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무도에서도 나온 말이지만 내 청춘을 같이한 프로그램 무도가 오늘 종영했다.
종영이면서도 힘을 주기보다는 힘을 쫙 빼고 간소하게 마무리한 느낌인데
그래서 더 슬프다...
어느 순간부터 항상 무도를 틀어놓고 인생의 일부간 된 무도였고 2000회 특집처럼 언제까지고 할거 같았는데....
무도의 마무리를 맞아 내가 생각나는 특집들을 써볼까 한다.
그냥 생각나는데로 의식의 흐름대로.
1.2005년 4월 황소와 줄다리기
내가 대학교 입학하고 얼마 안돼서 시작한 무도의 시작.
솔직히 난 이때 무도를 지금처럼 각잡고 보지 않았다.
그냥 지나가다 보는 정도였고, 별별 바보같은 도전을 하는구나 생각하는 정도의 프로그램이었다.
그때 이 프로가 나의 20대 전부와 30대 초반을 함께할 프로그램이 될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2.2005년 12월 무한도전 퀴즈의 달인
이때부터야말로 우리들이 생각하는 그 무도가 짜여졌다.
김태호PD, 하하, 정준하가 합류하고, 시청자들이 참여하는 앙케이트 시리즈가 나왔으며 본격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새터 게임으로 거꾸로 말해요 아하를 했던 시절.
더불어 내가 본격적으로 무도에 빠진 시기이기도 하다.
3.2006년 11월 도전 슈퍼모델
무한도전의 상징인 장기프로젝트의 시발점이 되었던 프로그램.
당시 대한민국 하위2%를 자처하던 멤버들의 모델도전 엄청난 관심을 받았었고 단순 예능만이 아닌 진지한 도전으로의 모습까지 많은걸 보여준 프로그램
4.2007년 7월 강변북로 가요제
무도의 또다른 상징 가요제!
솔직히 이때만 해도 다리 밑에서 어영부영 사람들 모아서 하는 B급 느낌이었는데 이게 나중에 사람이 미어터질 정도로 큰 가요제로 발전할 줄 누가 알았을까.
곡도 쌈마이한 곡들에서 올림픽대로 가요제부터는 가수들을 파트너로 해서 더 좋은 곡들 나오고, 미존개오 정형돈의 포텐이 터지기도 했던 가요제.
무도가 끝나면 다른것보다 가요제가 없어진다는게 너무 아쉽다...
5.2007년 8월 서울구경
서울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면서 한 지역 전체를 세트장으로 단순히 서울을 돌아다니는데 그것만으로도 재밌고, 특히 화면 상하좌우를 사이클 타면서 고생하는 박명수의 모습이 인상 깊었었다.
6.2008년 6월 돈가방을 갖고 튀어라
무도 팬이라면 모두가 인정할 추격전의 시초이자 레전드 특집. 노홍철과 박명수의 신구 악마대전과 머리싸움이 백미였고, 이때부터 새 멤버 전진이 합류했다.
이때만 해도 전진에 대한 기대감이 컸었는데 뒤로 갈수록 체력, 몸이 안좋아져서 아쉬웠다..
이후로도 추격전으로 꼬리잡기, 미드나이트서바이벌, TV전쟁 등이 있었지만 역시 원조가 최고인 것 같다.
그리고 슬슬 쓰기가 귀찮아진다(...)
7. 2009년 YES or NO 인생극장
이 이상 설명이 더 필요한가?
8.2010년 죄와길
내가 예능을 보면서 배가 아팠던건 이때가 처음이었다.
너무 웃겨서 소파에서 보다가 바닥에 굴러떨어지고 그러면서도 너무 웃다보니 배가 땡기고 목이 아프더라.
무도 13년중 어떤 편이 제일 재미있었느냐고 묻는다면 난 고민없이 죄와길을 말한다.
9.2010년 프로레슬링 특집
고등학교때 WWE를 참 재밌게 봤고 그래서 무도에서 레슬링 특집을 한다고 했을 때 기대도 걱정도 많이 했다. 너무 질질끈다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그만큼 무도 멤버들이 가장 고생을 많이 하고 많이 다쳤을걸로 생각되는 특집...... 근데 내가 박명수를 많이 안좋아하긴 하는데 이때 박명수는 심하게 사리는게 정말 너무 밉상이었다...
10.2012년 쉼표
거창하지 않고 쉬어가는 느낌의 특집.....
특히 이 편이 기억에 남는 이유는 정형돈의 저 한마디 때문이다.
저때는 그래도 무도 영원히 같이 가자... 했었는데 결국 이제 끝나는구나..
11.2014년 스피드 레이서
스피드, 멤버들간의 경쟁, 추월, 중간까지는 참 재밌게 봤다...
근데 후반에 길의 음주운전 사고가 터지면서 참 씁쓸한 편이기도 했다.
12.2014년 홍철아 장가가자.
이건 내가 재밌게 봐서 적는게 아니다.
난 이편이 너무! 재미가 없었다. 심하게 재미가 없었다.
하지만 그렇게 끝내는건 아니었다...
그년들이 설치는 걸 무시했어야했다.
13.2015년 식스맨
길, 노홍철이 다 하차하고 식스맨 특집이 있었다.
내가 생각하기에 이때가 바로 무도 후반의 중요한 분기점이 아니었을까.
난 황광희 지지파였다. 광희가 처음 예능에 나왔을 때 딱 들었던 생각이 노홍철 하위버전이었기 때문에. 그런데... 기대 이하였다.
양세형, 조세호가 꽤 활약을 했던걸 생각하면 더더욱.
하지만 양세형 조세호는 그전부터 무도 멤버들과 친분이 깊었던걸 생각하면, 또 정형돈마저 하차하면서 부담감이 많았을 광희가 헤맨건 이해가 가기도 한다.
다만 과하게 욕을 먹은건 있지만 결국 제 몫을 해내지 못한건 사실이라 비판을 피할수 없는것도 사실..
그 이후에도 재밌었던 특집들이 없었던건 아니지만
확실히 그전에 비해서 이거다! 싶은건 많이 줄었다.
그렇지만 조세호 양세형이 들어오면서 다시 괜찮게 보고 있었는데 종영한다니 너무 아쉽다...
시즌2가 나오니 마니 하지만 과연 그걸 나는 지금까지 무도를 봤을 때 느낌으로 볼 수 있을까?
아마 비우주세기가 시작하는걸 지켜본 우주세기 팬들의 심정을 알수 있지 않을까 한다...
이리저리 주저리 썼는데 어떻게 마무리해야 될지 모르겠다.
다만 무도가 있어서 그동안 참 즐거웠다.
앞으로 무도같은 프로그램을 다시 만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