴 무리가 좀 있긴하다. 하지만 그때에도 베르바토프는 게으르고 수비를 열심히 하지 않는다는 팬들의 비난을 받고 있었다!!)
3.베르바토프는 창조적이지 못하다
이건 베르바토프에 대한 부정적인 이야기에 대한 반론을 펼때 마지막으로 나오는 이야기이다.
베르바토프란 선수가 활동한 량과 수비의 데이터등을 제시하면 일단 의외라는 생각이 앞선다. 이 수치는 물론 부정할 수는 사실이다.
그러나 이 놀라운 수치들이 생각을 바꾸는데 까지는 이르지 못한다.
그렇게 뛰었다는데 왜 눈에 들어오지 않았지? --> 인상이 각인되지 않는것 - -> 결국 존재감이 없다, 쓸데없는 움직임 --> 창조적이지 못하다
...한번 들었던 생각이 바뀌기는 쉬운 게 아니다.
그러나 여기에도 제시할 결정적인 데이터가 존재한다.
프리미어 홈페이지에 공식으로 선수데이터로 제공되는
액팀인덱스(Actim Index)
액팀인덱스는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와 잉글리시 챔피언십의 공식 선수평가지표다. 축구경기에서 일어나는 승부에 영향을 주는 거의 모든 상황에 수치를 책정해서, 종합적인 점수를 합산한다. 골, 유효슛팅, 코너킥유도, 파울, 오프사이드, 패스, 태클, 블록, 클리어링, 카드수집 등등 모든 행위에 플러스 마이너스 수치가 있다.
이 종합적인 선수평가지표의 결과물은 100위까지 리그기간 내내 업데이트되고있다. 과연 베르바토프의 자리는 어디일까?
당당한 5위이다.
더이상 베르바토프의 창조성에 대해 부정하기 힘들지 않는가?
저 수치가 축구의 모든 것을 보여주지는 못해도, 저정도의 수치를 뽑아낸 선수가 경기장에 들어서서 Useless하다는 건 어불성설이다. 공에 관여하지 않은 쓸데없는 움직임만으로(소위 말하는 버로우해서는) 절대 저런 기록이 나올 수 없다.
베르바토프는 맨유가 요구하는
많은 활동량 & 전방위 압박 & 창조성 모두에서 훌륭한 모습을 이미 보여주고있다.
퍼거슨이 계속 베르바토프를 기용하고 기대하고 옹호하는 발언은 단순한 립서비스나 똥고집이 아니다.
백작 특유의 우아한 폼과 시간을 느리게 만드는 듯한 볼컨트롤이 오히려 베르바토프는 느리고 게으르른 선수라는 인상을 각인시키는 건 아닐까?
자 이제 베르바토프란 선수에대한 선입견을 지우고
맨유에 베르바토프란 선수가 가세하면서
맨유가 어떻게 한층더 완벽한 팀에 가까워졌는지를 살펴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