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스포머: 사라진시대를 봤습니다.
메가박스 3D 아트모스 조조로 봤습니다.
언제나 그렇듯 스포는 최대한 안하는 방향으로 하지만 있을수도 있으니 주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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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 포머의 4번째 씨리즈. 관람을 하고 나오는 순간 느낀 점은
영화가 무지 길다는 점입니다. 그런데 그 3시간 내내 무언가가 계속 부딛히고 터집니다.
진짜 액션씬 아닌 장면 찾기가 힘들정도에요. 영화가 그래서 지루하진 않습니다만,
대신 피곤합니다. 전형적으로 강약 조절, 즉 호흡. 딱잘라 말해 기초적인 연출과 편집에
실패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작년에 이렇게 호흡조절에 실패한 영화가 하나 있었죠.
맨오브스틸이라고. 근데 트랜스포머는 한술 더 뜨는것 같습니다. 아예 쉬질 않아요.
그런데 문제는 그것뿐이 아닙니다. 3시간 내내 그냥 펑펑 터지기만 합니다.
맨오브스틸을 예로 들면 액션 씬이 계속되도 그 시퀀스 마다 특징이 있지 않습니까?
대 파오라 전과 대 조드 전은 같은 1대1 전투라도 전혀 다른 액션 장면을 이끌어 냈죠.
어벤저스가 왜 훌륭합니까? 캐릭터 마다 보여줄 수 있는 장기가 전혀 다르니까 캐릭터가
바뀔때마다 액션이 알차고 찰집니다.
트폼은 그딴거 없습니다. 그냥 때리고 쏘고 터지고. 무한반복. 극후반 가서 나오는 티라노와
친구들이 나오자 좀 나아지겠지 했는데 예산 문제인지 구현문제인지 얼마 보여주지도
않아요.
다 좋습니다. 어차피 변신로봇일 뿐이지 변신후에는 개성이 뚜렷하지 않은 설정상
어쩔 수 없었다고 칩시다. (사실 훨씬 나은 영화인 퍼시픽림도 같은 실수를 범하거든요.)
문제는 트랜스포머만의 장점이 팍 줄었다는 점입니다. (혹은 진부해진 재탕에 불과해졌다는점)
트랜스포머의 장점이 뭘까요? 현란한 몰핑 애니메이션을 활용한 변신 장면? 그건 1편에서나 장점
이지 반복되면 그냥 당연한 요소가 됩니다.
트랜스포머의 장점은 원래 경악스러운 카메라 트래킹입니다. 로봇과 로봇이 싸울때 카메라의 동선과
그에 맞춰서 자연스럽게 움직이는 로봇들의 화려한 연출. 쪼금이라도 영화, 애니메이션, 만화 등
영상이나 연출 메이킹을 해본 사람이라면 느낄겁니다. '대체 어떻게 만든거지?' 싶을 정도로
대단해요. 분명 촬영할떈 로봇이 없었을텐데 자연스럽게 카메라가 움직이고 그에 맞게 로봇들이
CG 트레킹이 완벽하게 됩니다. 기술적으로 진짜 대단한겁니다. 마이클베이가 직접 스토리보드를
짜진 않았을거고 촬영 감독도 따로 있을걸로 생각됩니다만, 그렇다 하더라도 이렇게 까지 해내는
건 마이클베이의 실력입니다. 영화를 훨씬 잘만들고 연출력이 더 뛰어난 길예르모 델토로도
이렇게 못합니다. '퍼시픽림'이 훌륭한 편집과 연출로 웅장하고 묵직한 전투씬을 포장했으나
트랜스포머 급의 속도감이나 화려함을 표현하지 못한 것은 이런 이유겠죠. 그렇기에 퍼시릭핌은
멋있으나 지루했던 것이죠. (물론 트랜스포머 시리즈가 없었다면 더 평가가 올라갔을겁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트랜스포머4는 이런 장점이 많이 줄었습니다. 몸싸움보다는 총격전이
늘었고 워낙 난장판 전투가 많다보니 트포2의 옵티머스이 숲에서 2명을 상대하던 씬처럼
진짜 화려한 트래킹은 안보이더군요.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오! 하는 연출도 분명 있습니다.
