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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온라인이나 오프라인이나 필터링이 필요한듯 (6) 2014/12/28 PM 01:48

그냥 요즘 드는 생각이..

상대가 기분 나빠할 정도가 아니라면은, 상대방의 말을 100% 다 반응해줄 필요는 상대도 기대하지 않는다는 느낌이 드네요.

상대의 의사는 충분히 존중해주는 표현은 하되, 내 자신은 그 의견에 100% 동조할 수는 없다는 식으로 표현하면.. 물론 이게 어려우니 사회생활이 어려운거겠지만요..

이게 이걸 쓰면서도 조심스러운건, 정말 경우에 따라서는, '상대가 내 말을 듣지 않는구나'하고 생각될 수도 있겠더라구요.

오프라인에서 아는 형 한 사람이 그런 성향을 보이는게.. 사람이 딱히 나쁘지는 않은데, 저랑 대화를 하다가도 저의 일상에 대해 물으면(1. 뭐하고 지내나, 2. 밥은 잘 먹고 다니나 3. 학교는 언제 졸업하나)

제가 할 말이 아직 더 남았는데도, 스킵하면서 1->2->3으로 넘어가는 느낌? 자기가 필요한 정보를 얻었으니 바로 다음으로 넘어간다는 느낌이 들더라구요.. 제 기분은 그래서 그닥 안 좋지만, 그걸 거의 무의식적으로 하는 사람이고, 저보다 나이가 6살 많아서, 그러려니 하고 넘어갑니다.

온라인은 뭐.. 어떻게 보면 모니터상으로 문자들이 오가는 정도의 관계인데, 피상적일 수도 있는 이런 관계 속에선 저런 패턴이 더 빈번할 수도 있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드네요. (그래도 루리웹 마이피는 그런게 비교적 덜한 편이라 좋네요.)


이런 생각을 하게 된게.. 꼭 상대가 어떻게 나온다고 해서 내가 꼭 똑같이 대응할 필요가 있나 없나 하는 생각이 요즘 문득 들어서요.

나도 귀한 집안 자식이고, 상대도 귀한 집안 자식인데, 상대가 도발행위를 한다고 해서 그거에 꼭 끌려다닐 필요는 없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안 끌릴 정도의 멘탈을 가진다는게 쉽지 않은거겠죠......


자다가 일어나서 이게 무슨 헛소리인지.. 아무튼 상대가 필터링을 거치지 않고 output으로 내뱉은게 있어도, 자신의 -nput에 필터링을 걸 수 있는 스킬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요즘입니다 ㅠㅠ

온라인 상에서 직접 저격을 당하거나 그런 적은 손에 꼽을 정도로 은둔형으로 지내왔지만, 오프라인 상에선 점점 누군가에게 노출되는 일을 하다보니 (공연) 언행에 조심해하는.. 이미지관리 아닌 이미지관리도 하게 되고.. 상대방의 배려 없는 말에 상처 받기도 하고.. 등등.. 멘탈강화가 절실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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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waiian    친구신청

그런 의미에서 전 멀었시유;; 아직도 상대방 도발에 쉽게 넘어갈 때가 많은지라;;

최후의수    친구신청

뭐.. 완벽한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아무리 평온해보이는 사람도 상황이 상황이면..건들면 발끈하게 되는 역린? 같은게 누구에게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제 자신이 그런 류의 사람이라고 생각해왔는데, 전혀 아니었고, 단지 이전까지의 환경이 여유로왔기 때문에 비교적 평정심을 유지해왔던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상대방이 무슨 의도로 저런 말을 한걸까?'를 생각하면은, 그나마 상대의 도발에 덜 걸리는 느낌인데, 그걸 찾지 못하면 저도 분노의 감정이 앞서게 됩니다.
애늙은이 같은 소리지만, 다른 한편으론 아직 젊은 혈기가 제게 남아있구나 하고 안도하기도 하고..

아이는사랑입니다    친구신청

함부로 글도 적지못하겠어요 이젠...
아무리 좋은감정으로 좋은뜻으로 적는다고 한들 그걸 비아냥거리며 오버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거 보면...

최후의수    친구신청

그렇죠.. 좋은 의도로 건넨 말이나 행위가 다르게 돌아오면은 그거만큼 실망스러운게 어딨겠어요..

최근에 드는 생각은.. 기대하는게 없으면 제가 상처를 안 받는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기대하는게 없다고 해서 상대나 무언가에 대해 무관심하다는 의미는 아니고, 정말 문자적인 의미에서 결과적인 무언가를 기대하지 않는다는 의미에서, 말입니다. 일종의.. 기대치가 낮으면 실망도 덜하는?

제 여자친구가 자주하는 말 중에 하나가 "별로 너한테 기대는 안하는데.." 인데, 기대는 안한다면서 온갖 즐거운 상상은 다 하더라구요.(긍정적인 의미에서) 일종의 말버릇 같은 저 문구가 어떻게 보면 예상치 못한 상황에 대한 실망을 막기 위한 방책?

아무튼 아이는 사랑이니 아이는사랑입니다님도 힘내시길..

vincan    친구신청

제가 그렇게 합니다.
내년 38을 바라보는 나이로 저렇게 하지 않으면 생각의 다양성을 인정하기는 어렵지요.
하지만 다른 부분에서는 또 고착화 되는 부분이 있어 예전 여친에게 지적 당한 적도 있고..
삶이란 간단하면서도 속을 알수 없는 얕은 흙탕물과 같습니다.

최후의수    친구신청

맞는 말씀입니다.. 생각의 다양성은 인정하면서도 내 자신의 것은 어떻게 지켜나갈 것인가, 고민하게 되더라구요.
20대 초중반때는 몰랐던게 이제는 저도 나이를 먹으며 성장하는건가.. 싶기도 합니다. 집에선 막내라서 항상 애같을 줄만 알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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