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념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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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히어로 무비 리뷰] 맨오브 스틸. 스포는 없을듯. (10) 2013/06/15 PM 09:43
초반 5분 정도 놓쳤습니다. 수원역에서 봤는 데 거기 주차 하기 정말 힘들더군요.

뭔 놈의 차가 그리 많은 지 주차장 들어가서 주차할때까지 한 20분 잡아 먹는 것 같더군요.


여튼 봤습니다.


수퍼맨 1&2는 SF 영화의 클래식입니다. 영화 수퍼맨 주제곡을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으며

대부분이 기억하는 과거의 수퍼맨 모습은 예전 영화 상에서의 모습이죠. 과거는 미화되는 법이고

같은 방식 비슷한 이야기, 연출이면 당연히 예전의 것이 더 높은 평가를 받고는 합니다.

현재 영화 산업은 CG, 편집, 내리터브 작법 등 영화 제작 연출 모든 부분에서 진화를 해왔습니다.

아날로그 적으로 모든 것을 해결했고 미니어쳐와 필름에 직접 그리는 방식으로 조르주 식 특수효과를

했던 오래전 수퍼맨 영화와 지금을 비교 하는 것은 사실 조금 섵부른 판단일 겁니다.

하지만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은 같은 소재의 영화이고 리메이크 된 영화이기 때문입니다.

어찌보면 이기기 힘든 싸움이지만 맨오브스틸의 가장 큰 경쟁상대는 결국 수퍼맨 1&2입니다.

그리고 브라이언 싱어의 수퍼맨 리턴즈도 경쟁상대겠지요.


브라이언 싱어의 수퍼맨은 과거의 것을 크게 훼손하지 않는 방법을 선택했습니다. 거의 속편에

가까운 구성, 수퍼맨의 신화적인 모습의 재현. 그 결과 만듬새나 서스펜스는 나쁘지 않았으나

21세기에 과거 수퍼맨 같은 이야기를 하기에는 너무 지루했습니다. 다음해에 트랜스포머가 나왔습니다.

이미 시대는 상상 그 이상으로 시각적 재현이 가능한 시대였거든요. 브라이언 싱어의 수퍼맨은

너무 텍스트 적이었습니다. 사람들이 원한 것은 세익스피어도 메시아도 아니었거든요.


맨오브스틸은 철저히 다크나이트 시리즈와 같은 현대화에 촛점을 맡았습니다. 영화적 평가가 어쨋든

브라이언 싱어의 영화는 실패라고 본 것이죠. 상업영화는 결국 흥행으로 판단하는 것이고 영화사가

원하는 것은 흥행이지 완성도는 아니었을 겁니다. 다크나이트 씨리즈가 계속된 것은 흥행적으로도

만족할 만한 성적을 거뒀기 때문이거든요.


하지만 이 시도는 처음부터 무너져 내립니다. 화려한 크립톤 행성의 모습은 이 영화가 비현실적 소재라는

것을 시작부터 말해줍니다. 게다가 흔히 리얼리즘 영화가 보여주는 편집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시작하자 마자 크립톤 행성이 폭발하는 데 크립톤인들의 행동에 당위성이 전혀 느껴지지 않습니다.

물론 원작 또한 그러하고 좀더 연극 적이던 1&2도 그렇게 말이 되진 않는 설정이니까 일일히 꼬투리 잡기도

그렇습니다. 설정을 바꾸면 그것대로 욕을 먹을테니까요. 아이언맨3가 훌륭한 완성도로 나왔음에도

만다린 떄문에 일부 팬들이게 조롱을 당하는 것 보면 더욱 그렇습니다. 하지만 편집 또한 이야기가

너무 점프 되기 때문에 그 황당함이 커지는 것이죠. 조드를 보내 버리자 마자 크립톤이 터져 버리는

것 보면서 신화적으로 찍지 않으려 했던 맨오브 스틸이 처음부터 모순되 나가는 구나 싶더라고요.

클락켄트의 방황기는 더욱 어이가 없습니다. 대체 이 장면들을 왜 넣어야 했는 지 전혀 알수가 없었습니다.

설정이 좀더 어두워진 스몰빌 스러워 진다는 것을 보여 줄려고 했는 지 모르겠지만 지루하기만 하고

관객을 피곤하게만 하는 장면들이었습니다. 건진건 헨리 카빌의 몸매 뿐.


더욱 불만이었던 것은 수퍼맨의 상징과도 같던 얼음요새를 무슨 정체를 알수 없는 SF 틱한 우주선

디자인으로 만들어 버렸다는 점입니다. 프로메테우스 짝퉁 우주선 같더군요. 얼음요새가 참 시각적으로

아름답고 상징적인 장소인데 UFO고 외계인이라고 SF 같이 만들어 버렸는 데 그게 전혀 리얼리즘적으로

느껴지지 않습니다. 수퍼맨 수트와 위화감이 너무 크지 않나요.


회상씬은 그래도 나름 채도를 낮추고 아날로그 필름 같은 느낌을 내는 등 세련된 연출을 하려고 한 것 같습니다.