마이클베이는 분명 액션 영화에 특출납니다. 그러나 그런 장점까지 터지고 터지는 사이에
줄고 말았습니다.
그래도 사실 액션 장면은 이대로도 훌륭합니다. 단지 기존의 씨리즈가 워낙 장점이 뛰어
났기 때문에 더 아쉬운 거죠. 솔직히 이렇게까지 해낼 수 있는것은 마이클베이 뿐입니다.
유명한 감독 누굴 데려와도 이렇게 까지 액션을 만들어내지 못해요.
영화가 평가가 최악을 달려도 마이클 베이가 자신감을 가지는 이유입니다. 실제로 욕하면서
사람들은 꾸준히 극장을 찾고야 말죠. 이는 무서울 정도로 액션의 밀도가 높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아예 기왕 욕먹을 거면 더 액션을 꽉꽉 채우자 라고 생각한것 같습니다.
진짜 시종일관 터지는 이유겠죠.
그래도 역시 이야기는 참 그렇습니다. 진부의 끝을 달리고 여전히 개연성은 구멍이 송송
나 있습니다. 이번 영화는 좀 더 인디펜던스 데이 류의 외계인 침공 류의 영화의
느낌이 강하게 납니다. 최근에 비슷한 영화가 많이 나왔죠? CG 기술이 발달했고
포스트 아포칼립스가 유행처럼 번지다 보니 많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그나마 준수했고 어느정도 코즈믹 호러적이 요소를 살린점은 장점인 우주전쟁이후
많은 '허접'한 영화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월드 인베이전'이나 '다크 아워'니
'스카이 라인'이니.... 솔직히 우주 전쟁도 사실 수작으로 까지 보기 힘든 상황에서
나머진 진짜 여러분의 소중한 지갑의 돈을 낭비하는 수준 아닙니까?
그런데 그런 이야기 구조(내러티브)를 그냥 가져다 썼습니다.
다행히 주인공이 샘 윗위키는 아닙니다. 사실 트포씨리즈에서 샘은 대체 왜 저런
주인공을 썼냐 싶을 정도로 매력없고 허접한 캐릭터였어요. 성장이라도 보이는
1편은 그나마 낫죠. 2-3편은 뭐 저딴인간이 싶을 정도였습니다.
(배우 본인의 일탈도 있지만) 여튼 바뀌었습니다. 3편과 달리 여주인공도 이뻐요.
근데 주인공 마크 윌버그가 여주에게 아버지라는 소리를 들을 때 우리는
떠올려야 했습니다. 마이클 베이의 또다른 영화 "아마겟돈"을요.
그렇습니다. 평범한 루저 아빠가 변변치않은 이유로 사건에 끼어들었다가
딸을 지키기 위해 사투를 벌이다 보니 딸 남친과 세상을 구하는
그런 재탕의 도가니 탕 같은 플롯이었던 것입니다. 심지어 텍사스랩니다.
평범하고 보수적인 딸을 둔 텍사스 남자들은 참 세상도 잘구해요.
이번작은 3편이 미군 홍보 영화가 된 것에 비판이 싫었었는지
우주전쟁에 아마겟돈을 더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한숨이 나오죠? 물론 같은 플롯이라도 양념과 연출에 따라 좋은 영화가 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완전히 같은 스톡홀름 신드롬 플롯이라도 라스트 사무라이를
비판하고 아바타를 고평가 하는 이유가 다 있지 않겠습니까?
근데 트포4는 아주 전형적이고 진부하게 똑같이 갑니다.
뭐 좋습니다. 어차피 트포 씨리즈는 오토봇 보는 맛에 보는 거잖아요?
아 근데 진짜 이 로봇들의 캐릭터는 씨바 할말을 잃었습니다 수준입니다.
로봇이라고 저렇게 말도 안되는 과장되고 단순무도한 단선적인 캐릭터를
표현해야 합니까? 영화 주인공은 입체적이야 매력적이라는 것은 영화나 연극관련
학과가 아니더라 국문학과나 만화 애니메이션 학과 1학년 들도 알겠습니다.
