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EASE ALL, AND YOU WILL PLEASE NONE.”
"모든 이를 만족시키려다가는, 어느 누구도 만족시킬 수 없다."
사람 사는게 그렇지만.. 특히나 정치에 관련된 이야기에 있어서, 저는 이솝 우화의 "부자(父子)와 당나귀"를 생각합니다.
극단적으로 보일 수 있겠는데.. 저는 모든 일에 있어서 양면성 / 빛과 어둠 / 장단점 등이 존재하며, 누군가는 내 의견에 반드시 반대되는 의견을 내리라는 기대 아닌 기대(?)를 항상 가지고 있습니다.
내가 탱커이니 어그로를 항상 끌겠다는 의도는 물론 아니고.. 아무리 제 자신이 옳고 충분히 이타적이라고 "생각되는" 판단을 하더라도 결국 제 주관적인 판단이며, 입장 다른 누군가에게는 비합리적이고 맞지 않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니 그 가능성에 열려있으리라는 일종의 자기암시/태도/자세라고 할까요?
이번 필리버스터 중단건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엄청나게 복잡한 이해관계와 변수가 얽히고 섥힌 정치를 단순화하는건 사실 힘듭니다. 3월 10일이라는 날짜를 두고 끝까지 달렸으면 하는게 저의 이상적인 낭만이기도 했습니다. (뭔가 열혈만화 볼때와 비슷한 기분이 들기도 했었으니까요.) 해외에서 팩트TV 유튜브 채널을 통해서 정청래 의원의 발언을 라이브로 봤을땐 카타르시스가 느껴졌을 정도였다고 할까요? 그 다음 진선미 의원이 나왔을 때도 정말 3월 10일까지 이렇게 진행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지만 중단된다는 얘기가 나왔고.. 뭔가 똥 싸다가 끊고 나온거 같다고 표현하시는 분들도 계셨는데, 제 감정도 그렇습니다. 하지만 그 이상에 다다르기까지의 변수가 되는 현실적 요소들이 너무 큽니다. (총선과 이후의 대선 등)
무엇보다, 3월 10일 끝까지 달렸어도 현재 대한민국 언론 생태계 특성상, 여론은 어떻게 해서든 더불어민주당에게 불리하게 작용했을겁니다. 이솝 우화 "부자와 당나귀"처럼 어떻게든 부정적인 여론을 형성하여 비난/비판했을 겁니다.
오유나 루리웹에선 충분히 필리버스터를 지지하던 분위기여서 그 분위기를 느끼면서 감정적으로 통쾌하기도 했지만, 모니터/맛폰을 끄면은 그 분위기가 이어지진 않더군요. 제 감정의 변화만큼 세상이 눈에 띄게 많이 변하진 않았던 것 같습니다. 아, 물론, 방금 그 문장은 단순히 제가 생각보다 혼자서 많이 흥분했다, 정도의 의미가 되겠습니다. 필리버스터중 몇몇 의원들의 라이브 발언으로 대한민국 근대사의 많은 부분들을 알게 되었으니까요. 좌절/낙심하지 않고 감정은 좀 오락가락하긴 했으나, 중대한 공부를 했고, 기회가 되면 이 내용을 전달하고 설득하는데 이야기할겁니다.
학업과 일을 병행하면서 라이브로 볼려다보니 생각을 두서 없이, 정리할 여유 없이 막 쓴 느낌인데.. 지금도 과제가 쌓여있고 ㅜㅜ 실습도 준비해야하고.. 아무튼 저는 민주주의의 키워드는 "견제"라고 봅니다. 사람이 사회를 구성하는 데에 있어서 감정적인 불신만을 기반으로 한 "견제"까지는 좀 아니지만서도, 어느정도 합의하의 "견제"는 서로를 위해 필요하다고 보는 주의라..
그래서.. 그닥 논리적이지 않고 뚱딴지 같은 소리일 수도 있겠지만, 혼자서 생각하다가 내린 결론은 이렇습니다. 이것저것 변수 따지는 과정은 언론사 별로 뉴스를 봤으니 됐고....그냥 현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이 여태 잘 해먹었으니 이젠 정권교체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어떻게 보면 많은 사람들로부터 비난 받을 수 있는 "반대를 위한 반대" 같이 들릴 수 있지만, 결국 "견제"가 이루어져야 부가 정치권/대기업 쪽에 덜 쏠리고 저같은 평범한 사람이 득을 보니까요..
공감대 형성 되지 않는, 매번 혼자서 주장하는 문구인거 같지만... 투표는 경마게임이 아닙니다. 이기는 쪽에 투표하는게 아니라, 결국 득표하는 쪽이 이기는거고, 이익관계를 근거로 하지 않은 투표는 그닥 현실적이지 않은 순간적인 자기만족행위일 뿐입니다. 투표를 오락의 기회로 삼지 말았으면 합니다. 본인의 이익마저도 관계 없이 감정 하나 때문에 투표하시는 분들 보면은 그런다고 삶이 얼마나 나아졌나 묻고 싶어요. 정책적으로 새누리당이 싫으면 그쪽에 표가 덜 가게 해야지, 정치적 신념이나 이익에 근거하지 않고 여론에 휘둘려서 그쪽에 투표하겠다는 분들 보면은 안타깝습니다.
아무튼.. 사람이 감정이 들지 않을 수는 없겠지만, 여지껏 진행된 필리버스터와 발언하셨던 김광진, 정청래, 은수미 의원들 같이 개인적으로 제 기억에 남은 분들의 노고를 생각해서라도 필리버스터가 이상적인 결과까지는 이루진 못했지만 저에게 있어서는 뭔가 신선한 자극이면서도 "미움 받을 용기"도 조금 준거 같습니다. 밝혀지면은 이민 사회에서 빨갱이라고 찍히기 딱 좋은 제 사회적 입장상, 정치는 항상 회피대상이었는데, 불가피하게 거론되어도 충분히 침착하게, 당당하게 이야기할 수 있을거 같습니다. 어차피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으니 그럴 필요도 못 느끼고.
이번 중지건은 복잡한 것 없이 현 지도부의 누군가가 자기 이속 챙기기위한 독단적 행동이라고 봅니다.
아마도 자기딴엔 여당/당내에 이름 좀 찍어놨다고 생각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