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나의 친구다 (3)
그 사건이 있었던 뒤로 그녀와는 더 가까워졌어
더 많이 이야기하고 더 많이 통화도 하고 더 많이 만나게 되었지
그렇다고 사귀게 되었다는 것은 아니야
말하자면
지금도
그녀는 나의 친구야
부쩍 일하면서 고민거리도 많이 털어 놓고
일터에서 생긴 사람들과의 마찰과 소소한 일상의 즐거움들을 자주 듣게 되었어
점점 친밀도가 쌓여가는게 보였지
그 즈음 해서 나에게도 고민거리가 있었는데
남자와 여자가 친구가 될 수 있을까?
아직 군대에 있던 친구랑 통화하며 물어봤어
대답은
"나라면 안될거 같아"
실망감에 널부러져 있다가 그녀의 목소리를 들으면 내 감정부터 알 수 있겠지 싶어서
그날 저녁 전화를 했어
그리고
연애 고민과 남자 고민까지도 듣게 되었어
일이 그렇게 될줄 그땐 몰랐지
결국
뒤숭숭한 감정만 남기고 몇일이 지났어
늦여름 일하다 못간 여름 휴가를 고민하고 있던 즈음 전화를 받게 되었는데
그녀였어
"외롭다 주변에 괜찮은 남자 소개좀 시켜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