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도쿠가와 이에야스. 원작 야마하치 소하치. 극화 요코야마 미츠테루.
제가 원작소설 대망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읽은 것이 대략 10년전 인 것 같습니다.
당시 전국시대에 대한 정보가 전무했던 나는 그 소설을 읽으면 꽤나 충격적이었던 기억이 나는군요.
일본 봉건 시대에 대한 몰이해한 상태의 저였지만 대체 왜 하는지 알 수가 없는 수많은 가이사쿠나
지나치게 성적으로 개방된 당시 사회, 상당히 낮은 여성의 지위와 참혹하다 할만한 그녀들의
(정략적으로 결혼, 이혼을 반복하는) 인생 등은 이해하기 힘들더군요.
그럼에도 역사의 중심에 항상 여성이 있었던 점 등등의 모습은 어느정도의 문화적 충격이었습니다.
일본 전국시대에 대한 어느정도 알게 된 지금 만화화된 이 책을 다시보게 된 것은 참 좋은 선택
이었던 것 같습니다. 사실 오다의 파격, 히데요시의 지략, 이에야스의 인내라는 그 긴 이야기의
키워드야 오래전에도 알고 있었고 느낀 바이지만 만화를 통해 체계적으로 이해하니 정말 많은 것이
공부가 됩니다. '전략'이 중요한 삼국지와 달리 대망은 "사회적 관계"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요코야마 미츠테루라는 작가는 언제나 그렇듯 스탠다드한 작품을 그리는 작가입니다.
60권 삼국지도 그렇지만 자신의 의견을 최대한 배제하고 딱 원작을 재현하는 데 작품의 기조를
주력했음이 느껴집니다. (다소 수위는 많이 낮아진 기분이 들지만요.)
그렇기에 담백한 맛이 느껴집니다. 사실 10년전에 읽었던 소설의 이야기를 대부분이 기억에서 잊혀
졌기 때문에 더욱 재밌게 있을 수 있었습니다. 기존의 삼국지를 제대로 접하지 않고 창천항로나
고우영 작 같은 재해석이 된 삼국지를 읽었을 경우 그 재해석이나 해학이 주는 재미를 100% 느낄
수 없지요. 그러나 대신 마치 이 이야기를 처음 접하는 듯한 신선함이 주는 재미가 있습니다.
만화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주변정보가 적고 디테일이 깊지는 않아 정밀함이 주는 재미까진 주지
못하지만 기본적인 지식 수준을 채우는 데는 아주 적합합니다. 세키하가라 전투에 대한 묘사가 딱
히 없고 상황 설명만 나왔다는 점이나 사나다 유키무라의 대한 이야기가 좀 짧은 것은 아쉬운 부분
이네요. 그러나 만화는 전쟁을 화려하고 화끈하게 묘사하는 만화는 아닙니다. 이야기도 이에야스
중심이고요.
PS. 키리시탄에 대한 이야기가 꽤 흥미롭습니다.. 이놈의 기독교는 신/구교로 나눠져가지고
전쟁의 역사를 가지면서 왜 굳이 일본까지 가서 또 치고 박는건지 ㅉㅉ.
기본적으로 조그만 섬나라에서 열댓개의 나라로 구분되서 싸우는
시절이 있을정도로 전쟁이 잦았기때문에 남자의 평균수명이 30~40대였기에
과부가 지나치게 많았던 점과 섬나라 특유의 끈적끈적한 기후+온천이 많은
특수한 상황덕에 씻는 문화가 발달한 점이라던가...
(직접적인 연관은 없다곤 하나 간접적으로 굉장히 연관이 많다곤 하던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