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니던 학원에서 워크샵같은걸 2박 3일로 갔다. 직업학원같은곳이어서 나이대도 비교적 다양했고 19세부터 35세 사이까지 여러종류의 사람이 있었다.
인원수도 꽤 됐기때문에 한 백여명정도 됐으려나?
조를 이루어서 행동할수 있게끔 배치를 했고 그렇다 보니 같은 조 끼리 친해질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었다.
그리고 되도록 폭넓게 친분을 나눌수 있도록 원래 수업받는 같은 반 학생들을 찢어서 분배했기때문에 한 조에 자신이 아는사람은 무척이나 적었다. 그렇다보니 처음엔 서먹서먹했는데 시간이 지나고 같이 먹고자면서 친해질수 있었다.
그렇게 이틀을 보내고 삼일째 아침 나는 전날 속상한일이 있어서 뜬눈으로 밤을샜고 너무 속상한나머지 술도 들어가지 않았다. 그렇게 멀뚱멀뚱있다가 너무 답답해서 주변 산책이나 하려고 일어나서 한바퀴 도는데 같은 수업받던 한 동생이 어디서 들었는지 모르겠지만 눈치를 채고 나를 달래기 위해 같이 산책을 했고 나는 적당히 대꾸하면서 숙소로 돌아왔다.
거의 잠을 못자서 피곤하지만 이상하게도 정신은 말똥말똥한 그런 상태로 누워있었는데 같이 수업을 받는 동생 둘이 술을들고 찾아왔다.
지금에야 그녀석들에 대해서 자세히 알지만 당시에는 내가 편입 비스무리한것때문에 같은반 형, 동생들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해서 약간의 거리감이 있었다. 특히 아침에 찾아온 두녀석은 내게는 왠지모를 거리감이 있었고 그것은 아마도 나로부터 생겨난것일지도 모르겠다.
C녀석은 키고 크고 잘생겼으며 그때당시 내가 느끼기로는 성격도 뭔가 좀 개방적이었으나 어딘가 좀 허술해보이는 녀석이었고 D는 그 희귀하다는 여자사람중 한명이었으며 솔직히 그당시에 나는 왠지 모르겠지만 그다지 내켜하지 않아서 통성명만 하고 그다지 대화를 한적이 없다.
C와 D는 밤새도록 술을 마셨는데 모든 숙소를 다 돌고 혹시 술이 없나 해서 돌고돌다가 선생님들 방에서 술을 몰래 빼와서 내가 있던 숙소로 온것이었다. 그렇다보니 정상이라고는 볼수 없을정도로 만취상태였는데 그럼에도 깨어있는게 나밖에 없으니 같이 술을 하자고 권했다. 이미 안주는 다 떨어진 상태고 남아있는거라고는 김치뿐이었는데 나도 속상한일도 있고 해서 그냥 생각없이 끼었던것 같다.
나때문에 어색해진것 같았지만 나는 그냥 건성으로 대화를 참여하면서 소주만 깔짝댔다. 말그대로 귀만 열어놓은 격.
할얘기가 없을때 가장 재밌는 얘기라면 단연코 남여문제를 빼놓을수 없다. 그렇다 보니 C와 D는 학원내에 커플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했고 나도 관심이 있어서 쫑긋하고 집중하며 듣고 있었는데 마침 나와 친분이 있는 A와 친했던 동생 E의 애기가 나왔다. C와 D도 내가 A, E와 친한걸 알고있어서 혹시 알고있는 얘기가 있으면 알려달라고 그랬기때문에 그때부터 나도 적극적으로 대화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그러다가B의 얘기가 나왔는데 그 얘기부터는 나도 잘 모르는 이야기라서 굉장히 집중적으로 들었던거 같다.
(A와 B의 설명은 이쪽)
"오빠 그거 알아요? F가 B 엄청 좋아해서 계속 따라다니는거?"
F는 이번 워크샵에서 알게 된 녀석인데 집중력이 좋고 목소리도 제법 좋지만 뚱뚱하고 얼굴이 통통해서 여성들에게 매력어필을 하기에는 많은 부분이 부족한 녀석이었다.
"음? 처음듣는 얘긴데? 계속해봐"
순간적으로 F와 내가 같은조라서 당연히 F는 복층구조로 된 숙소의 바로 윗층에 잠들어있었으나 설마 깨어있겠어? 라는 안이한 생각으로 대화를 이어갔다.
D의 이야기로는 F가 B를 굉장히 좋아하는데 고백할 용기는 없고 해서 주변에서 계속 맴돌다가 F가 능력이 좀 되니 B가 필요할때만 F를 찾는다더라는게 주요 얘기 였다.
나는 B와 F 둘다 친분이 있었기때문에 대꾸하는데 있어서 좀 조심스러웠는데 그렇다보니 B와 F의 얘기보다는 학원에 와서 연얘를 하려고 하는 애들이 이상하다는 식의 원론적인 문제에만 집중적으로 비판을 했다. 그러다가 뭔가 사이한 기운을 느꼈는데 C가 술을 구하러 간다면서 숙소를 나갔고 잠시후에 윗층에서 부시럭 대는소리와 함께 F가 내려왔다. 곁눈질로 살짝 보니 방금 자다깬 표정이 아니었다. 아무래도 처음부터 얘기를 다 듣고 있었던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