잭스나이더가 미장센을 참 잘 쓰죠. 그나마 이 회상 이야기를 살리는 것은 조나단 켄트의 훌륭한 연기

뿐입니다. 아버지의 생명을 그런 식으로 소비하는 것도 전 이해가 가질 않더군요. 이건 도덕적 문제니까

개개인의 의견은 다를 수는 있겠죠.

영화에는 이 영화가 이런 영화다 라고 보여주는 스팟 포인트가 있습니다. 극의 전개가 시작되는 부분이죠.

이 스팟포인트가 굉장히 잡기가 애매합니다. 이 영화의 주된 내리티브가 뭘까라고 궁금하던 차에

퍼스트 액트가(영화는 일반적으로 3개의 액트로 구성됩니다) 끝나 버립니다. 스팟 포인트는 보통 영화

초반에 나오거든요. 억지로 껴맞출수는 있겠죠. 얼음요새의 발견이라던가.

조드의 등장이 퍼스트 액트의 끝이라고 한다면 세컨드 액트는 더욱 황당합니다. 극의 심화 단계여야 하는데

그 단계를 그냥 점프 해버립니다. 수퍼맨과 인간의 조우라는 정말 수많은 이야기를 나눌수 있는 장면을

그냥 넘어가 버립니다. 대뜸 미지와의 조우가 되버리는 거죠. 그리고 자잘한 장면 몇개를 끝으로

바로 클라이막스가 돌입합니다. 심지어 무지 깁니다. 여기서 이 영화를 굳이 왜 잭스나이더라는 감독에게

맡겼는 지 이해가 되는 장면들이 쏟아집니다. 카메라 동선, 트래킹, 점프컷 등의 스피드한 편집, 미장센 등

잭스나이더는 정말 액션에 관해서는 천재라고 해도 할말이 없겠더라고요. 마이클베이나 제임스 카메론도

이렇게 못합니다. 선을 넘었더라고요. 대단합니다. 오래오래 길게 싸웁니다. 어벤져스 뉴욕씬 같은 것은

아기자기하게 느껴질 정도. 어벤져스가 좋은 영화였던 이유는 뉴욕 장면이라는 클라이막스까지

나름의 당위성이 있었고 그 전 하늘에서의 전투 장면으로 액션의 호흡을 잘 조절했습니다.

맨오브 스틸은 그런거 엄서. 클라이막스에서 그냥 모든 걸 쏟아내더군요. 하지만 너무 강렬하고 드래곤볼

이라서 영화가 전체적으로 강조하는 리얼리즘과는 역시 거리가 멉니다. 그냥 다 너무 때려 부셔서

수퍼맨의 존재가 인류의 해악이라는 주제가 아닌가 의심될 정도더라고요. 그래도 조드와의 마지막

장면은 쿨했습니다. 수퍼맨의 불살 정신이나 정신적으로도 수퍼한 면 같은 재미없는 설정을

그냥 버리려는 것 같더군요. 애초에 그렇게 때려부수는 동안 몇 천 몇 만의 인류가 죽었을지.

분명 수퍼맨의 액션으로도 몇 백 이상은 죽었을겁니다.


이런 이야기의 헛점과 형편없는 내러티브 작법에도 이 영화는 매우 재밌습니다. 수퍼맨 이야기는 모든

수퍼 히어로 이야기의 원류입니다. 근데 맨오브스틸은 그 원류를 따라가지 않습니다. 원조임에도

벗어나는 길을 가겠다는 것이죠. 하지만 그래도 재밌습니다. 자신의 정체를 숨기려고 하는 모든 수퍼히어로

영화의 페르소나(가면) 놀이는 하지 않습니다. 아이언맨이 그랬듯이 이 수퍼맨도 정체는 주변인에게 수도 없이

까발려 집니다. 하지만 그래도 수퍼맨이라는 캐릭터의 이야기는 이미 누구나 알고 있고 어떤 재미를 주는 지

관객들은 이미 알고 보러 온 것입니다. 적어도 관객들이 원했던 수퍼맨 같이 너무나 강력한 존재가

수퍼맨과 대등한 존재와 싸울 때 얼마나 화끈하게 싸울 것인가 라는 요구에는 아주 적절하게 대답한

것입니다. 그것도 아주 잘 했습니다. 다른 감독이 어설프게 흉내도 못내게요. 그린랜턴이 얼마나 액션씬이

똥이었나요. 다크나이트는 아주 아날로그 적인 영화입니다. 액션 장면은 크게 화려한 것이 없죠.

액션에서의 경쟁상대는 어벤져스나 아이언맨 일텐데 차원이 다릅니다. 그것은 확실하죠. 누구도 부정 못할

부분입니다.


부족한 영화적 완성도를 한차원 높은 액션 연출으로 비교적 채우고 있는 것이죠.

내러티브가 엉망인 데 그럼 디워랑 다를게 뭐냐 라고 주장할 수 도 있겠지만 그렇게 말이 안되진 않습니다.

