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조할인으로 봤습니다.
스포일러는 최대한 자제 하겠지만 혹시나 있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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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원제는 'The Secret Life of Walter Mitty'입니다.
대충 직역하면 월터미티의 비밀스러운 삶이라는 뜻이겠죠?
The -- of 주인공. 류의 제목은 미국에서는 꽤나 흔한 편입니다.
영화 속에 'The Curious Case Of Benjamin Button'가 언급되는데요.
그 영화도 The -- of 주인공의 패턴을 가지고 있죠.
러브크래프트의 소설 중 '찰스 덱스터 워드의 사례'도 마찬가지로
역시 'The Case of Charles Dexter Ward'죠.
일본 아니메나 라이트 노블이 서술형의 제목을 가지는 거나
한국의 제목이 외자로 많은 경우와 같이 그나라의 특성인데요.
이런 류의 제목의 영화가 국내에오면 제목이 바뀌는 경우가 많습니다.
위에서 언급된 벤자민 영화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가
되었고 이 월터미티의 영화는 '월터미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로
바뀐 것이죠. 저는 원어의 느낌을 존중하는 편이라 원래 제목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우리나라 정서에 맞는 나름 괜찮은 작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다소 설명적인 제목이 내용을 알리긴 좋죠. 쿨하진
못해도요.
영화는 벤 스틸러 식 감동 영화입니다. 트로픽 썬더 식의 19금 성인개그
는 거의 다 빼고 전연령의 다소 일상적인 개그를 담은 로드무비입니다.
영화는 특별한 여행도 특별한 해본일도 없는 그저 지극히 평범한
남성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그는 툭하면 공상에 빠지는 다소
소극적인 남자입니다. 그는 잡지사에서 사진 현상을 담당하는 직원으로
그가 다니는 잡지사가 폐간의 위기에 처하고 그는 마지막 표지의 25번째
필름을 현상하는 임무를 맡습니다. 하지만 그 필름의 소재가 불분명 하죠.
그래서 그는 필름을 찾기 위해 사진사 숀를 찾아 평생 가본적이 없는
해외로 떠납니다. 그것도 그린란드로요.
평범한 남자가 영웅이 되는 모험담은 역사와 전통이 있는 이야기입니다.
굳이 멀리 안가도 우리와 같은 호빗족인(...) 프로도나 빌보 역시 그런
캐릭터지요. 벤스틸러는 코미디 연기에 도가 튼 남자지만 이런 정극연기에도
매우 능란합니다. 그의 다소 (어디까지나 현란한 헐리우드 스타들에 비해)
평범한 외모와 체구는 캐릭터에 딱 들어 맞지요.
이 영화는 은근히 돈을 썼습니다. 주인공 월터가 상상하는 장면들은
영화상에서 시각적으로 구현됩니다. SF 판타지 영화처럼요. 사실 다소
상상을 시각적으로 재현시키는 것은 만화적이며 요즘에는 진부한 연출 법
이지만, 대놓고 이렇게 까지 만들어 놓아 버리면 그 나름의 가치가 생기는
법이죠. 전 사실 "불필요한" 장면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이런 요소를 통해
CG 떡칠을 해보는 것도 나쁘진 않다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가족 영화 요소를
통해 어린이도 볼 수 있게 하려면 다소 연령층이 높은 남자들을 위한 이
이야기가 다소 어리거나 젊은 층에게도 어필할 수 있겠죠. 영화적 선택이라기
보다는 프로덕션의 선택으로 보입니다.
의외로 편집이나 연출, 그리고 로케에 매우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영화가 초반 액터에서 스팟 포인트(전환점)을 지나면서 월터가 비행기를
타고 나서는 장면은 매우 인상적입니다. "몽타주" 기법을 응용했는데요.
잡지사의 사훈의 문장을 영상 이미지의 배경에 적절히 배치하여 시각적으로
보여주면서 영화의 주제를 은유시킵니다. 몽타주라는 게 사실 이미지로
의미를 상징시키는 다소 보는 이에게 해석이 필요한 연출법이지만 이영화는
중2병을 넘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해할 수 있으면서도 쉽게 배치한 것이죠.
사실 최근 미드나 각종 영화에서도 이런 타이포를 활용한 트렌드의 오프닝 시퀀스가
많기도 합니다만, 영화 스팟 포인트에 이런식의 몽타주 배치는 좋습니다.
매트릭스 패러디로 빨간 차와 파란 차를 나두고 선택을 하게 하는 점도 재밌더군요.
월터가 어떤 선택을 했는 지는 영화를 보시면 알게 될겁니다.
월터의 모험은 엄청 대단한 블록버스터의 여행은 아닙니다. 물론 가는 장소가
예사롭진 않죠. 그린란드, 아이슬란드, 아프가니스탄을 통해 가는 히말라야 산맥.
평범한 사람이 그런 장소에 갔을 때 가지는 평범하고도 시야가 탁트이는 그런
여행을 담고 있습니다. 벤스틸러가 본인이 가고 싶은 장소를 로케로 삼은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더군요.
이 영화에는 히로인과 월터의 변화를 설명해주는 토드라는 캐릭터가 나옵니다만
비중이 크진 않습니다. 사실상 월터 원맨쇼고요. 그 외의 캐릭터는 감초 정도로만
나옵니다. 캐릭터 들도 다소 정형화되어 있고요. 월터라는 캐릭터의 입체성만
보고 가면 됩니다. 가족을 위해 모든걸 바치며 살아온 월터는 우리네 남자들의
모습이기도 하지요. 아이슬란드의 '파파존스'가 그런 의미에서 인상적인
심볼입니다. 패스트푸드점은 파트 타임 잡의 상징과도 같지요.
하물며 이름에 '파파(아버지)'가 들어가니까요. 스카 펑크 키드가 알바생이
되는 인생의 전환점이 파파존스였다면 그는 아이슬란드에서 또다른 인생의
전환점은 파파존스를 발견하는 것입니다.
그가 아이슬란드에서 스케이드 보드를 타는 모습은 누구나 청량감과 해방감을
느꼈을 겁니다.
영화는 전반적으로 이스타블리징 샷이나 와이드 샷 등 자연경관을 많이 담고
있습니다. '브로크백 마운틴' 같은 영화가 자연경관을 통해 이야기를 했듯이
이 영화는 자연경관을 보여주며 '보아라! 아름답지 않은가?' 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영화는 결국 여러분에게 특별한 시간을 가지라고 말합니다. 여행을 떠나던지
특별한 경험을 가지던 여러분들에게 인생에 전환점을 찾으라고 말합니다.
저도 개인적으로 힘든 시간을 겪고 있는 데 많이 위로가 되더군요.
저도 2월 쯤에 여행을 계획하고 있었는 데 좋은 추억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이 영화 월터 미티는 감정이 메마른 사람이 본다면 다소 심심한 영화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사소한 행복을 찾고 싶어하는 사람이라면 매우 공감하며 볼 수 있
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 영화 매우 추천합니다.
3.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