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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작년에 썼던 붉은사막에 대한 글 (3) 2025/09/26 PM 10:26

이종범 작가님이 김실장님 라이브에 출연하기 전에 팬까페에 썼던 글입니다

작년 11월이니 거의 10개월 전이네요

근래에 붉은사막 출시일이 발표가 되고 여러 인플루언서가 제품 시연을 해본 영상이 올라오면서 다시금 생각이 났습니다

영상을 보니 제가 갖게 된 생각이 변하기 힘들더군요

자세한건 밑에 글에서 설명하겠습니다

 


 

제가 붉은사막을 기대하지 않는 이유는 ‘하고 싶은 이야기가 안 보인다’ 입니다


검은 사막 : 아침의 나라가 업데이트 되고 김실장님의 방송을 보면서 저는 고대인의 석실을 선택해서 스토리를 진행했는데요. 아침의 나라의 플레이와 비교를 하면서 제일 실망했던 부분은 이야기의 연출 방식이 거의 변화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물론 비교했을 때 아침의 나라 이야기의 완성도가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이야기에서 주체적으로 행동하는 돌쇠 때문에 모험가의 역할이 축소되는 부작용을 낳았습니다.


저는 이러한 현상의 원인을 ‘이야기의 부재’로 보고있는데요, 여기서 이야기란 시나리오 작법에서 쓰이는 용어 중에 하나인 ‘로그라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로그라인’이란 이야기의 방향과 설정을 한 줄로 요약한 것입니다. 흔히 아는 ‘시놉시스’를 더욱 압축한 것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검은사막의 로그라인을 ‘흑정령에게 잠식된 모험가가 펼치는 이야기’라고 요약할 수도 있지만 이것은 주인공의 동기나 목적이 없고 갈등이 보이지 않아 주인공이 어떻게 행동할 지 예상할 수 없죠. 다만 검은사막이 라이브서비스를 하는 MMORPG라 이러한 부재가 양해되고 대형 업데이트마다 각각의 스토리를 가질 수 있게 되고, 시나리오 라이터들의 역량에 따라 이야기의 완성도가 높아질 수 있습니다. 다만 이렇게 각각의 이야기를 쌓아올릴 때 토대가 돼주어야 할 로그라인이 없으니 몇개의 소재를 갖고 글을 처음부터 써야하고, 그것의 여파로 개발이 지연되어 대형 업데이트가 늦어지는 것이라고 추측을 해봅니다.


제가 생각하는 게임에서의 이야기가 중요한 이유는 ‘어디까지 개발할 것인가’를 정할 수 있는 이정표 중의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이야기가 강조된 국산 게임 중에 라이브서비스 게임은 ‘로스트아크’, ‘블루 아카이브’, 싱글 게임은 ‘P의 거짓’으로 예를 들겠습니다. 이 게임들 모두 중심이 되는 이야기를 기준으로 라이브서비스는 빠른 업데이트와 이야기의 원동력, 싱글 게임은 높은 완성도와 적절한 개발기간을 장점으로 꼽을 수 있습니다. 언급한 게임 모두 이야기가 강조 되어서 생기는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장점을 글의 근거로 쓰므로 생략하겠습니다.


붉은사막의 개발방향이 여러번 바뀐 건 소식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누구나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앞서 얘기한 이야기를 처음부터 쌓는 과정이 반복 되서 개발방향이 바뀌고 완성이 지연되는 것이라고 추측합니다. 2019년에 처음 공개한 트레일러에서는 피신시킨 대상을 호위하는 과정에서 어떤 사건이 생기고 그것을 수습하기 위해 모험을 하는 이야기로 추측되었으나, 이후 공개된 트레일러 에서는 초자연적인 능력이 생기고 주인공의 용병단이 사명을 지키기 위해 모험을 한다고 하였고, 2024년 50분 게임플레이 트레일러에서는 흩어진 용병단을 되찾는 다는 것이 추가되었습니다. 저는 여기에서 이야기가 점점 확장되면서 옅어지는 것을 느꼈는데, 아마 개발초기에는 파이웰 대륙 일부에서만 펼쳐지는 이야기 였다면 처음 컨셉에서 아이디어가 추가되고, 그것을 구현하여 기술이 추가되었다면 기술을 사용할 장소를 만들고, 또 장소를 만들었으니 이야기를 채워넣고, 이러한 것이 반복되어 결국엔 대륙 전체를 구현하게 된 것으로 추측됩니다. 게다가 상용 엔진이 아니라 자체 제작 엔진인 만큼 기술 구현을 위한 엔진 튜닝과 최적화까지 같이 작업한다면 더욱 늦어지겠죠.


자체 제작 엔진을 다루는 회사이니 기술력에 대한 의심은 없습니다. 아마 붉은사막에서 포함된 이미 충분히 노출된 전투 시스템과 여러가지의 상호작용은 잘 구현되어 있을 것입니다. 다만 그것들을 하나로 묶어줄 이야기의 줄기가 빈약해 왠지 따로노는 느낌을 받을 것 같습니다. 검은사막도 비슷한 느낌입니다. 그 안에서 돌아가는 시스템과 여러가지 상호작용들은 잘 만들어져 있지만, 그것들을 이용할 목적이 불분명해 하나로 묶어주지 못하고 제각각 돌아가고 있습니다. 직접 게임을 해봤던 감상이 붉은사막 트레일러를 통해 기시감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과연 회색갈기단의 사명은 무엇일까요? 어서 출시가 되어 궁금증을 해결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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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hwa    친구신청

공감이 가는 글입니다. 공개된 영상을 보면 그냥 온라인게임의 일부를 가져온듯한 느낌이에요. 물론 그렇게 만들어도 재미있는 게임이 나올순 있죠. 하지만 뭔갈 보여주기 위해 노력해야할만한 데모나 홍보 영상에서조차 게임의 이야기나 세계관에 대한 매력이 전혀 보이지 않고 그냥 테크데모같다는 느낌이 반복되고 있죠. 큰 기대를 할 수가 없을거 같네요

도라몽    친구신청

일단 싱글게임이란 점에서 스토리는 그래도 나와봐야 알지 않나 싶네요...뭐 펄어비스의 역랑을 얘기하신다면 할말은 없지만..
물론 저도 여러번의 발매연기와 그간 공개된 빌드에서 계속 바뀌는 방향성, 그리고 이번에 공개된 빌드에서 여전히 복잡한 조작성 등...
싱글 게임의 도전을 칭찬하고 기대는 하지만.....그리 큰 기대는 하지 않게 되네요 ㅎㅎ

kimsalt    친구신청

검사 모바일이란걸 해봤었는데
굉장히 실망했던 기억이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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