사실 원래 수퍼맨 이야기라는 것이 말이 안되지 않습니까? 수퍼맨 1과 2 에서는 수퍼맨이 시간여행도 하는

판입니다. 영화가 불필요한 컷이 많고 호흡이 들쭉날쭉이라서 관객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은 점은 분명

완성도를 낮추는 부분입니다만. 그린랜턴이나 아이언맨2, 스파이더맨3와 같은 실패한 영화라고 치부하기에는

영화가 이룬 성취가 작지 않습니다. 우리가 원하던 수퍼맨 영화는 어쨋든 이런 영화 아닙니까?

수퍼맨2에서 조드 일당과의 싸움은 확실히 훌륭했습니다. CG와 SFX의 한계를 정말 아이디어와 편집으로

해결했죠. 이젠 21세기니까 그게 가능해진거에요.

게다가 수퍼맨이 괜히 서사적인 영화적 완성도를 추구하다가 흥행에 실패한 리턴즈라는 예도 있고요.

저는 리뷰에서 별점을 매기는 허세 짓은 잘 안합니다만, 굳이 매긴다면 잘만든 영화에 어울릴만한

점수를 주진 않을 것 같습니다. 로튼 토마토에서 로튼 토마토가 된 정도로 낮은 점수를 받은 것도

이해가 갑니다. 영화적 완성도는 확실히 떨어져요.

하지만 이 영화가 해낸 영화적 성취는 인정해야 할 것 같습니다. 확실히 맨오브스틸은 우리가 상상만

하던 진짜 강력한 수퍼맨의 전투를 그려냈거든요.


전 그런 이유에서 수퍼맨 신작을 잭스나이더가 이어 받는 것은 찬성합니다. (저스티스 리그는 반대합니다.

이 쪽은 편집이나 호흡 배분을 아주 잘하는 감독이 아니라면 대망할 것 같거든요.)

아 대신 각본가는 좀 바꿨으면 좋겠네요. 고이어는 사실 실패한 영화도 많은 각본가 아닌가요?

사실 놀란에게도 그다지 맞는 영화는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그는 각본에 관여 했고 전반적 제작에만

참여해서 사실 영화에 어느 정도 개입했는지 모르겠지만(아마 본인도 감독이고 하니 많이 개입 안햇을

겁니다. 그건 이 영화 감독에 대한 예의가 아니죠.) 놀란에게도 그다지 맞는 소재는 아닌 것 같습니다.

놀란의 리얼리즘이나 서스펜스는 수퍼맨에 전혀 어울리지 않거든요. JL은 마블의 조스 웨던과 같은 그런

감독을 좀 찾아 봤으면 좋겠습니다.



구구절절히 썼습니다만 결론을 말하자면 완성도는 많이 미흡하지만

영화는 확실히 재미있고 액션 장면에서는 상당한 영화적 성취가 있다 겠죠?

머, 다들 그렇게 얘기하고 있으니까요.


로튼 토마토 류 평론가 평에 예민하게 대응 하시는 분들도 있는 데 그럴 필요 없습니다.

그런 비평은 어디까지나 영화적 완성도, 내리터브 연출에 관한 것이고 분명 필요한 것들입니다.

그런 평가를 받을만 하다는 것도 사실이고요. 그러한 영화적 비평이 영화를 까내리는 것이 아닙니다.



어차피 장르 영화잖아요? 수퍼 히어로는 그래도 장르 영화중 평가가 아~주 좋은 편이거든요.

평론가들도 어차피 영화적 성취까지 깍아 내리진 않을 겁니다.

하물며 듀나 같이 평가가 박한 평론가들도 호평하던데요.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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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죠K    친구신청

굉장한 리뷰 잘 봤습니다.

말자하    친구신청

읽다 말았음 헐... ㅎㅎ

파오라 오브 스틸 짱짱걸.

토토르드    친구신청

공감가는 부분이 많네요

무념군    친구신청

난죠K,토토로드//감사합니다. ㅎ

20thboy    친구신청

정확한 포인트를 잘 집어주셨네요. 좋은 리뷰 잘 읽었습니다.^^

Defeat Jackson    친구신청

스포없다고 해서 읽다가 속속들이 나오는 스포땜에 스크롤 내렸네요 ㅠㅠ


그나저나 영화를 분석적으로 보실줄 아는분이군요

제이어 솔한    친구신청

아마 고향 사람들은 슈퍼맨 정체 다 알고 있을 듯 ㅋㅋㅋㅋ

하 나더    친구신청

음 전 보기전 평가 초중반이 지루하다고 들었는데 막상보니 유아기와 현재 이야기 진행을 잘 믹스해서 매우 만족했습니다. 전혀 지루함 부분없이 몰입했습니다

무념군    친구신청

디피트 잭슨//스포 있었나요 ㅎㅎ 죄송합니다. 안쓴다고는 했는데 ㅎ. 제가 영상 관련 학부, 대학원을 다녀서요. 내러티브나 편집 연출을 아주 쬐금 전문적으로 배웠습니다 ㅎ

사진검    친구신청

글 정말 잘쓰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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