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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땅콩 회항에 대한 잡설 (10) 2015/01/11 AM 11:17
땅콩회항 그것이 알고 싶다의 내용들이 올라오면서
적지 않은 파장이 이어지고 있는 것 같군요

특히 가장 핫한 이슈는 회유에 의한 승무원의 사무장 배신인데 이 부분에 있어서 참... 안타깝더군요

인간은 누구나 편안함과 안전을 원하고 무의식적으로도 심리 기제로 작용하게 되어 있습니다
편안함에 대한 인간 심리 기제의 비약적인 예시를 보자면 티비를 보는데 정자세를 잡고 보는게 아니라 자신이 가장 편한 자세로 앉아서 보다가 더 나아가서는 누워서 보는 등 점차 자신이 현재 가장 편할 수 있는 자세를 찾습니다
엎드려 보거나 누워서 보거나 혹은 앉아서 볼때도 가장 편한 자세는 실제로 몸에는 그닥 좋지 않죠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정자세를 취하기 보다는 편안함을 선택하는게 인간입니다

그리고 이런 편안함을 갈망하는 것은 자신이 생각하는 법 관념에 따라 일부 법을 무시해도 된다는 범법에 대한 무감각으로 발전하죠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인간은 원래 그렇게 생각하는데에 익숙하니까요
예를 들어보면 "교통신호 어기기"입니다
무단횡단이나 신호를 어기고 횡단보도를 지나가는 차들이 이 예에 해당하죠
어느 나라를 가든 위와 같은 범법을 저지르는 사람은 많이 있고 대부분이 큰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살아갑니다

문제는 이러한 범법에 대한 무감각은 개인의 악한 마음의 크기 보다는 사회적인 관념에 더 영향을 크게 받는다는 거죠
한 예를 들어 유럽 여행을 가 봤을 때 위에 예시를 든 무단횡단은 우리나라보다 사람들의 인식 속에서 훨씬 쉽게 어겨도 되는 법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어딜 가나 차보다 사람이 먼저라는 인식이 강하고 언제 어디서든 사람들이 무단횡단을 할 것이라는 전제를 하고 움직이는 경우가 많죠
잘 공감가지 않는다면 미국의 영화들 중 뉴욕이 근거지인 영화에서 주인공이나 주변 사람들이 얼마나 자주 무단 횡단을 하는지를 예로 들어보면 알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무단횡단을 한다 = 개인의 악함이 크다 라고 단정 지을 수 없다는 겁니다

조현아의 승무원 회유에 대해 승무원이 이를 수락한 것도 위와 같은 심리 기제가 작용한거나 다름이 없습니다
1. 조현아를 배신했다가는 대한항공에서 쫒겨나는 것은 물론 이후 취업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안정성의 부재
2. 제안을 수락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사회적 안정
3. "거짓말"의 범법에 대한 무감각
4. 자신의 안정이 다른 사람의 불행(사무장)보다 우위에 있다는 생각

여기서 문제가 되는건 3번과 4번입니다
1번 2번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고민할 여지가 있는 사항입니다
간단히 더 좋은 직장을 위해 이직하는 것도 1번과 2번의 심리 기제가 작용하는 경우죠
더 편하고 안정성있는 내가 행복할 수 있는 것을 찾아가는 것이니까요

그럼 3,4번이 단순히 개인이 악해서? 소시오패스여서? 선택하게 되는걸까요?
승무원이 잘 했다는 것을 이야기 하는 게 아닙니다
저도 승무원의 행태를 보면 치가 떨리고 어제의 방송으로 인해 거짓증언을 밝히고 법적 처벌을 받아야 함은 당연한 것이니까요

우리 개개인이 승무원을 욕하기에만 급급한 것이 아니라 (욕하지 말자는 아닙니다... 저도 욕하고 있으니)
내가 저 상황이라면 어떻게 하면 옳은 선택을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해 봄직하지 않나 싶은 겁니다

우리는 사회적으로 너무나 치열한 경쟁사회에 살아왔고 도덕이나 사회적 정의 혹은 법의 중요성에 대해
크게 고민하지 않고 또한 깊은 수준의 교육도 받지 않고 살아온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기에 이러한 잘못된 선택이 단순히 개인의 잘못만이 아닌 사회적인 책임이 있을 수 있다는 거죠

