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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100년전 미국사를 보면서 현재 대한민국을 생각 (5) 2016/01/09 PM 05:44
요즘 겨울학기로 듣는 수업이.. 1865년 이후의 미국사 입니다.
미국 초중고등학교 교과과정이나 할리우드 영화 같은 대중매체를 통하여 알던 낭만적인 미국과는 다른게 많습니다.
냉혹하고, 심지어 더럽다고도 말할 수 있는 미국역사의 어두운 면을 어렴풋이는 알고 있었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치밀하고 야비하게 건국/발전을 했다는 느낌입니다. (특히 미 원주민을 향한 정책에 있어서)

최근 이틀간은 테오도어 루즈벨트 ~ 우드로우 윌슨 대통령 시기를 커버했는데, 이때 당시 진보주의(progressivism), 사회운동, 인권 등의 내용을 보면서 한국의 현재 상황을 생각 안 할 수가 없더군요..

특히나 이목이 집중되던건,

1. 미국 스페인 전쟁(미서전쟁, Spanish American War, https://ko.wikipedia.org/wiki/%EB%AF%B8%EA%B5%AD-%EC%8A%A4%ED%8E%98%EC%9D%B8_%EC%A0%84%EC%9F%81 )
이때 당시에 언론이 하던 역할과 방식

2. 근로기준법, 흑인/여성/아동 인권

이 두 가지였습니다.

왜 언론에 관심이 갔냐면.. 위키에도 나와있는 내용인데..

- "미국의 행정부 바깥에서도 전쟁을 압박한 이들이 있는데, 미국 역사상 큰 힘을 발휘한 신문왕, 윌리엄 랜돌프 허스트와 조지프 퓰리처였다. 두 신문사 사주들은 남북전쟁을 통하여 전쟁기사로 판매부수를 경이적으로 늘일 수 있음을 터득하였다. 이들은 전쟁을 조장하기기 위하여 쿠바인들에 대한 스페인 식민지배자의 잔혹성을 자극적으로 다루었으며 경쟁적으로 전쟁에 대한 기사를 내보내 미국의 개입을 촉구하였다. 웨일러는 윌리엄 랜돌프 허스트 같은 황색 언론인으로부터 "도살자"로 치부했다."

- "당시 미국 내 언론들은 사건의 진상을 밝히기보다는 스페인 비방기사를 보도하며 미국과 스페인 간의 대립을 부채질하였다."

전쟁이 시작되기도 전에 황색 언론으로 부채질, 진실성과는 거리가 멀게 본토에서 자극적인 마케팅 전쟁(돈지X)을 했다는 점에서?
뭐.. 현 시대의 뉴욕 타임즈를 생각하고, 황색 언론 같은 비상식적인 일이 설마 했는데.. 이 시대엔 먹혔네요.
그러다가 강의를 들으면서 성찰적인 태도로 돌아봤습니다, 내 자신은 언론/여론에 얼마나 영향을 받는지.
성향으로 말할거 같으면.. 미국에서나 한국에서나 수도권 태생이 아니다보니, 종교가 카톨릭이었으면 어디 수도원 들어갔을법한...ㅋㅋㅋㅋ 정치/사회/경제적 신념에 있어서는 확고한게 없지 않아 있어서 계속해서 유지는 해온거 같네요. 어떻게 보면 답정너랄까...뭐 여론/언론에 휘둘리지는 않는거 같은?
역사나 현 이슈에 있어서 제 방식이라고 말할거 같으면, 그래도 제 주장의 설득력을 최대한 얻기 위해서는 상대의 의견이 대립 되더라도 들어봐야한다는 주의라.. 피곤하지만 그래도 그걸 대응/설파해보는게 최선이라고 봅니다. 생각 자체는 다를 수 있어도 적대감이 느껴질 정도의 대립이 아니고, 테이블 토크 가능한? 그게 어떻게 보면 민주주의 밑에 깔려 있는 공동의 이익과 최선을 추구하는 생각이 아닌지. (이래서 사회/정치/경제 이야기 하는 제 지인들이 저를 힘들어하는건지도. 카페 같은 곳에서 2시간은 혼자서 강의/설교를 하니..)
아무튼, 정치적 스펙트럼으로 보면은 양극이 존재하는거 같은 한국 언론 생태계를 생각하면서, 과연 내가 생각하는 최선은 무엇일까, 생각해보게 되었네요. 그리고 주위에 이쪽으로 뜻이 맞는 사람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해줄 수 있나.


그리고 인권...

