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 개봉을 앞두고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를 다시금 다루는 리뷰입니다.
장대한 서사시가 될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2번째 이야기입니다. 사실 이 영화는 바로 몇 5년 전에 개봉되고 사실상 흥행에 실패한 <헐크>의 리부트이기도 하죠. 이안 감독의 <헐크>는 그렇게 까지 나쁜 영화는 아니었습니다. 감독의 능력이 어디를 가진 않으니까요. 하지만 이안 감독은 연출력은 좋지만 서브컬처에 대한 조예나 슈퍼 히어로 장르에 대한 이해에 있어서는 조금은 아쉬운 면이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나쁘지 않았으나 그렇게 좋지도 않았고 무엇보다 재미 면에서 상당히 관객의 불평이 많았습니다. 슈퍼 히어로 장르는 엄연히 재미를 우선시 하는 블록버스터 영화니까요. 지금이야 완성도도 꿰차고 있는 경우가 많지만 일반적으로 재미가 우선이죠.
그래서 유니버셜은 마블 스튜디오를 기반으로 다시 만들기로 합니다. 그리고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 기반을 둔 작품으로 제작되게 됩니다. 액션 작품을 몇 편 찍어본 감독을 선임했을 때의 마블의 목적은 분명합니다. 전작보다 액션과 화려함에 치중하겠다는 것이죠. 동시에 에드워드 노튼 같은 인기 있는 연기파 배우를 주연으로 삼아 만듦새도 신경을 쓰려했죠.
아직 MCU가 완벽하게 체계가 잡히지 않았고 마블 스튜디오의 2번째 작품에 속하다보니 전반적으로 아쉬움이 많습니다. 액션이 많이 지긴 했지만 그렇게 헐크를 활용한 액션 장면들이 인상적으로는 보긴 힘들 것 같습니다. 차후에 나온 <어벤저스>에서 헐크가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을 생각한다면 이는 분명 아쉬운 점입니다. 또한 캐릭터의 빌드에서도 아쉬움이 많습니다. 사실상 이름값에 비해 에릭 바나의 전작과 다른 것이 많이 느껴지지 않는 에드워드 노턴도 그렇고 전반적으로 아쉬움이 많습니다. 이는 연기가 나쁘다고 보다 제작진의 전반적인 캐릭터를 너무 심심하게 설정한 느낌이 좀 듭니다. 물론 여주인공 러브 타일러는 정말 발연기입니다만.
이야기도 그리 짜임새 있게 느껴지지 않아요. 전작처럼 너무 이야기에 치중하지 않았지만 그러다보니 도리어 진부한 느낌이 들고 지금 마블에서 느껴지는 높은 디테일을 가진 각본의 짜임새라던가 독특한 묘미가 느껴지지 않습니다. 이는 역시 과도기적인 작품이기 때문에 더욱 그런 것 같군요. 또 하나의 재미인 MCU 세계관을 즐기는 요소도 많지 않습니다. 트리비아나 스몰 디테일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사실상 마지막에 토니 스타크가 카메오 출연하는 장면을 제외하고는 마블 세계관을 즐길 여지가 적습니다.
오히려 이안 감독의 <헐크>보다 완성도의 질은 더 부족한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도 듭니다. 단순히 재미 요소로만 본다면 치고 박는 장면이 많은 이 영화가 조금은 나을지도 모르지만 적어도 이 영화에서는 각본의 고민의 흔적이 많이 느껴지질 않거든요. 제작 과정에서도 문제가 많았는지 에드워드 노턴이 차기작에서 하차한 것 보면 전반적으로 미숙함이 드러나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와는 별개로 5년이라는 짧은 세월이 CG 기술의 얼마나 변화를 주었는지 알 수 있었을 만큼 헐크의 모습이나 전반적 영상의 때깔이 참 좋습니다. 사실 아이언맨 1편과 곧 나올 <캡틴아메리카: 시빌워>의 간격이 8년이고 MCU의 작품들을 쭉 이어보면 기술의 발전이 느껴집니다.
뭐, 사실 따지고 보면 또 그렇게 나쁜 영화는 아닙니다. MCU 영화의 특징 중 하나가 최소한의 재미와 완성도는 보장하는 점이니까요. 하지만 2-3번 보기에는 시간이 요즘같이 볼 것이 많은 세상에 시간이 아까운 감이 있고 MCU 돌아보기에는 살짝 빼셔도 무방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냥 카메오 장면만 봐도 무방하니까요.
단평 : 아니 뭐 그래도 이 영화에서 망친 헐크를 어벤저스에서 살려냈으니까. 3/5
힘이 부족할 때나 연장을 쓰는 거라고 생각하는 입장에서
힘만빵 캐릭인 헐크가 툭하면 쓰는 연장질은 별로 보기 안좋았습니다.
특히 헐크와 동급이나 약간 쎄게 묘사된 빌런을 연장으로 쓰러뜨렸을 때
헐크도 저 정도 연장이면 쓰러뜨릴 수 있겠네 하는 생각이 들어서
03년도판 헐크에 비해 약하게 느껴지더군요.
단평: 헐크가 힘이 쎄게 안느껴지더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