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아틀라스. 사실 워쇼스키 남매 영화에 실망감을 가져왔기에 기대를 안하고 봤는데 생각보다 재밌네요. 정말 불친절하지만 편집 기교는 창의적이고 후반으로 갈수록 교집합되는 것이 재밌습니다. 사실 이 영화의 오락성은 영화 후 스탭롤에 있다는게 유머.
나름 주의깊게 봤는 데도 이 이 배우가 이런 캐릭터까지 연기했을 줄이야 싶은 게 많네요. 이런게 소소한 재미죠. 이 영화의 최고의 장점과 단점은 바로 분장술에 있는듯. 다만 서양인의 동양인 분장이나 배두나의 서양인 분장은 정말 씨바 할말을 잃었습니다.
영화가 참 길고 뒤죽박죽인 데 본 시나리오 보다 리와인드되는 환생한 인물들의 작은 실을 구경하다가 금방 시간이 가는 듯 했습니다. 할리베리가 생각보다 좋은 배우였네요. 휴그랜트는 분장을 넘어 참 잘생겼다는 생각이 들었고 짐보로드벤트가 참 인상적인듯.
배두나는 정말 천의 얼굴을 가진 것 같아요. 서양인들 사이에서도 동양인들 사이에서도 단언코 돋보이는 개성을 가졌네요. 게다가 키도크고 늘씬한데 연기도 잘하니. 그래도 빨간머리앤 분장은 차마 다시 보기 오글거려요. 다들 구글에서 구글거림하시면 될듯.
이 영화를 예술 영화로 보는 건 영화를 잘못 오독하는 것 같습니다. 작가주의 영화라고 한다면 비교적 맞겠죠. 이 영화는 어떤 거대한 실험장이고 어떤 거대한 놀이터에요. 배우들에게 한영화에서 다양한 인종 다양한 성별 다양한 나이를 체험케 하고 연기하게 하고 자신의 영역에서는 진중한 연기를 타인의 영역에서는 숨겨진 감초 캐릭터로서 활약하는 것이죠. 원래 워쇼스키 남매는 철저히 오타쿠 감독과에요. 에바의 안노감독이나 잭스나이더나 쿠엔틴 타란티노를 믹스해서 1/3로 나누면 조금 비슷하려나요.
평범한 재미보다는 옴니버스 영화의 캐릭터 이야기의 교착점을 보이는 플롯의 묘미를 찾는 사람에게는 무엇보다 즐거운 체험이 될듯 싶습니다. 바벨이나 가족의 탄생을 생각하고 봤는 데 전혀 다른 재미가 나와서 만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