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오기전 3일전쯤인가.. 그날 정말더웠죠.
제방이 옥탑방인데 요즘들어 이상하게 옥상 지붕쪽에 계속 말벌들이 꼬이는 현상이 있었습니다.
말벌이 꼬이는 이유를 검색해보니 무언가의 냄새에 이끌려서 모인다던데
처음엔 이놈들이 지붕쪽 난간에 집을 지은게 아닌가 하고 여기저기 살펴봤는데
집을 짓진 않고 그냥 지붕 난간쪽을 배회하더군요. 그쪽에서 태양열에 옥상 지붕 난간에 붙인자재같은것에서 냄새가 발생해서 그곳에 말벌이 꼬이는게 아닌가 싶더라구요.
가끔 빨래 널러 올라오시는 어머니나 화분손질하러 올라오시는 아버지에겐 상당히 위험한 존재여서
벼르고있었습니다. 겨울 패딩같은거로 상하위 전부 무장하고 하이바같은거 쓰고 다 잡아버릴까 하구요.
근데 3일전... 정말 옥상이 미칠듯이 더워서 진짜 잠시도 밖에 서있지 못할정도로
건물 복사열과 직사광선이 옥상에 내리쬐던 그날...
밖에 나가보니 계속 옥상에 배회중이던 말벌들이 집단으로 바닥을 기어다니고 있었습니다.
숫자를 세어보니 한 7마리정도...ㄷㄷㄷ
크기도 겁나 큰놈들이 갤갤대면서 바닥을 기어다니는데 처음엔 이놈들 괜히 잡으러 갔다 붕~ 날라서
날 쏘는건 아닌가 하고 겁나서 슬금 슬금 다가갔는데 아니나 다를까
앉아있던 한놈이 부웅~ 하면서 날더군요.
급히 피신해서 대책을 강구했습니다.
저걸 어떻게 해야하나...그냥 놔두자니 위험하고...
그래도 생명인데 슈발 저걸 살려야돼 죽여야돼 그냥 날아갔음 좋겠는데...
이런 오만가지 생각을 하고 대충 옷을 두껍게 입고 모자티를 입고 머리를 대강 보호하고 파리채를 들고 나왔습니다.
몇마리 날라댕기는놈들은 잡을라구요.
근데 이놈들 대부분 맛탱이가 가서 서서히 죽더라구요.
얼마나 더우면 말벌들이 집단으로 이렇게 죽는지....-_-;
몇마리는 이미 죽어계시고 몇놈들은 비실비실 날다 시름시름 죽어가더군요.
이대로 불타버릴듯한 뜨거운 옥상바닥에서 타죽느니 차라리 최후의 일격을 가해주자 하고
근 7마리를 파리채로 단숨에 숨통을 끊어주었습니다.
그리고 말벌 시체들을 쓸어담아서 옥상에 나뭇잎같은거 대강 모아놓는 쓰레기 버리는곳에 모아놨더니
다음날 어머니 그거 치우시다 놀래서 기겁을 하시더라구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레알 이놈의 말벌 계속 날아오면 좀 문제가 커지는데 이걸 119에 신고하자니
저희집에 벌집이 있는거도 아니고...
그렇다고 없애려 하자니 위험하고 어디서 계속 날아와서 꼬이는지 모르겠고...
제발좀 안날아왔으면 좋겠는데...
말벌도 사람한텐 해충 취급 받긴 하는데 이놈들 없으면 진짜 해충들이 겁나 늘어날수도 있다더라구요.
꿀벌은 꿀을 채취하지만 말벌은 해충들을 잡아서 고기경단을 만들어 집에 저장해놓는다함.
하지만 양봉업자들에겐 악마와도 같은존재...
아무튼 말벌 조심해야겠습니다.
요새 산으로 피서가시는 분들 벌 습격 많이 받으신다는데 조심하시길 ㄷㄷ
말벌 잡는데는 파리채보단 뿌리는 모기약을 쓰세요. 파리채는 날아 다니는 말벌에겐 오히려 성내게 만드는...
저희집 처마 밑에 둥지를 틀었었는데 119불렀더니 뿌리는 모기약으로 말살 시키더군요.
그 이후론 119따로 안부르고 모기약 뿌려서 잡았습니다. 바로바로 픽픽쓰러져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