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념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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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강철비2: 정상회담 리뷰 (0) 2020/07/29 PM 09:41

극장에서 만난 <강철비2:정상회담>은 꽤 재미난 경험이다. 이 영화는 상당히 직설적이고 대담하다. 

 

현재 동북아 정세를 그대로 반영한 소재에 '하노이 회담'이나 독도나 센카쿠 열도 영유권 분쟁 같은 민감한 소재를 직설적으로 사용했다. 한국의 복잡한 정치 상황과 지지자들도 양극으로 갈린 상황에서 이런 현재를 반여하는 것은 보통 용기가 아니다. 특히 정우성, 유연석, 그리고 앵거스 맥페이든이 연기한 남한 대통령, 북한 위원장, 미국 대통령 이 3명은 누가 봐도 문재인, 김정은, 트럼프를 투영시킨 캐릭터다. 그리고 이 셋의 정상회담이 실제있었던 정상회담들을 연상시킨다는 점이다. 게다가 그 디테일이 매우 높고 실제 사건을 교묘하게 인용하고 있다.


시퀄 영화를 표방했지만, 전작과 연결되는 내용은 아니다. 오히려 전작과 현실의 평형 세계에 가깝다. 그런데 왜 이 영화가 2편인지는 영화가 전환점을 맞는 시점에서 드러난다. 북에서 특정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전작과 비슷한 상황이 펼쳐지는 것이다.


중반을 넘어서 3명의 정상이 좁은 공간에서 티격태격하는 만담이 꽤 웃기는데 황산벌 이후 가장 재미난 정치 풍자극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밀도 높은 블랙 코미디를 선사한다. 요 몇 년 격변의 현대사에서 뉴스를 즐겨봤던 분들은 정말 흥미롭게 볼 수 있을 것이다. 감독이 정말 탁월한 이야기꾼 인 건 분명하다.


밀리터리 덕후 감독 답게 후반 잠수함 시퀀스는 상당히 훌륭하다. 잠수함을 다룬 장르물로서도 한몫 잘 해낸다. 양우석 감독이 의외로 스릴과 서스펜스를 가지고 놀 줄 안다. 호러나 스릴러를 해도 뛰어난 연출력을 보이지 않을까?


이 영화는 사실 정치적 요소는 강하다. 많은 이들이 이 영화는 현 정권의 외교 정책에 찬성하고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정우성은 정말 문재인 같다. 북미가 깽판 치고 있을 때 참고 또 참으며 끝까지 양보하며 길을 제시하는, 야당이 보면 정말 답답하기 그지없을, 그 모습 그대로다. 묵묵하게 그리고 뚝심 있게 버티고 또 양보한다. 북 위원장은 젋고 치기어린 모습을 보이고, 미국 대통령은 정말 천방지축 트럼프 같다. 셋은 골고루 풍자되어 있다(근데 원래 트럼프는 본인 자체가 워낙 쇼맨십이 강해서 지멋대로라 영화가 풍자인지 현실반영인지 헷갈린다). 미국은 다소 좌파들이 흔히 생각하는 거만하고 이기적인 모습으로 그려지고 일본은 빌어먹을 극우가 나오며, 중국 역시 협잡이나 하는 악당 같은 모습으로 그려진다. 즉, 이 작품은 완전하게 냉철한 작품은 아니다. 어느 정도 선악의 편이 갈라져 있고 적어도 보수적인 성향의 사람은 영화의 플롯이나 메시지에 납득하지 못 할 수도 있다. 그나마 전작은 핵 문제에 관해서는 보수층이 좋아할 결말이 있었는데, 이번 작의 결말은 상당히 낭만적이고 이상적이다. 즉, '제발 이렇게 좀 되어 주라.' 라는 많은 이들의 희망이 담겨 있다.


감독은 좀 더 냉정하고 비극적으로 그렸다면 완성도를 높인 작가주의 작품이 될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감독은 상업 영화의 선을 지켰다. 국뽕도 있고 희망도 담았다. 감독의 의도는 분명하다. 적어도 나 역시 엔딩을 보며 제발 이렇게 되었으면 하고 마음 속으로 빌었으니까.

 

한줄 : 작금의 현실을 투영한 대담함과 의의로 번뜩이는 풍자, 그리고 한반도의 평화를 바라는 다소 이상적인 희망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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