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지는 요즘 ‘걸그룹 에이핑크의 멤버’와 ‘배우’라는 두 가지 수식어 사이에서 줄타기하고 있다. 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7’(극본 이우정ㆍ연출 신원호) 속 정은지의 발군의 연기를 본 많은 시청자들이 “신인 배우야?”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지난해 데뷔해 6개의 신인상을 휩쓸었던 걸그룹의 리드보컬에게, 이런 반응은 과연 어떤 의미일까?
“두 모습 사이에 갭(gap)이 크잖아요. ‘얘가 에이핑크의 은지였어’라는 댓글이 많아요. ‘발연기’를 한다고 할까 걱정이 많았는데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요. 그런데 가끔은 신인 배우인 줄 알았다고 하시면 이게 욕인지 칭찬인지 모르겠어요.(웃음)”
‘응답하라 1997’은 H.O.T.와 젝스키스로 대변되던 시절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드라마를 보고 있노라면 당시 가요계 뿐만 아니라 하이텔과 천리안 같은 PC통신, 삐삐와 공중전화, 카세트테이프와 콤비콜라, ‘별은 내 가슴에’의 강민 오빠 등 추억의 조각을 맞추는 재미가 쏠쏠하다. 1993년 생인 정은지가 과연 이 시대의 문화를 알고 있을까.
“한 번쯤은 본 것 같아요. DDR이랑 펌프(이상 스텝을 따라 밟는 오락기계)는 많이 해봤어요. PC통신이나 게스 유지드 같은 브랜드도 알죠. 제가 고등학교 때는 나이키와 아디다스 제품이 유행이었어요. 하지만 은행 앞에서 밤을 새서 공연 티켓을 사고, 레코드 가게 앞에서 기다리다 브로마이드를 가져가는 문화는 처음 접했어요. 그래도 좋아하는 오빠(가수)의 CD를 처음 받기 위해 기다리는 기쁨이 어떤 것인 줄은 잘 알아요.”
극중 H.O.T.의 멤버 토니안의 광팬인 성시원을 연기 중인 정은지. 성시원은 ‘안승 부인(토니의 본명인 안승호에서 따온 애칭)’을 자칭하며 H.O.T.의 데뷔곡 ‘전사의 후예’의 안무까지 완벽하게 소화하는 인물이다. 그의 말과 행동을 보면 실제로 H.O.T. 세대를 거친 아이같다. 이는 정은지 뒤에 든든한 조력자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작가 언니 중 한 분이 실제로 토니의 광적인 팬이었대요. 토니 선배님의 집 앞을 찾아가고 울다가 보니 토니 선배님이 앞에 있었다는 에피소드도 그 작가 언니의 실제 경험담이죠. 하지만 학창 시절 저는 아이돌 그룹보다는 거미 선배님을 좋아했어요.(웃음) ‘전사의 후예’ 춤은 1편에서 핵심이 되는 부분이라 감독님이 연습실까지 찾아 와서 보실 정도였죠.”
‘응답하라 1997’ 속 성시원은 거침없이 행동한다. 자기 감정 표현에 솔직하고 남자친구들과도 스스럼없이 지낸다. 이는 실제 정은지의 모습과 닮았다. 그 역시 털털한 매력 덕에 남자친구가 더 많고 여자 친구에게 고백을 받은 적도 있다.
“성시원과 실제 제 모습이 많이 비슷하기 때문에 연기가 자연스러워 보이는 것 같아요. 여자친구들이 삐치고 토라지는 것이 두려워서 남자친구들이랑 더 친하게 지내는 편이죠. 여중 여고를 나와 여자친구들에게 고백을 받은 적도 있는데, 그럴 때는 ‘이게 무슨 말이야’라며 모른 척 웃으며 넘기곤 했어요.”
최근 연예계에는 7080을 넘어 9000 바람이 불고 있다. 영화 ‘건축학개론’을 비롯해 1990대년 중반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왕성히 활동한 쿨 코요태 R.ef 등이 꾸미는 콘서트가 열리는 등 9000 마케팅이 한창이다. ‘응답하라 1997’ 역시 이런 트렌드에 발맞추고 있다.
“‘건축학개론’이 아련하고 보기만 해도 두근대는 첫사랑을 그렸다면 ‘응답하라 1997’은 더 현실적이죠. 특히 ‘건축학개론’이 남성들의 로망을 자극했다면, 이 드라마는 1997년대를 살았던 세대들에게 보다 많은 공감대를 형성하고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작품 같아요.”
‘응답하라 1997’을 통해 정은지는 완연한 ‘연기돌(연기+아이돌)’로 우뚝 섰다. “부산 출신인 덕에 부산 사투리를 잘 쓰는 것”이라고 자신을 낮췄지만 자신에게 맞는 캐릭터를 선택하는 것 역시 배우가 가져야 할 덕목이다. 분명 정은지는 첫 단추를 꿰도 너무 잘 뀄다.
“‘연기돌’이라 불러주시는 것 자체에 너무 감사해요. 혹시 좋지 않은 평을 들을까 걱정을 많이 했거든요. 이번에는 제가 잘 맞는 맞춤옷을 입은 것 같아요. 그렇기 때문에 다음에 어떤 모습을 보여드려야 하나 부담이 돼요. 그래서 섣불리 생각하지 않고 더욱 신중하게 다음 걸음을 옮기려 해요.”
