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블랙코미디의 기본은 아이러니다. 삶도 세상도 아이러니투성이다. 그런 세상이 아서를 억지로 웃게 만든다. 하지만 세상 사람은 아서를 비웃지만, 그의 희극 연기에는 웃지 않는다.
2. 자 보아라! 멋들어지게 춤추고 소리 내 크게 한번 웃어보자. 비명 내지 말고 웃어보라니까?
3. 아서의 춤사위 뒤에는 선혈이 펼쳐지지만, 누가 그에게 돈을 던질 수 있단 말인가? 뭐, 나중에 배트맨이 배트랑은 던져주겠지.
4. 베니스 영화제 수상이 확실히 이해가 간다. 칸에서 기생충이 수상한 것과 일맥상통하는 이야기기 때문이다. 다분히 정치적이고 그에 따른 분노를 담고 있다.
5. 이 영화를 트럼프 적이라고 말하는 거나 모방 범죄를 일으킬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은 바보라고밖에 할 수 없겠다. 트럼프 같은 놈들은 총 맞아 죽었고, 이야기는 전형적으로 피해자가 가해자가 된 이야기다. <기생충> 같은 영화에는 왜 그딴소리를 하지 않았지? 단지 조커의 춤사위가 너무 기가 막힐 정도로 멋들어지기 때문일 것이다. 농담거리도 못 되는 비웃음거리다.
6. 오랫동안 <다크나이트>를 능가할 코믹북 원작 영화는 없으리라 생각했다. 내 생각이 틀렸다. <다크나이트>가 이정표라면 <조커>는 종착역이다. 마스터피스라는 표현은 이런 영화를 말하기 위해 존재한다.
7. 호아킨 피닉스는 분장없이도 조커 그 자체다. 조커의 상징은 물감이 아니다. 분노를 웃음으로 표현하는 아이러니 그 자체다. 호아킨 피닉스가 이 영화로 아카데미 주연상을 받지 못한다면 아카데미 자체가 하나의 농담이 될 것이다.
8. 기존의 조커들과 비교해 어느 조커가 좋은가라는 쓸데 없는 비교는 하고 싶지 않다. 비교할 수 없는 것을 비교하는 것
또한 질 나쁜 코미디니까.
9. 앨런 무어의 걸작 만화 <킬링 조크>보다도 이 영화 <조커>가 더 훌륭하다고 단언하겠다. 그 정도로 좋았다. 슈퍼히어로물이라는 한계 안에 존재했던 그 만화와 달리 <조커>는 세상 밖으로 나온 이야기다.
PS. 스포일러 포함한 제대로된 리뷰 글은 따로 작성할 예정입니다. 영화에서 말하고 싶은 디테일이 참 많네요.
호아킨 피닉스의 조커는 또 다른 방향에서 조커의 완성형을 보여준 것 같습니다.
말씀하신대로 분장을 하지 않은 모습에서도 조커가 떠오를 정도로 완벽하게 조커를 연기했어요.
영화제 수상소식 듣고 명작일거라고 생각했지만 기대 이상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