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워낙 세상이 흉흉해져서 무슨 글을 봐도 믿기는 힘들기는 한데..
이런 글을 봐서는 먹거리X파일은 정말 없어져야할 프로그램인거 같네요.
비양심적인 자영업자를 찾아내서 고발하기보다는 필요 이상으로 생계에 타격을 입는 사람들이 너무 많은거 같은게..
저희 본사에서 있었던 일을 사실 그대로 말씀드립니다. 그리고 관련해서 공식적으로 이의를 제기하고 공론화 시킬것입니다. 본 방송은 많은 중소 카스테라 사업장을 부도덕하고 비양심적으로 표현했지만 그들의 취재 과정은 거짓으로 가득찼고 세워놓은 목적 달성을 위해 사람을 이용했습니다. 공정성은 전혀 느껴지지 않으며 자신들의 뜻을 관철하기 위해 최대한 모든사례를 비정직한 방법으로 조사해서 편집하였고 원하는 결론으로 조작하였습니다. 저희가 경험한 그 일부 과정을 올립니다.
1월 초.
한 청년이 저희 본사로 연락이 왔습니다. 창업 하고 싶다. 삼촌이랑 같이 창업 할거니 본사 방문을 직접하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리고 몇차례의 연기 끝에 본사 방문이 이루어 졌습니다.
삼촌과 조카라고 소개 하더군요. 삼촌은 말이 거의 없으셨습니다. 열심히 받아 적기만 하시더군요.. 창업자금은 2억 5천있다고 있다고 하더군요.. 그러더니 많지는 않다고 합니다. (당시에는 그려러니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와서 그 말이 얼마나 경솔하고 사악한계략의 말로 들리는지 모르겠습니다.)
충동적으로 계약하지 말고 다른 많은 업체들을 방문해 보고 맛, 본사의 브랜드가치, 신메뉴 개발 계획등도 구체적으로 물어가면서 오래 사업할수 있는 가맹본사와 계약하라고 진실된 마음으로 조언했습니다.
삼촌과 조카가 동업하는데 어려운 일 생기면 안되니까요..
돌아간후 연락이 한동안 없어서 확인전화를 했습니다. 잘 알아보시고 다른 매장들 다니면서 맛도 비교해보셨냐고 말이죠.. 어떤 이유에서인지 좀더 고민해 보겠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매장준비에 바뻤던 저희는 잊고 있었습니다.
몇주가 흘러 대학가에 있는 신규 가맹점과 본사 매장을 동시에 오픈하게 되었습니다.
동시 오픈인지라 본사 직영매장 직원을 신규 오픈 가맹점으로 불러 동시에 교육을 진행하기로 하고 대학 상권의 가맹점에서 점주님과, 저희 직영점 메니져와, 그리고 점주님이 고용한 알바생까지 총 3명을 교육했습니다.
알바생의 얼굴은 매우 익숙했습니다. 그런데 잘 생각이 나진 않더군요.
다음날 두번째 교육을 하러 매장에 갔습니다. 그런데 점주님 하시는 말씀이 어제 알바생이 연락도 안되고 지금 2시간이 지났는데도 나오지 않고 있다고 하시더군요. 오늘 당장 오픈해서 같이 장사를 해야 하는데 걱정이라고.. 늦잠 자는것 같다고 하시면 여러차례 전화를 하셨습니다.
뭔가 이상했습니다. 저희의 레시피를 교육 받은 상태였기 때문에 더욱 그러했습니다. 그리고 점주님께 알바생의 전화번호를 물어 보고 입력해 보니 지난번 가맹 상담을 삼촌과 함께 받았던 그 청년의 전화 번호더군요.
몇 차례 전화를 해도 받지 않았습니다. 연락 달라는 메세지를 남겨 놓았고 기다렸으나 역시나 오지 않았습니다. 점주님의 전화는 아예 차단을 해놓았더군요..
그당시 생각하기로 레시피를 뺴돌리려고 알바로 잠입했으나 하필이면 가맹상담을 해줬던 본사 직원이 교육자로 가맹점에 파견되고 자신과 마주치게 되자 당황해서 바로 잠적한줄로 생각했습니다. 한편으로는 불쌍하더군요. 교육 받으면서 얼마나 가슴이 조렸을까..? (안경까지 쓰는 치밀함...)
명절 전이었기 때문에 명절 만큼은 편하게 쉬라고 연락 하지 않았습니다. 명절후에 다시 연락을 시도했지만 받지 않더군요..