광복 이후 역사를 보면 한국이 경제적으로 엄청 빠른 속도로 발전한건 맞지만, 경제적 성장에 맞는 사회제도적 성장은 못한게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단기간내에 경제적 성장에 집중하느라 사회적/인도적인건 놓친? 다른 나라의 역사를 보면은, 인권이나 시민 의식 등 이런 사회적인 것들은 결코 단시간 내에 이루어지지 않았고, 투쟁과 사회활동을 통해서 이루어졌습니다. 한국의 경우엔 일제 식민 치하에 박혔던 없어져야할 것들도 있기 때문에 거기서 벗어나는데 추가적인 노고가 들지도 모릅니다.
미국의 경우, 정부 시스템이 그래도 어느정도 정착 되었을거라고 생각되어지는 남북전쟁~1차세계대전 시대만 봐도.. 인권 관련해서는 특히, 이게 과연 우리가 지금 아는 미국인가 싶을 정도로 의식 수준은 꽝이었습니다. 루즈벨트나 윌슨 부터가 인종차별주의자였고.....(윌슨은 남부 출신인데다가 정부기관을 다시 인종차별화시켜버렸습니다.)
중산층 이상의 백인 남성 외에는 사회 제도의 혜택을 못 받는다고 봐도 될 정도였습니다. 특히 여성과 아동을 대상으로 한 근로기준법이나 최저임금 등은 존재도 안 했고, 일례로, 6살 아이가 필라델피아 탄광에서 일하다가 죽어도 가족들은 기업/정부로부터 보상 같은걸 받지도 못했습니다. (이후에 큼직한 파업/사건사고 등으로 헌법 조항이 생기지만, 이것들이 역으로 혜택을 제한해버리는 웃긴 상황이 되기도 합니다만..)

아무튼 이쪽 파트를 공부하면서 드는 생각은, 정말 기본적이라고 생각되는 복지나 사회적 제도, 인권 등은 당연히 처음부터 있는게 아니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미국이 저런 시스템을 갖추게 된건 시민들의 투쟁과 노력의 역사입니다. 여성 인권 투쟁의 경우, 앨리스 폴 같은, 테러리즘을 방불케할 정도의 활동가들도 있었고, 사회 질서를 지키면서 제도적 변화를 추구해온 온건파들도 있었습니다. 광복 했으니 우리도 민주주의국가다, 얍, 하고 사회 시스템이 생긴게 아니고, 우리가 기억하기 쉬운 5.18 광주 민주화 운동 같이 큼직한 변화만으론 현 제도를 바꾸는덴 부족한거죠. 진정으로 변화를 원한다면, 교과서에 실릴 정도의 그럴싸한, 눈에 보이는 변화가 아니어도, 지속적이고 꾸준한 활동과 개선이 필요한겁니다. (어쩌면 현재 그나마 갖춰져있는 제도가 그렇게 활동해오신 분들의 산물일지도요. 전태일 열사처럼..)

이 횡설수설 글을 쓰면서.. 아무리 미국이라지만 100년전 미국이랑 현재 한국을 어떻게 비교하나, 하는 생각도 들지만, 100년전 미국의 예외주의 (American Exceptionalism)이나 친기업적 정부 시스템 등의 많은 요소들이 현재 한국과 너무 겹쳐보입니다. 물론 시대적, 사회적, 문화적 조건과 환경이 다 다르긴 합니다만, 현재 한국에 필요한건 무엇인가, 하고 질문을 했을 때.. 현 21세기에 맞는 글로벌 인권 의식에 맞으면서 할 수 있는게 무엇일까, 생각을 해보는게 그렇게 틀린걸까요? 뭐.. 유학생 주제에 대학 강의 하나 듣고 이런 글 쓴다고 무슨 변화가 오겠나 싶지만서도.. 한 가지 확실한건, 미국과 일본의 역사를 조금 알고보니 현재 한국의 모습이 더 이해가 된다는 점? 아무래도 정치인들이나 고위간부들이 미국/일본 유학 갔다온 사람들이다보니 당연한거일려나요.




암튼 한 줄 요약은.. 1865~1차세계대전 미국사는 광복 이후 대한민국 역사와 무관하지 않으며, 관련 서적은 읽어볼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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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lian Netizen    친구신청

바꿔 말하면 현재 우리나라는 100년전 미국 수준이라는 거군요

최후의수    친구신청

본 글에서 의도한건 아니지만.. 강의 중에 그런 생각이 들기는 했습니다. (물론 100년전 미국은 최저임금의 개념 조차 없던 시기이긴 하지만, 제도적인 차원에서의 사회적 약자(근로자/여성/아동)의 위치를 생각해보면 인식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봅니다.)

chimbang    친구신청

흥미로운 내용이군요. 관련 서적에 대해 좀 알고 싶습니다.

최후의수    친구신청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101172110022&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456732.html

http://moonlgt2.tistory.com/436

살짝 검색을 해보니 "미국사 산책"이라는 책이 있네요.
제가 읽은 교과서의 내용과 강의 내용과 어느정도 비슷하게 흘러가는거 같네요.
근데 권수도 많고 좀 비싸긴 하네요...

chimbang    친구신청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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