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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빠레,뱃고동,뻐꾸기] 펌)매맞는 소방관 (4) 2013/11/21 AM 01:45
http://bbs3.agora.media.daum.net/gaia/do/story/read?bbsId=S102&articleId=588728&pageIndex=1


경찰차 동시출동에 대해 '현실적으로 어려우니 맞으면 신고하라'는 의견에 답합니다.
이번 사건을 예로 들어 답하자면,

18:12 출동지령.. 18:22 현장도착..
18:22 환자평가 및 구급차로 이송.. 18:23~30 매맞기, 무전으로 경찰 부르기, 매맞기, 도망가기..
18:30 현장탈출

사고 터지고 경찰 부르면 빨라야 10분, 늦으면 20분 걸려야 오시더군요.
일하면서 여러번 경찰 불러봤습니다. 무전하면 잘 안와서 112 전화신고도 몇 번 해봤습니다.
늘 그랬습니다.

경찰을 비난하는 것이 아닙니다. 나름 사정이 있겠지요. 시스템의 문제입니다.
선진국들이 인원 남아돌아 '경찰 선제출동', '동시출동' 하는 게 아닙니다.
그 방법이 최선이고, 효과적이기 때문입니다.

더불어, 대한민국 형법은 정당방위의 인정범위가 매우 좁기 때문에
폭행시 대응하면 대부분 처벌 받습니다.

제 경우, 그 사실을 알고 일방적으로 맞았는데도 명확한 증거가 없어 문제되는 것이구요.
이럴 경우 또 대부분 '쌍벌주의'로 갑니다.
그냥.. 현실이 그렇다는 걸 알려 드리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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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감사드립니다.
많이 힘들었는데 수백 건의 댓글을 하나하나 읽어보면서 많은 위로 받았습니다.
어찌 알았는지 제 번호로 응원 문자가 많이 왔네요. 간만에 웃어보네요. 하하.

좋은 소식 있어 감사의 마음을 담아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국회 의원 몇 분이 관심 가져주시고 언론에서도 여러 군데서 연락이 왔습니다.
실제적인 도움을 주신다는 분들도 있네요. 우리 사회가 아직은 살만한 곳인가 봅니다.

더 좋은 소식은 조금 전 전화통화를 했는데 경찰서에서 검찰에 송치하면서 소방서에 '기관통보'를
했답니다. 제 피의 사실에 대해서는 '혐의없음'으로 송치했다네요. 정말 다행입니다.

검사님도 제대로 사건을 봐 주신다면 '쌍벌'이라도 가벼운 처벌을 받을 듯 합니다.
그렇게 되면 조직에서도 가벼운 징계를 받게 될 겁니다. 다행입니다.

사건 이후 내내 조용히 있다가 공론화 한 이유는 가해자들이 저를 고소한 후
합의(금)을 요구하다가 제가 응하지않자, 소방방재청과 여러 기관에 투서를 보냈기 때문입니다.

자신들이 일방적으로 맞았다는 주장. 구급차에 보호자로 동승한 며느리는 위협을 받았다는 주장.
아프지도 않으면서 허위로 입원했으며 공무원의 품위를 상실했기에 처벌받아야 한다는 주장 등등.
대여섯 장의 종이에 손글씨로 빽빽히 채운 투서가 조직 여기 저기에 날라 왔습니다.

법에 따라 저는 조사를 받아야 하는데, 아픈 것도 서러운데다 내 동료에게 조사를 받는다는 상황을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경찰이나 사법부는 다른 식구라해도, 내가 사랑하는 내 조직이 나를...
실형이나 벌금형을 받으면 조직을 떠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컸습니다.

제가 쓴 글 때문에 애꿎게 고생하시는 동료 소방관님들에게 정말 죄송합니다.
지금 이 늦은 시간에도 국회와 언론사에서 요청한 자료 만드느라 밤새 일하고 계십니다.
분명히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소방관 대부분은 투철한 사명감과 인간애로 무장한 좋은 사람들이라는 사실.
동료를 위해 목숨까지 바칠 정도의 건강한 의리로 똘똘 뭉쳐진 멋진 사람들이라는 사실입니다.

사건 발생 뒤 많은 분들이 저를 찾아와 위로해 주시고 걱정해 주셨습니다.
서장님도 다음날 바로 문병오시고 세 번이나 면담해 주셨습니다.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신 과장님, 팀장님들께 감사드립니다.