레시피는 어디든지 빼돌리려면 다 빼돌릴수 있지요. 메뉴가 많은것도 아니고.. 그런데 저는 그 청년이 염려 되었습니다. 젊은 청년이 이렇게 까지 부정한 방법으로 사업을 하려고 하는것 자체에 마음이 아팠던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문자를 남겼습니다.
"명절 잘 지내셨는지 모르겠습니다. XX점주님에게도 연락이 없으셨다고 들었습니다. 모든 사업의 기본은 정직과 신실함입니다. 어디서 무엇을 하시던지그 부분은 기억하시길 바랍니다. 청년이시고 사업에 관심이 많으셨다고 얘기 하셔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저희도 관심가지고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저희 회사와 XX점주님이 오해 한것이 있다면 직접 연락주시거나 방문하셔서 해명해 주시면 되겠습니다. 너무 가볍게 여기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마음은 열려 있습니다. 평안한밤 되십시요."
(아직도 그 당시 문자와 통화 내용을 가지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청년들에 대한 비젼과 그들을 서포트 하고자 하는 개인적인 소망이 있었기에 진심을 다해서 보낸 문자였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났습니다.
수많은 중소 창업자들의 생계를 뒤 흔들어 놓는 돌이킬수 없는 방송이 나왔습니다. 그런데 또 낯익은 얼굴이 화면에 나오네요. 그것도 너무나 당당하게... 아무것도 모른다는듯이.. 제작진으로 소개 되어서...
철저하게 속였고 속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신들이 원하는 결론을 얻기위해서.. 치밀하게 계획했고 우리가 범죄자인양 함정수사 하듯이 덫을 놓았습니다.
방송에서 저희 브랜드는 스쳐 지나가는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이미 방송은 모든 대만식 카스테라 매장을 그들이 원하는 프레임에 맞춰 편집했고 무책임하게 방송했습니다. 그리고 호응을 얻어 냈죠.. 어느 자료에 보니 이번 카스테라 방송이 기존 시청률의 2배였다고 하더군요.. 매우 심각해 보이는 다른 프로그램 보다도 훨씬 더 높은 시청률을..
(이미 기름 사용 부분에 대해서는 많은 글들이 올라오고 있기 때문에 언급하지는 않겠습니다. 저는 당당하게 돌지난 사랑스런 아이에게 아빠가 만든 카스테를 간식으로 먹입니다. 방송이 나와도 먹이고 앞으로 사업이 망해도 우리의 레시피대로 집에서 만들어 먹일것 입니다.그 어떤 빵보다 성분과 제조 과정이 안전하기 때문입니다. 제빵을 조금이라도 해보신분 들은 이해 하시리라 생각됩니다.)
그런데 그 제작진은 심지어 저희 브랜드 페이스북 페이지에 찾아와 친구를 소환합니다. 상식적으로 왜 우리 페이지까지 찾아와서 굳이 자신을 확인시켜 주는지 모르겠습니다. 정말 이해가 가지 않네요. 왜 들어와서 흔적을 남기시죠 가슴아프게..??
여전히 그 청년이 정말 제작진인지 그냥 알바인지 모르겠습니다. 많은 탐사 방송들이 외주에 의해서 이루어 지고 이런일을 굳이 먹고 살만한 제작자들께서 위험하게 자신들을 드러내어 놓고 하시진 않겠지요.. 그래서 저는 그 청년이 더욱 안타깝게 느껴집니다. 이미 그 청년에 대한 자료는 다 캡쳐해 놓았습니다. 그러나 그 또한 피해자가 되리라 생각되어 공개하지는 않겠습니다. (이일이 어느정도 정리 되면 그 청년의 기록 또한 지울것입니다. 그도 살아야지요. 저도 살아야 하구요.)
지금 가맹점주들과 저희 본사는 매우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대부분 생계형 점주들입니다.
지나가는 길에 저희 빵을 드셔 보시고 너무 맛있어서 잊지 못해 남편 설득해 남편 하던일 정리하고 처음 장사를 시작하게 된 점주부부.
하던 사업 너무 힘들어 마지막 재산 털어서 소자본 창업 가능한 카스테라 찾다가 시작하신 점주님.
2년간 적자 구조의 카페 운영하면서 힘들어 하다가 저희 브랜드 만나서 이제서야 가족들에게 남겨줄 생활비 만들고 사랑하는 가족들 당당하게 부양할수 있어서 너무 행복해하는 젊은 남편 점주님.