@ㆍ사진=윤관식기자
“두 모습 사이에 갭(gap)이 크잖아요. ‘얘가 에이핑크의 은지였어’라는 댓글이 많아요. ‘발연기’를 한다고 할까 걱정이 많았는데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요. 그런데 가끔은 신인 배우인 줄 알았다고 하시면 이게 욕인지 칭찬인지 모르겠어요.(웃음)”
‘응답하라 1997’은 H.O.T.와 젝스키스로 대변되던 시절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드라마를 보고 있노라면 당시 가요계 뿐만 아니라 하이텔과 천리안 같은 PC통신, 삐삐와 공중전화, 카세트테이프와 콤비콜라, ‘별은 내 가슴에’의 강민 오빠 등 추억의 조각을 맞추는 재미가 쏠쏠하다. 1993년 생인 정은지가 과연 이 시대의 문화를 알고 있을까.
“한 번쯤은 본 것 같아요. DDR이랑 펌프(이상 스텝을 따라 밟는 오락기계)는 많이 해봤어요. PC통신이나 게스 유지드 같은 브랜드도 알죠. 제가 고등학교 때는 나이키와 아디다스 제품이 유행이었어요. 하지만 은행 앞에서 밤을 새서 공연 티켓을 사고, 레코드 가게 앞에서 기다리다 브로마이드를 가져가는 문화는 처음 접했어요. 그래도 좋아하는 오빠(가수)의 CD를 처음 받기 위해 기다리는 기쁨이 어떤 것인 줄은 잘 알아요.”
극중 H.O.T.의 멤버 토니안의 광팬인 성시원을 연기 중인 정은지. 성시원은 ‘안승 부인(토니의 본명인 안승호에서 따온 애칭)’을 자칭하며 H.O.T.의 데뷔곡 ‘전사의 후예’의 안무까지 완벽하게 소화하는 인물이다. 그의 말과 행동을 보면 실제로 H.O.T. 세대를 거친 아이같다. 이는 정은지 뒤에 든든한 조력자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작가 언니 중 한 분이 실제로 토니의 광적인 팬이었대요. 토니 선배님의 집 앞을 찾아가고 울다가 보니 토니 선배님이 앞에 있었다는 에피소드도 그 작가 언니의 실제 경험담이죠. 하지만 학창 시절 저는 아이돌 그룹보다는 거미 선배님을 좋아했어요.(웃음) ‘전사의 후예’ 춤은 1편에서 핵심이 되는 부분이라 감독님이 연습실까지 찾아 와서 보실 정도였죠.”
‘응답하라 1997’ 속 성시원은 거침없이 행동한다. 자기 감정 표현에 솔직하고 남자친구들과도 스스럼없이 지낸다. 이는 실제 정은지의 모습과 닮았다. 그 역시 털털한 매력 덕에 남자친구가 더 많고 여자 친구에게 고백을 받은 적도 있다.
“성시원과 실제 제 모습이 많이 비슷하기 때문에 연기가 자연스러워 보이는 것 같아요. 여자친구들이 삐치고 토라지는 것이 두려워서 남자친구들이랑 더 친하게 지내는 편이죠. 여중 여고를 나와 여자친구들에게 고백을 받은 적도 있는데, 그럴 때는 ‘이게 무슨 말이야’라며 모른 척 웃으며 넘기곤 했어요.”
최근 연예계에는 7080을 넘어 9000 바람이 불고 있다. 영화 ‘건축학개론’을 비롯해 1990대년 중반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왕성히 활동한 쿨 코요태 R.ef 등이 꾸미는 콘서트가 열리는 등 9000 마케팅이 한창이다. ‘응답하라 1997’ 역시 이런 트렌드에 발맞추고 있다.
“‘건축학개론’이 아련하고 보기만 해도 두근대는 첫사랑을 그렸다면 ‘응답하라 1997’은 더 현실적이죠. 특히 ‘건축학개론’이 남성들의 로망을 자극했다면, 이 드라마는 1997년대를 살았던 세대들에게 보다 많은 공감대를 형성하고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작품 같아요.”
‘응답하라 1997’을 통해 정은지는 완연한 ‘연기돌(연기+아이돌)’로 우뚝 섰다. “부산 출신인 덕에 부산 사투리를 잘 쓰는 것”이라고 자신을 낮췄지만 자신에게 맞는 캐릭터를 선택하는 것 역시 배우가 가져야 할 덕목이다. 분명 정은지는 첫 단추를 꿰도 너무 잘 뀄다.
“‘연기돌’이라 불러주시는 것 자체에 너무 감사해요. 혹시 좋지 않은 평을 들을까 걱정을 많이 했거든요. 이번에는 제가 잘 맞는 맞춤옷을 입은 것 같아요. 그렇기 때문에 다음에 어떤 모습을 보여드려야 하나 부담이 돼요. 그래서 섣불리 생각하지 않고 더욱 신중하게 다음 걸음을 옮기려 해요.”
@ㆍ사진=윤관식기자
에이핑크 리드보컬리스트 & 메인보컬 정은지 인터뷰 기사2
출저 :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