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허쉬
1. 넷플릭스에 자주 보이던 슬래셔 호러 무비다.
2. 섬네일의 살인마가 할로윈의 마이크 마이어스 짝퉁 마스크 같은 것을 쓰고 있었다. 그냥 사람
찢어발기는 짝퉁 슬래셔라 생각했기에 그다지 볼 생각이 없었다
3. 하지만 얼마 전에 '할로윈(2018)'이 넘나 재밌는
것이라, 다른 슬래셔 무비를 하나 더 볼까 했다. 그래서
마우스 커서를 클릭했다. 프리뷰에 '청각 장애가 있는 작가'와 '복면을 쓴 살인자'라는
키워드가 있었다. 그리고 감독 이름을 보니 마이크 플래너건이었다.
4. 마이크 플래너건 영화를 딱 하나 본 적이 있는데 ‘위자: 저주의
시작’이다. 수면제 효과가 작렬하는 1편에 비해 프리퀄 영화인 2편은 꽤 완성도가 좋은 영화였다. 바로 2편의 바뀐 감독이 마이크 플래너건이다. 알고 보니 이 영화 '허쉬' 다음에
찍은 것이 그 영화였다.
5. '오큘러스'라는 작품도 좋다고 들었고, 넷플에서 제작한
스티븐 킹 영화인 '제럴드의 게임'의 감독이라고도 한다. 둘 다 보지 못했지만 저예산 호러 계에서 나름 입소문이 돌던 영화들이다. 게다가
차기작도 스티븐 킹 영화라고 한다. 게다가 요즘 핫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호러 시리즈 드라마 ‘힐 하우스의 유령’도 연출했다고 한다. 이른바 “어머, 이건
봐야해” 라며 내가 아껴두던 작품들이다.
6. 먼저 본 영화가 ‘위자: 저주의 시작’였기 때문에 ‘컨저링’의
뉴 라인 시네마 스타일을 생각했는데 이 영화는 오히려 톡톡튀는 인디 영화 느낌이 강한 블룸하우스 느낌이 났다. 전통적인
소재를 클리셰로 밀당하는 스타일이 아니라 독특한 소재와 전개로 장르의 전형성을 피해 가는 형식에 가깝다.
7 영화의
내러티브가 촘촘하지는 않다. 살인자의 행동을 이해하기 힘들고, 주인공이
계속 살아남는 장면들이 감독의 고민이 느껴지지만, 설득력이 뛰어나다고 보긴 힘들다. 운이 좋았다. 그리고 클라이막스에서도 대단한 해결 방법이 있는 것도
아니며, 예상치 못한 상황을 만들기 위한 장치를 너무 남발해서 오히려 지치는 감이 있다.
8. 하지만
듣지 못하고 소리를 지르지 못하는 여성을 통해 창출해내는 서스펜스는 쉬이 영화에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든다. 마스크
살인마의 전형성을 깬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다. 주인공이 말을 하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살인마의
대사가 강조하는 선택을 했을 것이다. 표정과 생각을 읽을 수 없는 무언의 악마는 마이클 마이어스와 제이슨으로
족하다.
9. 다만, 내가 감독이라면 살인마가 무언가 말을 하더라도 주인공뿐만 아니라 관객도 못 듣게 했을 것이다. 무성 영화라면 어땠을까? 너무 실험적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