매장은 많지 않지만 다양한 사연을 가진 점주님들이 저희와 함께 꿈을 가지고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한번 해버리면 끝나 버리는 지극히 가볍고 가볍고 가볍고 가벼운 방송때문에 돌이킬수 없는 아픔을 개인 뿐만 아니라 각 가정과 그 주변 사람들에게 주게 되었습니다.
아직도 어제 점주님의 고백이 생생합니다.
"몇개월전에 XX길을 내가 지나가지 말았어야 하는데.. 그때 우리 카스테라를 맛보지 않았어야하는데.. 시간을 돌리고 싶어요.. 본사에서는 이제 어떻게 할거에요?"
저는 요즘 하루에 몇번씩 매장들에 전화합니다. 몇시간 지나서 상황이 얼마나 바뀔까요? 그런데 궁금해서 미치겠습니다. 점주들이 어떤 상황을 만나고 있는지.. 매출 회복의 기미는 있는지.. 손님들이 혹시 다시 돌아와 주고 있진 않은지....
점주들 만나도 딱히 할말도 없습니다. 그냥 옆에서 하소연 듣다가 오는게 전부입니다. 몇년을 지켜보다가 야심차게 준비해서 출시한 신메뉴도 출시 하루만에 화확첨가물 가득찬 기름빵 되어버렸습니다. 일요일 방송, 월요일 신메뉴 출시.. 국민 건강 해치는 신메뉴 빵 출시.
만약에 방송에서 말한대로 먹지 못할 빵, 몸에 해로운 빵 만들어 팔고 있다면 저부터 잡아 가셔도 좋겠습니다. 제작진은 제가 누군지 알것도 같습니다. 그 청년은 분명히 알겠죠. 저는 그 해로운 빵 돌지난 아이에게 먹이는 나쁜 아빠니까요..?
이일 터지기 전에는 점주님들과 자주 의견차이로 비난하기도 하고 서로 섭섭해 하곤했습니다. 인간적으로 점주님들 때문에 스트레스도 받고 짜증도 나고 왠만하면 자주 안만나고 싶었지요. 원래 프랜차이즈가 잘되면 점주가 운영을 잘해서 안되면 본사 탓 한다고 우스갯 소리로 얘기 하니까요..
그런데 지금은 그렇게 티격태격 하던 점주님들 풀이 죽어 계신거 보면 너무 속이 상합니다. 욕한바가지 할만도 한데 웃고만 계십니다. 이작은 본사가 무슨 힘이있어서 전국 방송으로 형성된 시장 분위기를 바꿀수 있겠습니까? 그래도 그 분들은 본사만 바라봅니다. 그러면 너무 가슴아픕니다.
저는 월급 받으면 그만입니다. 월급 받고 가족 부양하면 됩니다. 그런데 점주님들은 그렇지 않습니다. 가족의 생계가 달린 문제이고... 수십년 일해서 모아놓은 그 귀한 돈을 한순간에 잃어 버릴수 있는 그런 상황입니다.
우리 브랜드 하나 살려서 잘먹고 잘 살아 보겠다고 이러고 있는거 아닙니다. 정말 저희 점주들은 가족과 같습니다. 살면 같이 살고 죽으면 같이 죽는거 아닙니까? 우리만 그러겠습니까? 다른 브랜드들도 마찬가지일것입니다.
저는 먹거리 X 파일이 방송하는 식으로 먹거리 X 파일 자체를 파헤쳐 보고 싶을 정도입니다.
아마도 최고의 시청률이 나올것 같네요. ㅎ
먹거리 X파일 좀만 더 잘하시면 정말 칭찬 받는 국민 프로그램 될텐데.. 쇼프로그램 아니잖아요. 웃고 넘어가거나 즐기고 넘어갈 프로그램 아니지 않습니까? 그런데 쇼 프로그램 만드는 자세로 탐사 프로그램 만드신다면 생계 활동하는 진지한 점주들은 씹고 버리는 가십거리 밖에 안되는거 아닙니까? 솔직히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당신들의 영향력은 대단합니다. 그러니까 더 신중하셔야 하는게 맞습니다. 그리고 모든 제작 과정도 떳떳하고 당당하게 인정받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점주들이 범죄자 인가요? 거짓말로 침투해 들어와서 정보를 캐내도 될만큼 큰 죄를 짓고 있는건지 아무리 생각해봐도 아닌것 같습니다.
물건을 파는 장사꾼은 속이면 금방 들통나지요.. 그런데 정보를 팔고 신용을 파는 먹거리X파일은 속여도 잘했다 하니.. 가슴이아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