내용은 알고 있죠 무엇이 옳고 그른지
하지만 내가 그 상황에 있을 때 옳바른 선택을 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하는가에 대해
사회적인 공감대도 교육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다른 선진국에 비해 부정부패가 많은 이유가 이곳에 있는거나 다름이 없죠
사회적으로 팽배한 "착한놈이 병신인거지" / "내가 잘 살아 보겠다는데"의 결과라고 생각됩니다
교육도 이루어지지 않고 사회적으로도 인정하지 않는 "관념뿐인 정의"가 제대로 이루어 질리가 없습니다

그저 막연하게 이게 옳고 그르다라는 생각만으로는 실제 내가 선택을 할 때에는 편안함을 찾을 공산이 크다는거죠
심지어 대의를 주장하며 자신을 희생하던 사람들 마저 그 끝에 편안함을 위해 뜻을 꺾는 자들을 우린 많이도 봐왔습니다
김문수라던지... 대부분의 변절한 국회의원들이 이에 해당하죠

그러니 이번 대한항공의 승무원 행동을 보면서
"나는 당연히 저런 선택을 하지 않을거야"!가 아니라
정말 사회적 정의를 이루기 위해서 내가 포기해야할 것이 얼마나 큰 것인지를 고민하고
그 선택을 할 수 있기 위해 노력하며
이러한 노력들을 통해 얻은 정의가 실현되기 위해 사회적으로 어떠한 노력이 필요한지 알아내고 그것을 공감대로 형성할 지 우리 아이들에게 어떻게 교육을 하여 전달할 수 있을지를 고민해 볼 필요가 있지 않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야 민주주의적인 혼돈기에 들어서 있기 때문에 실질적인 민주주의의 빛을 못보고 끝날 가능성이 많지만
그래도 후세에라도 우리가 겪은 시행착오를 다시 겪지 않게 해주기 위해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요

단순한 비난보다는 비판과 자아성찰 그리고 사회적 정화를 위한 노력이 이뤄졌으면 좋겠습니다
어제부터 내가 비슷한 상황이었으면 어떻게 할까에 대해 많이 생각해보고 있지만 아직도 쉽게 답을 내리지 못하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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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츄매니아MK-II    친구신청

개인의 선악을 구분하기 이전에 그 승무원의 멍청함에 혀를 찼습니다....

어째 그리 멍청하고 순진할까

花無十日紅    친구신청

그렇죠
개인의 안정을 보장받는다는 확신이 있어서 한 선택이겠지만
그 선택 자체가 너무나 순진하고 바보같음은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자신이 팽 당하기 직전까지 모르는 거겠죠

시계탑-10    친구신청

글러버린거 같아요, 애초에 조땅콩이 법에 의거한 응당의 대가를 치룰거란 기대도 안 되고....

花無十日紅    친구신청

모든 사람이 글러버렸다고 생각하면 진짜로 끝나버리겠죠
이 사건에 대한 판결이 정당하게 이루어지는지에 대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나를 생각해 보자는 것 뿐입니다...

infrablue    친구신청

군복무를 공항에서 했는데 그 때 들었던 이야기가 있어서인지 여승무원들에 대한 인식이 좋지 못한편이라 당연하다라는 생각까지 드네요

환팬    친구신청

스튜어디스 옷입고 술따라 주는 여자들보다 진짜 ㄷㅎㅎㄱ스튜어디스들이 천박해 보이네요..
이번 사건을 보면서 스튜어디스들에 대한 편견이 생겼습니다..

그렇게 열심히 공부해서 저렇게 자진해서 노예생활을 하다니..

edalued    친구신청

그렇죠 사회탓 우리잘못 남탓이죠

花無十日紅    친구신청

스튜어디스가 어떻고 누가 어떻고 사람의 구분을 짓자는 것이 아닙니다...
내가 저런 상황일 때 옳은 선택을 할 것이라고 100% 자신하고 깊게 생각해 보지 않는 것은 아예 생각을 안한 것과 같은 결과를 불러 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사건을 개인과 사회 전부가 반면교사로 여기고 깊게 생각해 봄직하지 않나 하는거죠
나는 아니야 저 그룹이 그런거야 하고 선을 그어버리는 것은 비난만을 불러오지 않을까 싶네요

Ginaks    친구신청

한번쯤 생각해봄직한 이야기입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女忍者[くノ一]    친구신청

내 앞으론 승무원 애들보면... 그저 외모만 약간 좋을 뿐이지... 대갈은 썩었다는 색안경을 끼보 보게 될것 같습니다...
역시 지적수준은 최하라는 것을 알게 되었네요. 저런 것들이 워낙에 눈이 높으니...
나중에 돈밝히고 제대로 묵은 된장ㄴ들이 될것 같습니다...
이젠 승무원이고 나발이고... 참 그저그런 애들이구나 대우해줘야 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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