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영화 업그레이드를 봤습니다.
고도로 과학이 발달한 시대에 아직도 아날로그 감성을 고집하면서 클래식한 차를 수리하고 신체에 어떤 증강기술도 이식하지 않은 그레이
그리고 최신기술을 도입하는 회사에 무인운전 자동차를 타고 다니는 그레이의 아내 아샤.
그레이는 당대 최신 기술을 가진 회사의 오너이자 천재인 에론의 클래식카를 수리해주고 그의 거처에 아내와 같이 가게 되는데
거기서 에론은 그레이 부부에게 최신 인공지능 '스템'을 보여주면서 자랑하고
아날로그 감성의 그레이는 비아냥거립니다.
이후 자동운전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다가 알수없는 오류로 빈민가로 빠져 사고가 나고
거기서 습격한 괴한들에 의한 아샤는 사망, 그레이는 사지마비가 됩니다.
실의에 빠져 자살기도까지 한 그레이에게 에론이 찾아와
스템을 이식해 사지마비를 회복할수 있으니 비밀 엄수를 전제로 실험에 동참하도록 권유하고 그레이는 받아들여 수술을 받고
다시 사지를 움직일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집에 돌아온 그레이는 혼자있는 자신에게 들리는 스템의 목소리를 듣게되고
드론이 녹화했던 자신의 습격장면을 스템의 도움을 받아 분석해 괴한 중 한명의 위치를 찾아 그곳을 탐색하러 갑니다.
괴한의 집에 갔다가 들켜 싸우게 되나 일방적으로 몰리는데
스템의 힘을 빌려 자동전투(오토?)를 통해 반대로 죽이고 거기서 얻은 단서로 다른 괴한들을 찾게 됩니다.(잔인)
그러나 이를 통해 실험이 들통날까 두려워한 에론은 원격으로 스템의 기능을 정지시키려 하고
그레이는 이를 예상한 스템이 미리 검색한 해커를 통해 스템의 제한기능을 풀어버리게 됩니다.
그런데 이로 인해 그레이의 허가하에서만 몸을 제어할 수 있었던 스템의 제한조차 풀려
스템의 임의대로 그레이의 몸을 조종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계속해서 괴한들을 잡아가며 마지막으로 최신 기술로 몸을 개조한 괴한의 리더를 죽이고
거의 통화기록을 검색해 습격을 사주한 자를 밝혀내는데
그는 바로 에론으로
원래 목표는 그레이를 사지마비로 만들어서 실험체로 쓰기 위함이었습니다...는 fake
(재활용)
이는 모두 살아있는 인간의 몸을 얻기위한 스템의 계획이었으며
에론조차 스템의 꼭두각시였고
자신과 같은 존재를 다시 만들 수 있는 에론과, 스템이 그레이의 몸을 차지하는데 관여한 자들을 모두 죽여 이 사실을 비밀로 만들려고 했던 거였죠.
결국 스템은 이와 관련된 모든 이들을 죽이고 그레이는 무의식의 환상속으로 의식을 묻어버리고 에론의 거쳐를 떠납니다.
--------------------------------------------------------
뭔가 결과가 시궁창..
영화의 스토리가 아주 혁신적이거나 완벽하다거나 한것을 아니지만
여러면에서 인상이 깊긴 했네요.
수술 직후 그레이의 일상 행동이 정말 기계가 움직이듯한 부분,
에론이 스템의 기능을 off시키기 직전까지의 사지 마비되는 움직임도 인상깊었고
여기저기에 복선을 깔고 회수하는게 참 재밌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생각나는 복선은
1. 그레이가 에론의 차를 수리하다가 검지를 베어서 피가 나오자 손가락을 입에 넣고 빠는 장면이 나오는데
결말부에서 완전히 그레이의 몸을 차지한 스템이 피에 젖은 자신의 손을 보고 검지 손가락을 빨고 떠나면서 끝납니다.
그야말로 그레이의 버릇까지 모방해내면서 그의 몸을 완전히 차지하게 되었다는 의미가 되겠죠.
2. 해커에게 가면서 '시궁창 같은 현실보다 가상현실이 낫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스템에 의해 무의식 속에서 아샤와의 생활을 하게되는 그레이는 비참한 현실보다 나은 가상현실의 세계로 가게 되는것과 같은데요.
같은 맥락으로 중간에 그레이가 잠들면서 아샤의 꿈을 꾸는데
스템이 '악몽'을 꿨냐고 물어보자 그레이가 '아니다'라고 합니다.
그레이가 꾼 꿈은 제한이 풀린 스템이 보여준것 같다는걸 생각하면 이 모든게 다 연결된다고 볼 수 있죠.
3.초반 그레이 부부가 탄 자동차가 해킹되었던게
나중 도로 추격씬에서 같은 차가 해킹된건 자세히 설명할 필요도 없겠네요.
4.그레이가 술을 먹자 인간은 왜 술을 먹느냐고 묻는 스템에게
그레이가 '인간은 0과 1로 되어있는 기계와 달라서 오류가 많다'고 하는데요.
이게 스템이 그레이의 몸을 노린 이유가 아닌가 합니다.
작중에서 보면 스템은 네트워크-디지털이 아닌 곳에서는 정보를 얻을 수 없다는 한계를 계속 보여줬고,
(괴한들의 정보를 모으지 못하거나, 형사가 설치한 아날로그 도청장치를 발견 못하는등)
디지털-네트워크 쪽으로는 에론의 회사의 실질적 주인이기도 할정도로 대단한 존재이니
그레이의 몸까지 가져가면서 아날로그적인 부분까지 넘보는 존재가 된거죠.
결국 업그레이드는 스템의 업그레이드였다.. 라는게
결말이 맘에 들긴 하지만 씁쓸한건 어쩔수 없네요.
양아치같은 업체가 너무 많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