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은 불친절하고 예의없이 찾아온다.
작년 11월 전까지는... 다섯식구였다.
그러나 1년사이에 가족, 친인척이 3명이나 하늘로 가셨다.
또한 이미 금이 가버린 이 가족관계는 더이상 돌이키기 힘들것 같다.
나에게 있어 가족이란 엄마를 빼놓을 수가 없는데 이제 안계신다. 보고싶어도 다시 볼 수가 없다. 아직 두달이 좀 못되게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도 현실감각이 없다.
고향에 내려가면 엄마가 반겨줄거 같다. 그래서 생각보다 슬프진 않았다. 다만 화장할때는 좀 참기 어려웠다.
문제는 그 이후 였는데, 누나와 동생이 큰 문제가 됐다. 사실 내가 대학생이 된 이후로 거의 대화를 해본적이 없다. 아니 대화 자체는 많이 했던것 같다. 다만 일회성이었을 뿐.
그래서 이정도로 깊은 골이 있을줄은 몰랐다. 애써 무시했을지도 모르겠다.
나는 내 나름대로 어렸을적 내가 지은죄가 있기 때문에 최대한 살갑고 배려를 했다고 생각했는데, 누나 동생 입장에서는 전혀 아니었나 보다.
엄마가 계실때는 몰랐다.가족을 이어주는 연결고리였으니까. 모든게 엄마를 통해서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졌다.
하지만 그 고리가 끊어진 지금은 나에게 가족이란 뭘까 라는 생각만 든다.
누나와 동생의 사이는 좋은것 같다. 화이애애 하고 대화도 자주 한다.
그러나 내가 끼게 되면 대화가 줄어든다. 나도 눈치가 있으니 그냥 그 자리를 피해버린다.
이렇게 되고보니 우리 집안에서 내 존재가 붕 떠버렸다.
아마 동생이 원하던 복수가 이런 형태였다면, 정말 멋지게 성공 한거 같다. 남아버린 가족을 느낄때 비릿한 감정을 감출수가 없으니까.
또한 누나가 나에게 던지는 께름직해하는 시선은 정말 감당하기 힘들다. 종종 생각한다. 내가 이 집안에서 빠지는게 그들이 원하는거라면 그냥 웃으면 나가버리자고.
내가 밖에서 사람들과 대화하고 즐겁게 해주고 싶어했던것들은 비어버린 그것을 대신하기 위한거였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