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컬레이터 두줄 서기 관련 잡설
에스컬레이터를 두줄로 서느냐 한줄로 서느냐에 대한 이야기가 분분해서 몇자 적어보려고 합니다...
일단 전제 조건으로 "인간은 편리한 환경이 제공되면 그 상황에서 더욱 편한 방식을 찾기 마련이다" 라는 것을 설정 하고 이야기를 시작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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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컬레이터라는 장치는 엘리베이터에 비해 단위 시간당 운송 가능한 량이 압도적으로 높기 때문에 그 명맥이 유지 된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유동인구에 대한 빠른 처리를 원하는 에스컬레이터 소유주와 편하게 상하 이동을 하고 싶은 이용자의 편의성이 맞아 떨어진 형태라는거죠
그렇기에 유지비가 엘리베이터보다 높으면서도 지하철과 같이 유동인구가 밀집된 지역에는 에스컬레이터를 설치 하는 것이고요
그리고 유동인구를 빠르게 옮기면서 안전성을 일정 이상 수준으로 유지 할 수 있는 교차점이 좌우 두줄짜리 에스컬레이터라고 생각됩니다
3줄이 넘어가면 가운데 사람이 잡을 손잡이를 배치 할 수 없으니까요 그리고 1줄짜리 에스컬레이터는 유동 인구 량 대비 설치 비용 효율이 떨어진다고 판단 되었다고 봅니다
자 여기까지 양측의 편의성을 통해서 두줄 에스컬레이터가 깔렸다고 치고
이제 이용자들이 이것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에 대해 편리한 방법을 찾아 냅니다
그리고 전 세계적으로 혹은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한줄은 서 있고 다른 한줄은 걸어 올라가는 방식으로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합니다
에스컬레이터의 속도가 각개의 이용자가 원하는 속도를 맞춰 줄 수 없기 때문이죠
그럼 이 편의성에 대해 사고의 문제가 발생 할 여지가 큰가? 라고 했을 때 대부분의 사람들 혹은 국가들이 별반 이에 대해 큰 문제를 제기하지 않습니다.
(우리나라도 두줄 서기 전까지는 한 줄 서기를 홍보 했었고 유럽에서 제가 다녀본 모든 국가와 일본 심지어 중국도 이 방식으로 에스컬레이터를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제 생각에는 아마 양 쪽의 손잡이만으로 안전 문제는 대부분 해결이 된다고 생각 했다 보네요(이건 완벽히 개인적인 사견입니다)
걸어 올라가는 사람도, 제자리에 서 있는 사람도 손잡이를 잡고 있다면 사고 확률이 그닥 높지 않을 것 같으니까요.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유독 급작스럽게 몇년 전 부터 두줄 서기로 강제 패러다임의 변화를 주려고 노력하기 시작합니다
(아마 이 운동의 시발점은 국가적인 에스컬레이터 사고 통계가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봅니다)
문제는 이 운동은 기존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원하던 편의성을 거스르는 역방향의 패러다임이란거죠.
게다가 다른 나라와 같은 편의성(한줄 서기)의 패러다임이 깔려 있는 상태에서 한국이 다른 나라보다 사고율이 높다는 이유로
사고율의 직접적인 원인이 무엇인지 파악하지 않고 패러다임을 변경하려는 어설픈 시도를 통해 국민에게 혼선을 주고 있다는 거죠
또한 패러다임이 변경되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고려하지 않고 그닥 적극적인 행동 또한 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저 공익 방송을 틀어 놓고 표지판을 세워 놓을 뿐이죠)
생각을 해 봅시다
A라는 사람과 B라는 사람이 컴퓨터 마우스를 샀다고 합시다
그리고 두 사람 모두 일반적인 사람들과 비슷한 습관으로 마우스를 사용 했는데 A가 썼던 마우스는 멀쩡하고 B가 쓴 마우스는 고장이 났습니다
그럼 여기서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마우스의 내구성이 떨어진다고 하지 마우스 사용자가 문제가 있다고 말하지 않을 겁니다
마치 현재 두줄 서기를 밀어붙이는 것은 마우스를 클릭할 때 일정 강도 이상의 힘을 주지 않아야 마우스가 잘 고장나지 않아요! 라고 홍보하는 것과 다름이 없습니다
다른 대부분의 나라에서 에스컬레이터의 유지를 위해 들이는 비용보다 더 적은 비용을 들이면서 에스컬레이터가 고장나지 않기를 바란다는 것 자체가 안전불감증이라는 거지요
게다가 두줄 서기라는 패러다임을 어설프게 주장하면서 나중에 사고가 터졌을 때 빠져나갈 구멍마저 만들어 놓은 겁니다
"그것 봐라. 두줄 서기를 하지 않으니 사고가 나지 않느냐"라고요
모든 점검이 완벽히 이루어지고 유지되는 상황에서 두줄서기를 하지 않으면 에스컬레이터가 고장난다! 라고 하면
국가에서는 패러다임을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법제화와 에스컬레이터 구조 변경을 통해 무조건 두줄로만 설 수 있도록 만들거나
에스컬레이터가 아닌 다른 이동 수단이 제작 되야 할 겁니다
하지만 다른 나라에서도 아직 이런 시도가 일어나지 않고 있고 심지어 우리나라에서도 일어나지 않죠 (법제화 혹은 신개발에 들어가는 비용이 현재 에스컬레이터 시스템을 유지하는 것에 비해 실효성이 없기 때문이겠죠)
게다가 패러다임이란것은 국가에서 강제한다고 해서 쉽게 바뀌는 것이 아닙니다
심지어 그 패러다임이 집단의 편리성에 의해 탄생된 것이면요
예를 들어 오른쪽 서기 왼쪽 서기 같은 경우는 동등한 패러다임의 비교 선택이 가능한 항목입니다 굳이 어느걸 선택한다고 다른 하나의 방식에 대해 손해가 발생하지 않죠
일제의 잔재라느니 원래는 우측 서기가 맞다느니의 공익 활동을 통해 벌써 어느정도 정착이 되어 있는 것이 그 증거이기도 하고요
하지만 한줄 서기는 두줄 서기에 비해 편의성에 절대 우위에 서 있습니다
쉽게 바뀔 것도 아니고 바꾸기 위해서는 현재 국가에서 주장하는 어설픈 공익 활동보다 훨씬 강도 높은 활동을 해도 바뀔까 말까 한다는 거지요
그러다보니 두줄 서기 주장으로 혼선만 빚어지고 있는 거죠
결론을 말씀 드리면 지금 필요한건 두줄 서기를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에스컬레이터 점검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퀄리티를 높일 수 있도록 하는 법제화가 필요한 것이라고 보고요
두줄 서기 공익은 사고 발생 시 국가가 국민들의 질타에서 도망칠 수 있는 개구멍 정도로 설정 되었다고 봅니다
두줄 서기를 하지 않는 것이 무책임하기 보다는
에스컬레이터 사고가 발생 해도 점검에 대한 법이 바뀌지 않는 것에 대해 분노하는 것이 좋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