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에도 후회스러운 이불킥 댓글 하나를 남겼다가 지우면서 생각이 든다.
왜 그렇게 난 꼰대들이 싫었나? 근데 지금 내가 그 싫다던 꼰대가 되어가는건 뭔가?
20대때는 마냥 어른들의 잔소리가 싫었는데 이제는 슬슬 나도 잔소리를 할려는 충동이 속에서 올라온다. 그 충동을 절제할려다가 못 이기고 "충고"하게 되면 후회하고.
그러고는 그 충고랍시고 하는 그 후회스러운 말에 마지막으로 한 마디를 붙여서 그나마 꼰대의 느낌을 무마할려고 애써본다.
"내 말을 듣고 선택을 바꾸는건 네 마음이다."
일종의 '아님 말고 ㅋㅋ'식의 문장일까?
갑자기 생각이 든다. 무엇이 꼰대인가 아닌가를 결정짓나?
사람마다 각자 생각하는게 다르겠지만, 내가 느끼는건.. 자세와 태도에 있는 것 같다.
그 자세와 태도 중에서도, 이 사람이 내 얘기에 집중을 하고 신경을 어떻게 써주느냐, 가 가장 중요한 것 같다. 공감하는 능력(empathy)이랄까?
사람이 그래도 속에 있던 감정을 언어로든, 뭘로든 표현을 하고 풀던가 해야하는데, 그런 나에 대한 배려가 없다면 꼰대라고 인식했던 것 같다.
'내 얘기 듣지도 않으면서. 여태 무슨 내용 얘기했는지도 모르면서. 무슨 말을 해도 기계적으로 대응할거면서.' 이런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그렇다고 어른들이 꼭 "해결사"가 되기를 바랐던건 아니다. 상황 해결은 못 해줘도 개인적으로 내 얘기 들어주고 기계적이지 않게 반응만 해줬으면 하는 정도? 물론 그때 당시엔 "해결사"가 못된 어른에게 아쉬운 소리 했겠지만..(기억은 안 나지만)
아무튼.. 그런 의미에서 인생 상담 같은 개인사 이야기는 역시 모니터 너머로 하는게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일단 내가 들은 이야기가 전부가 아닐 수도 있기 때문이고, 내가 생각하는것만큼 남의 이야기를 들어준다는 느낌도 안 들고, 나도 누군가를 필요로 하면 뭔가 대화중에 오고가는 느낌이 충분치도 않고.
아무리 디지털 세상이라지만, 결국 제대로 먹히는건 아날로그일려나? mp3로 백날 라이브 실황 들어봤자, 라이브로 공연 본거에 비하면 상대가 안되듯이..
그나저나 이 글 이불킥 글일려나. 댓글을 썼다가 금방 지워서 많은 사람들이 봤을것 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양심의 가책(?)이 있어서 부끄러워도 지우진 말아야지..
뭐 이정도만 따져봐도 충분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