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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식상하지만 군대얘기 (2) 2014/04/01 AM 12:52
저는 4.2인치 박격포가 주특기였으며 5개분대로 이루어진 1소대에 속해있었습니다. 원래 1분대 소속이었다가 전역인원때문에 분대 불균형이 생겨서 결국 3분대로 소속이 옮겨졌습니다.

당시 자대배치 받은지 얼마 안됐고 어리버리 했습니다. 또한 제가 눈치도 좋다고는 할수 없었죠.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뭐 군생활이 다 뻔하겠지만 어딜가나 자신을 싫어하는사람은 있기 마련이고, 저는 저를 싫어하는사람에게 아부를 하는거에 익숙하지 않았기에 초반에 고생을 좀 했습니다. 그렇게 군생활을 하면서 저에게도 후임이 한명 들어왔는데 제가 10월 군번이고 그친구가 12월 군번이었죠. 제 바로 위 선임은 6월이구요.

박격포 특성상 한개소대가 같은 내무실을 사용하지만 분대생활이 더욱 강조되다보니 명령이 겹치는경우 분대선임의 말을 따르게 됩니다. 그런것 때문에 트러블도 자주 일어나지요.(훈련이 아니라 생활할시)

제 바로 위의 선임은 소대내에서 고문관 까지는 아니지만 관심사병이었습니다. 항상 문제를 일으켰죠. 여자문제때문에 중대를 뒤집은 적도 있고 일병달자마자 상병 혹은 병장처럼 행새하며 농땡이 치다가걸려서 갈굼당했죠. 그러다보니 소대내에서 싫어하고 그사람 말은 안믿고 무시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이사람은 특히 4월군번이었던 1소대 선임과 사이가 나빴는데 덕분에 제가 고생을 좀 했죠. 항상 명령이 겹칩니다. 1소대 선임(분대 옮기기 전 선임)이 저에게 뭐 시키면 내 선임이 다른걸 시키죠. 그럼 어쩔수 없이 분대선임말을 따르고 1소대 선임에게 갈굼당합니다. 이런생활이 6개월정도 됐습니다.

그러다보니 군생황이 편할날이 없습니다. 욕도 오지게 먹고 자살생각도 한적있을정도로 힘들었습니다.(뭐 욱해서 순간적인 것이긴 했지만요)

군생활 하면서 느낀게 하나 있다면 사람들이 내무부조리를 당하게 되면 자기가 고참되서 당한만큼 보복하려는 성향이 많은것 같았습니다. 제 사수가 바로 그러한 사람이었고 자기는 딱히 한것도 없으면서 대접을 받길 좋아했죠. 또한 자기가 당한만큼 이유없는 갈굼도 많았습니다. 그 대상은 주로 저와 제 부사수였고 항상 세트로 갈굼당했습니다. 하지만 소대내에서는 저랑 부사수가 왜 욕을먹는지 이해를 못할뿐더러 제 사수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봤죠.

그렇게 1년넘게 생활하다가 이러다간 내가 미칠거 같아서 선임을 제낄계획을 짰습니다. 먼저 소대내에서 제 선임과 사이가 않좋은 선임들을 포섭하고 소대장과 간부들에게 아부하며 진짜 맘에도 없는짓 하려니 미칠거 같았지만 제가 살려고 그렇게 물밑작업을 하고 최대한 좋은모습을 보이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어느정도 무르익었다고 판단될 무렵 제 선임이 이유없는 갈굼을 할때 제가 그냥 쌩깠습니다. 당연히 그놈이 미쳐 날뛰었고 소대가 발칵 뒤집혔지요. 마침 지나가던 타 소대장눈에 띄어서 중대장님에게 불려가 면담까지 하게 됩니다.

애초에 제가 일을 벌인 이유는 중대장님이 굉장히 냉철하며 객관적인 시각으로 일처리를 하기 때문에 중대장님 귀에만 들어가면 이건 이긴싸움으라고 생각했습니다. 당초 목적대로 중대장님과 면담을 했고 우리분대 뿐만 아니라 모든 소대원이 한명씩 불려가서 중대장님과 면담을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제 사수는 그 일 이후로 분대장 견장을 뺏기고 파견근무 형식으로 취사지원을 나가기 시작하고 저는 상병 4개월부터 분대장을 달아 짬밥에 비해 분대장을 일찍 달게 됐습니다.

그리고 병장쯤에 그 선임을 볼 기회가 잠깐 있었는데 목에 빨갛게 밧줄자국이 나있어서 알아보니 자살시도가 있었다는 얘기도 들리고 좀 흉흉 했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가끔 생각합니다. 과연 그렇게 까지 해야만 했어야 했나?
결과적으로 보면 비교적 멀쩡한 사람이 반병신이 됐는데 그 방법밖에 없었을까?
그리고 제가 지금까지 해왔던 일중에 가장 후회하는 일중에 하나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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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lverRain D    친구신청

잘하셨다고까지는 생각지 않지만, 님 입장에서 그 당시에 할 수 있는 그래도 괜찮은 방법을 택하신듯 합니다.
분명 여자 문제로 분란을 일으키고, 농땡이치다 걸려서 갈굼당하는.. 전형적인 자기 중심형 인간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 친구 생각하면서 군생활 하기에는 군생활이 너무 힘들죠.

저는 일이 좀 느린 편이어서 항상 일을 다 못해서 까이고는 했었는데, 그래도 꾀를 피우거나 하지는 않았기에 앞에선 까여도 뒤에서는 좋게들 봐주셨습니다. 그래서 버틸 수 있었죠.

저렇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었으면 정말 살 방법을 강구하게 되는 곳이 군대잖아요. 너무 마음 쓰지 마세요. 그리고, 그 자살 시도가 님 때문만은 아니었을 겁니다. 게다가 자살 시도만이 있었다는 건 진짜 죽을 용기도 없었다는 얘기도 됩니다. 힘내세요~~

DS_Tex    친구신청

제 생각에 글쓴분이 잘못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일로 마음이 약해져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선임 때문에 고생받았던 사람들을 생각해보세요. 글쓴이분이 아니라 다른 사람에 의해서도 터질 수 있었던 일입니다.

차라리 군대라서 그 선임은 다행이었을 지도 모릅니다. 사회였으면 더 나쁜 일까지 갔을 지도 모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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