이건 뭐 단순 무식에 죄다 소시오패스에 싸이코 패스 같습니다.
그나마 정상이어야 할 옵티머스도 오락가락이고 딴 놈들은 과연 고대문명의
생명체인가 의구심이 납니다. 지적 수준들이 의심스러울 정도에요.
록다운도 마찬가지고요. 대체 캐릭터 설정을 이딴식으로 하는 이유가 뭘까요?
사람들 조연은 그나마 낫냐고요? 그것도 아닙니다. 참....
감초 같은 조연은 제로의 영역입니다. 그리고 마이클 베이는 개그를 하고 싶으면
각본가 부터 꼭 바꾸라고 하고 싶네요.
파워레인저 헐리우드 영화판을 미리 체험 시켜주는 공룡 로봇들은 나름
볼맛이 있습니다만, 위에서 언급한대로 얼마 등장을 안해요. 활약이 적습니다.
심지어 공룡 종류가 여럿인데 보이는건 티라노 뿐. 딴 로봇들은 한 씬 씩 나오는
정도입니다. 시퀀스도 아니고 씬이에요....
다행인 것 이렇게 허접한 점이 많음에도 영화가 지루함이 적다는 겁니다. 아무 이유없이
터지고 터지고 터지는 데 이렇게 까지 볼만하게는 만드는 것은 진짜 평가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잭스나이더가 무지 극단적이 된 감독이 마이클 베이라고 봐요. 심지어
잭스나이더도 트랜스포머 같은 영화는 무리라고 봐요. 터지고 쏘고 부스고 카메라 돌리는
아날로그 액션은 마이클베이의 비슷한 수준으로도 갈 감독은 거의 없습니다. 잭스나이더는
MTV류의 화려하고 빠른 편집에 센스 있고 폼나는 액션에 강하지만 마이클베이는 배우들이
뛰고 날르고 구르고 폭탄이 수도 없이 터지는 아날로그 폭발 성애자니까요.
전 그런이유로 트랜스포머 5를 마이클 베이가 연출하는 것에 불만은 없습니다. 마이클베이도
가끔은(정말 가끔은) 좋은 영화를 만들기도 하거든요. 스필버그 같은 훌륭한 감독이 기획자에
속해 있으면서도 마이클베이를 계속 쓰는 이유기도 하겠죠. 실제로 성적도 좋구요.
다만 각본가는 제발 바꿨으면 좋겠습니다. 3편째 똑같은 각본가입니다. 1편빼고 다
같은 각본가입니다. 근데 아시죠 1편이후 다 이야기가 형편없었다는 점.
많은걸 바라지 않습니다. 1편의 각본가를 되돌려 왔으면 좋겠어요.
최근 엣지 오브 투모로우와 어메이징스파이더맨2 각본썼더군요,
이 각본가도 복불복이긴 하지만 적어도 지금 각본가보단 훨 나을 것 같더군요.
아주 비판 위주로 썼지만 전 사실 생각보다 재밌게 봤습니다. 지루하진 않더군요.
전 비교적 클리셰를 즐기는 편이기 떄문이기도 하지만 연출과 편집을 공부한 입장으로
마이클 베이만의 장점을 충분히 통감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솔직히 대단한 것은
대단한 것이죠. 따라서 마이클 베이가 지나친 비판을 받고 있는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도 조금은(아주 조금만) 듭니다. 어쨋든 이 씨리즈에 기여한 바가
크지 않습니까? 영화 비평의 기준에 내러티브만 있는 것도 아니고 클리셰를
비틀지 못한 것이 장점은 못되더라도 단점이 꼭 되라는 법도 없으니까요.
적어도 이렇게 평범하고 장점없는 영화를 이렇게 까지 화끈하게 표현해 내는것도
재능은 재능이니까요. 특히 서브컬처를 좋아하는 덕후들에게는 좀더 장점이
많은 영화겠죠. (반면 진성 트포빠들에게는 오히려 단점이 더 크고요)
영화 자체를 남에게 추천하지 못하겠습니다. 그러나 조금은 후하게 보고
싶기도 하네요. 하지만 5가 또 이렇게 나오면 위에서 비판한 것 이상으로
비판하겠죠.
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