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나 동물뿐만이 아니라, 사물이나 추상적인 명사 등 모든 명사에 성별이 존재합니다. 그리고 관사에도 성별 구분이 필요하고, 형용사와 동사도 성별 일치가 필요합니다.
배우기 전에는 엄청 비효율적이고 배우는데 엄청 짜증날 것 같다는 생각뿐이었는데.. 막상 배우고 나니 어휘공부할때 번거롭다는 점 외에는 생각보다 괜찮은 특징인 것 같더라고요.(글을 섬세하게 표현한다는 점에서)
아, 참고로 이태리어뿐만이 아니라 라틴어를 뿌리로 둔 로망스어(프랑스어, 스페인어, 이태리어 등) 계통에 전반적으로 해당되는 점입니다.
일단, 영어 예문과 함께 얘기해본다면,
My friend went to New York.
이라는 문장이 있습니다. 이태리어로 한다면,
La mia amica e andata a New York.
좀더 풀어서 해석을 하자면,
La = The
mia = my
amica = friend (어미가 -a라서 여성 3인칭 단수 친구)
e = is (3인칭 be동사)
andata = (여성형 과거동사. 이태리어의 과거동사는 have에 해당하는 avere / be에 해당하는 essere + 동사과거형으로 표현)
a = (영어의 to)
이태리어 특징 중 하나가, 자신과 직접 관계된 친인척을 제외하고는 모든 소유격 앞에 관사를 같이 써야합니다. (My mother 라면 그냥 mia madre)
그래서 친구는 친인척이 아니라 La mia가 되는데, 이 소유격인 mia도 수식하는 명사의 성별, 단/복수에 따라서 어미를 mio, mia, miei 등으로 바꿉니다.
My friend가 만약 남성친구라면, il mio amico, 복수의 남성 혹 혼성이면 i miei amici, 복수의 여성이면 le mie amiche가 됩니다.. 관사에도 성별구분이 필요해서 처음에 애먹었던 기억이 헥헥..
만약 여성 친구와 남성 친구에 대해서 얘기하다가 저런 문장이 튀어나온 경우, 그냥 문맥상의 의미로 어떤 친구가 뉴욕에 갔는지 대충 때려맞춰야하는 것이 아니라, la mia amica와 il mio amico 둘중 하나를 골라서 표현할 수 있다는 점이 이태리어의 특징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그 외에 e andata의 경우도 일치시켜줘야하고요. (남성이면 e andato)
성별 구분이 엄청 번거로운 작업 같지만, 언어 자체를 표현하는 데에 있어서 좀더 섬세하고 조심스럽게? 해야한다는게 흥미로운 점이라고 생각됩니다.. 물론 단어 공부 할 때 어떤 명사가 남성/여성이고 단수/복수이고 구분 일일이 해야하는게 번거롭긴 하지만 --;;;
우리나라에서야.. 이태리어 유학 같은 일이 아니고서는 접할 기회가 영어만큼 많지는 않지만, 외국어를 공부한다는 점에서 접근해보면, 이런 외국어의 특징을 아는게 우리말이나 영어 배우는데에도 뭔가 더 다양한 시각으로 공부할 수 있다는게 좋은 점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