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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학창시절이 그립다라.. (3) 2014/03/13 PM 03:33

학창시절이 그립다는 이미지+글을 보고 괜히 글을 쓰게 되네요.

저는 짤방 같은 초등학교 교실 풍경을 좀 보고 있으면 괜히 기분이 안 좋아집니다. 남들은 다 저때를 그리워하는데 저만 그리워하지 못하는거 같아서요.

정말, 초등학교 4학년까지는 괜찮았는데.. 5학년부터 해서 중학교 2학년때까지는 학교내에서 있었던 모든 일에 대한 기억을 지우고 싶을 정도로 싫었습니다.

학교 쉬는 시간 / 점심 시간 / 끝나는 시간 때만 되면은 괴롭힘 당했거든요.

뭐 그 정도 가지고 그러냐고 할 정도로.. 정도가 심한 괴롭힘은 아니였습니다만, 괴롭힘은 괴롭힘이었으니까요.

초등학교-중학교 같은 학교 다닌 애 중 하나는 매번 다른 반이었는데, 쉬는 시간에 반갑다면서 이유없이 명치 때린 적도 있고, 크리스마스로 선물 받은 책들을 동네 놀이터에 쓰레기통에 대놓고 찢어서 버린 애도 있고..

TV나 영화에서 연출될 정도로 맞고 부모님 소환 될 정도로 그런건 아니었는데, 원인도 모른채 괴롭힘을 당했다보니 이때부터 어느정도 대인기피증이 생긴거 같다고 생각이 됩니다. (어딜 가서 얘기를 못한게, 잘못을 했으니깐 그랬겠지, 라고 들을까봐 그랬습니다. 친형한테 얘기하면은 친형이 진짜 애들 죽일거 같아서 말 못했고...그 이후의 보복도 있을까봐 두려웠고요)

아무튼 튀는 행동을 하면은 뭔가 보복을 당하는거 같고.. 아무런 행동을 하지 않아도 괴롭힘을 당했습니다. 그래도 가끔, 아무것도 안하고 있으면 지나가는 때도 있더라고요.



20년이 거의 다 되어가는데, 몇년전까지만 해도 이 시절 생각이 갑자기 나면은 화가 날 정도였는데, 이제는 그래도 비교적 무덤덤해진거 같네요.

단지.. 이제 2,3년 후면 미국에서 초중교 교사로 발령이 날텐데, 어린 학생들을 보면은 괜히 조심스러워집니다.

6학년때 뭐 때문이었는지는 기억이 잘 나지를 않는데.. 누가 옆에 있으면 떠들어서였나.. 아무튼 키도 작았는데 1년 가까이 저 혼자 맨 뒤에 앉혀졌습니다. 그런데 학교 졸업식날에도 이 자리에 앉았는데, 부모님이 이걸 보셨다는데 엄청 큰 수치심을 느꼈습니다. 이때 이후로 학교 졸업식이다 하면은 처음엔 무조건 가기 싫다고 했던거 같아요, 결국 다 갔고 이후의 졸업식들은 괜찮았지만...

아무튼, 교사가 어린 학생에게 수치심을 느끼게 하면 안될텐데 하는 마음에 두렵기도 하네요. 교사도 사람이고, 사람이 완벽할 수는 없지만.. 학급의 학우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수치심을 느끼게 하는게 경우에 따라선 트라우마로 남기도 하니깐..


되게 같잖게 괴롭힘 당한거 가지고 너무 깊게 해석하는거 같다고도 생각이 들지만, 저때 이전의 저를 알던 사람들이 오랜만에 보면은 놀라기도 합니다. 성격이 너무 달라져서.. 완전 외향적인 아이가 극도로 내성적인 성격이 되었으니..

자기합리화 하는거 같지만, 그렇다고 이렇게 합리화 해놓고 제게 더러운 기억을 심어준 그 사람들 자체는 이제 크게 미워하지 않습니다. 한때 트라우마였지만 이제는 만나면 뭐..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가 맞았는데, 개구리가 아프다고 해봤자 크게 득 될거 이젠 없으니까요. 단지 제 자신이나 교사로서의 제가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돌을 함부로 던지지 말아야죠.

생각이 많아지는데.. 누군가에게 얘기하면은 자기합리화 하는거처럼 너무 딱딱 맞춰서 얘기하는거 같아서, 함부로 얘기도 못하고 마이피에 푸는데, 어떻게 보면 자신이 불쌍하기도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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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화이터    친구신청

지나니까 아름다운거지.. 실제로 가면 나름 고민 많았을 시기..

침묵의네아    친구신청

허 저랑 같으시네 저도 초등 56학년때 하도 괴롭힘 당해서 지금도 초등친구들 연락오면 무시합니다.
길 가다 만나도 무시하고요..

치킨호프    친구신청

전 그냥 학창시절이 그리운적이 없네요
꼬꼬마 시절을 같이 보낸 동네 친구들 만나 한번씩 옛날 얘기를 해보면 다들 그때가 좋았다거나 그립다거나 이런게 아니라 그땐 그랬지~ 이런 정도..

고딩 졸업하기까지 19년 동안의 인생보다 재수했던 1년동안의 일들이 훨씬 더 기억에 많이 남고 추억도 많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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