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부터 유시민 작가의 <국가란 무엇인가>를 읽고 있었다. 뉴스에서 오열하는 유 작가의 모습을 보니 감정 이입이 돼서 책을 계속 읽기가 힘들다. 어쩜 사람이 그리 독한가? 당신의 고통을 남겨진 자들에게 미루는 것이라는 걸 모르지 않았을 것이다.
더욱 비통한 것은 이것이 정치적 선택이었다는 점이다. 당과 진영을 위한 선택도 없지 않았을 것이다. 결국 현 정권을 탄생시킨 것도 결국 먼저 떠난 분의 슬픈 선택 때문이었다.
신념을 잃는 것은 삶을 잃는 것이다. 그러나 결국 인간은 완전히 고결할 수 없다. 학살자도, 돈의 신도, 독재자의 딸도 아직 멀쩡히 살아 있다. 뻔뻔하게 사는 것도 용기이거늘.
작년에 아끼던 보컬리스트 둘이 자살을 선택했다. 그러나 아끼던 사람들의 죽음은 도저히 익숙해지지 않는다. 오늘은 떠난 이를 위해 술 한잔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