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개발자로써 공청회 진행 관련 기사들을 보니 그냥 참담하네요.
사람이 정말 어이가 없으면 그냥 웃음만 나온다죠.
"하하하하 미쳐버리겠네."
이런 기분입니다.
게임이 도대체 니들한테 잘못한게 뭔데 이 지랄이야 X새끼들아 라고 외치고 싶어요. 하하하하하하
이대로라면 정말 매출 6%를 상납하는데다 정부 관리하에 만들라는 게임만 만들게 생겼습니다..
그리고 사회적으로는 4대악이라며 비난을 받겠죠.
옛날 만화, 애니메이션이 그랬듯이 말이죠.
혹시 아나요. 공설운동장에서 게임패키지들을 잔뜩 쌓아두고 화영식을 하는 날을 보게 될지.
모두들 아시다시피 저들의 목적은 돈이죠.
이나라의 청소년들의 밝고 건전한 미래따위 저 똥으로 가득찬 뇌수 구석탱이에도 없을겁니다.
항간에선 게임업계가 뭉쳐서 시위를 하든 뭘하든 적극적으로 나서야한다는
이야기도 있고 동의도 합니다만...
좀 반박을 하자면.. 게임업계가 시위를 해도 거기에 동의를 해줄 대중이 없다는게
은연중 해봤자 안됄꺼야하는 생각을 저 마음속 한구석에 모두들 품고 있을겁니다.
저도 그런 사람중 한명이구요.
대중의 게임에 대한 시선은" 저 마약쟁이 새끼들 내자식 죽이려고 시위를 하네." 라고
입에 거품물고 욕할 학부모들이 더 많을 겁니다.
현실은 "게임같은거 하지말고 집에서 공부나 해!" 니까요.
15여년전 애니메이션이나 만화업계에서 시위를 했을 때 아무도 호응해주지 않던
그 시절이나 지금이나 상업 오락문화에 대한 시선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애니메이션과 오락실이 막 움트던 시절의 세대가 부모가 된 지금에도 말이죠.
아무리 업계가 고수익을 내고 고용창출을 일으켜도 절대 대중의 시선은 바뀌지 않을겁니다.
그리고 그걸 알기때문에 정부는 그런 대중심리를 이용해 이런 병맛같은 일을 일으키는 거구요.
무엇보다도 자동차회사나 운수업계처럼 일 그만두고 시위한다고 해봤자 저들에게
어떠한 손해도 줄 수 없다라는게 더욱 치명적입니다.
시위를 해도 들어줄 위인들도 아니거니와 그로인한 타격은 고스란히 개발자들에게만 돌아오거든요.
오늘 개발하지 않으면 내일 먹을 밥을 걱정해야할 회사는 수두룩합니다.
그리고 저런 악의 고리가 서로 엉키고 설켜 더욱더 나락으로 떨어질 뿐입니다.
전 말이죠,
10대와 20대를 게임하며 살아왔으며 30대에 게임 개발자가 되었습니다.
그 과정 중에 누군가에게 피해를 준 적도 없고 도리어 게임을 통해 부모의 공부하라는 억압속에서
수백번은 느꼈을 자살충동을 억누르고 살아갈 수 있는 원동력을 얻었습니다.
좀 과장되게 말하면 제 인생의 구세주입니다.
그런데 그런 저의 구세주를 저들은 마약이라고 욕하고 침을 뱉고 죽이려고 합니다.
정말 게임을 사랑하는 한명의 게이머이자 개발자로서 치가 떨릴 수 밖에 없습니다.
저는 오늘도 사장님에게 농담조로 "사장님 우리도 빨리 싱가폴로 회사 이전해요." 라고 말합니다.
물론 약소 개발사로서(설령 대형 회사라도) 무리인 이야기죠.
그러나 제 마음은 저 만치 물건너 미지의 땅으로 도망쳐버리고 싶습니다.
적어도 거기선 게임은 사회악이니 돈을 바치고 나에게 복종하라고 말하진 않을 테니까요.
넥슨의 선견지명에 감탄하는 요즘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