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초에 고향에 갔다가 다시 서울로 오는 기차를 탔습니다.
자다 깨다를 반복하면서 영등포역에 거의 도착해서 속도를 줄여갈 무렵 내릴준비를 하려고 짐을 챙기고 내렸습니다.
계단에 오르면서 습관적으로 뒷주머니에 있는 지갑을 꺼내려는데 순간 뒷골이 땡기더군요.
뒷주머니에 있어야할 지갑이 없었습니다.
순간 핏기가 가시며 다시 기차로 갔습니다. 아직 기차는 출발하지 않아서 다시 기차에 올랐는데 기차문이 닫혔습니다.
서둘러 앉았던 자리를 뒤져봤는데 지갑은 없었습니다. 마침 근처에 있던 차장?(정확한 명칭은 모름)님을 불러서 상황을 설명했더니 무전기 같은걸로 어딘가에 연락을 하시더라구요.
그리고 그 차장님이랑 같이 제가 이동했던 동선을 훝었습니다만 지갑은 없었습니다.
사람이 당황을 하니 완전 바보가 되더라구요. 진짜 아무생각안나더라구요.
그러다가 차장님이 혹시 기차타기전에 어디 있었냐고 묻길래 차 운전하고 바로 기차탔다고 했더니 혹시 차에 놓고 온거 아니냐고 그러길래 집에 전화해서 차좀 뒤져보라고 했습니다.
저때문에 5분정도 지연하다가 더이상 지연할수 없대서 용산역으로 출발했습니다.
그리고 초조하게 기차안에서 기다리는데 집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차 운전석에 지갑이 있었다고.
안도감과 함께 부끄러움이 밀려오더군요. 저때문에 난리를 피운거니까요. 그래서 차장님께 말씀드렸습니다.
지갑찾았다고 그랬더니 한번 씩 웃으시면서 잘 됐다고 그러시더라구요.
고마움과 함께 기차에 탔던 모든분들께 상당한 민폐를 끼친거라서 몸둘바를 모르겠더라구요.
그래서 그 자리에서 죄송합니다 한번 크게 외치고 용산역에서 내렸습니다.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화끈화끈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