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대선 투표 결과가 나온 이후의 종정게는 진짜 볼수록 한숨이 나왔습니다.
박근혜 당선인을 지지한 사람은 문재인 전 후보에게 '인정하라'고 했는데, 대체 뭘 인정해야하나요? 내가 이기는 쪽 택했으니 내가 맞고, 내가 우월하다는 심리인가요? 대체 얼마나 내세울게 없으면 이런 익명의 공간에서 타인에게 저런 요구를 해야하나요? 자기가 가지고 있는 철학, 언어구사력, 이념, 신념 등이 맞다고 인정 받고 싶었어요? 아니면 유머글로 돌아다니는 악플러의 사연처럼 그냥 "내가 날리는 리플에 니들의 감정이 조절된다 ㅋㅋ" 이런 심리인가요? 민주주의 사회를 역행시키는 논리에요, 이건. 다양성과 상생을 존중하는 모습이 전혀 없잖아요. 해외 나가서 민주주의 국가 시민이라고 얘기 못할 창피한 수준입니다.
진짜 기가 차는게, 박근혜가 당선인이 된거를 대체 왜 자신들의 승리라고 생각하나요? 자기가 이기는 쪽을 찍었다는 이유로? 찍었으니까 이기는거지, 이기는걸 찍은게 아니잖아요. 이건 뭔가 인과관계가 역전되어있어요. 이기는 말 찍어 맞추는 경마게임도 아니고.. 물론 올바른 정치적인 신념과 정책을 기초로 투표하신 분들에게는 제가 드릴 말씀은 없습니다, 언제까지나 게시판에 글 남기면서 도발하는 사람들을 얘기하는겁니다. 그런데 신념이나 준비된 생각 없이 그저 악플을 달기 위한 악플러들이라면 제가 떡밥 문거겠네요.
그런데 문재인 전 후보 지지하던 사람들은 또 왜 이민 얘기를 하면서 멘붕을 하나요. 문재인 전 후보가 대선에서 패배했다는 이유만으로 나라가 망했다면서 자포자기 하시고, 심지어 다음부턴 투표 안한다 그러시는 분들도 봤는데.. 진짜 투표 안하시면 참정권을 위해 노력하고 희생하신 분들 두 번 죽이는거 아니에요? 아무리 정치가 집단간의 감정싸움이라지만, 감정에 지배되지는 맙시다..
전 참정권이 없지만 정치참여 그 자체에 다소 냉소적이던 가족에게 제가 국제전화로 투표하라고 독려해서 저희 가족 전원 투표에 참여했습니다. 인물배경을 보고, 개인적으로 문재인 전 후보를 지지했지만, 전 참정권이 없기에.. 하지만 가족들에게 문재인 뽑으라고 하지 않았다고 제 양심을 걸고 말할 수 있습니다. 가족 전원이 개신교인이지만 신앙관, 신학관, 정치관, 가치관, 살아온 길이 다르다는걸 알기에, 제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후보별로 뽑는 이유에 대해 이야기하였습니다. (아무리 가족이고 같은 종교라도, 개인의 자유 의지는 존중되어야 하는게 민주주의이고 개신교의 사회적 의무/사명인데, 그런거 한국교회의 교리/성경공부에서 거의 안한다고 인정할 수 있습니다...슬프지만)
이건 어디서 듣도 보도 못한 선비냐고 하실지 모르겠습니다. 전 참정권이 없는 제 3의 외부인이라 이런 얘기를 하는겁니다. 외부인이 무슨 참견이냐 하시면은.. 부모님의 조국에 대한 미련이라고 하겠습니다. 어렸을 때 한국 사회와 교육 시스템에 적응 못해서 도피했지만 그래도 지울 수 없는 제 배경이고 모국어이고 미국에선 누가 봐도 동양인/한국인 문화권이라..
에휴 술이 들어간 것도 아닌데 횡설수설.. 시험기간에 이게 뭐하는 짓인지.. 저도 참 오지랖 넓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