119 조직의 사람 개개인은 훌륭합니다. 다만 시스템이 문제일 따름입니다.
미국에서 응급구조사 연수 받을 때, 현장에는 언제나 경찰이 먼저 와 있었습니다.
현장 안전이 확보된 후, 진입하여 화재 진압하고 환자 처치하는 그 모습이 얼마나 부러웠는지 모릅니다.

내 안전이 위협받는데 시민의 생명을 살리라는 말.
우리는 지금까지 당연한 듯 그렇게 일해왔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바뀔 때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몸을 사리겠다는 뜻이 아닙니다. 지금 내가 다치거나 죽으면, 앞으로 살릴 수많은 생명이 위협받기 때문입니다.

몇 달간 병가로 누워있는 저를 대신하여 동료들이 몇 배 더 일하며 자리를 메꾸고 있습니다.
형식상 2인 3교대 근무형태이지만 대체 인력이 없어 교육이나 파견, 병가 등으로 사람이 비면
남은 직원들의 피로도는 몇 배가 됩니다. 그들이 제대로 된 응급의료체계의 일원으로 역할 할 수 있을까요.

시민의 재산과 생명을 지키기 위한 119수퍼맨으로 뛰어다닐 수 있을까요.
주취자들에 매맞은 경험있는 구급대원이 적극적으로 다음 환자들에게 대처할 수 있을까요?
소송 중인 소방관이 몇 년을 지리하게 싸우면서 시민에 대한 적극적 봉사의 마음을 유지할 수 있을까요.

네, 소방조직은 권력기관이 아닙니다. 돈 많은 조직도 아닙니다.
우리에게 힘을 달라고, 돈 달라고 요구하지 않습니다.
다만 때리지는 마십시요. 그냥 우리 일 하게 내버려 두십시요.

제 식구도 감싸지 못하는 조직이라 욕하지 말고, 뜨거운 동료애를 외면하게 만드는 시스템을 바꿔주십시요.
'야간 구급출동시 경찰 동시출동'을 목표로 아고라청원을 진행 중입니다.
소방 조직의 시스템 중 일부라도 개선해보자는 노력입니다. 다시는 저와 같은 불행한 소방관이 없도록.

모두가 잠든 밤에 어둡고 으스스한 건물 계단을 단 둘이서 손 꼬옥잡고 올라가는 두려움,
휘황찬란한 유흥가 뒷골목에서 주취자에 욕먹고 매맞는 굴욕감,
매맞고 병원에 누워 소송을 고민하는 공포감.

이런 불필요한 감정들이 모두 사라지고 오직 시민의 안전과 생명만을 위하는 뜨거운 심장만 남기를.
오늘 구한 생명에 대한 흐믓함으로 웃으며 잠들 수 있는 보람만이 남기를.
여러분들의 잠자리에도 수퍼 영웅 소방관이 늘 함께한다는 든든함만이 남기를 기도합니다.


아. 빨리 출근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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잦은 출동이나 주취자상대가 많다보니 다들 구급을 꺼리는중...
뭣보다 소송같은게 걸리면 조직이 앞서서 챙겨주기보단 합의를 권하는경우도 흔함.
작년에 대구 사건도 그렇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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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력    친구신청

무념무상님이 살아남기위해 더 혹독한 단련을 해야할 이유가 또 생겼다능.. 농이고, 지금까지 안주무시고 뭐하고 계신가요? ^^;;

無念無想    친구신청

제출서류작성이랑 챙겨갈거좀 체크중입니다...

리만 러스    친구신청

구급/소방 공무원 분들은 사실 경찰 이상으로 최전선에 계신 분들인데.. 지방공무원 신분이라 장비 및 예산에서도 그렇고, 여러 가지로 어려움을 겪으시는 듯 하군요.
참.. 조직에 속한 개인에게 가혹하네요.
일개 시민으로서는 동료분들 지나가실 때마다 경례 한 번 하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게 없습니다만.
행여 저와 제 가족의 목숨이 위험할 때 달려오실 당신들을 믿기에 오늘도 편히 잠들 수 있는 거겠지요.
지나가는 마이피로나마 모든 소방/구급요원들께 '감사합니다.'라는 말씀 전하고 싶습니다.

철매용사    친구신청

소방공무원 멋짐. 술먹고 행패부리는 사람은 안멋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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