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를 했습니다.
나이차가 있지만 친구같은 관계로 지내오고 있었는데
아까 어쩌다 보니 갑자기 그 분께서 가볍게 키스를 해오고 부턴
계속 대화를 나누다 저도 어리석게 호기심 반으로 시작을 해버렸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여자라 해도 이 사람한테 딱히 애정이 없다고 생각하니 하다가도 점점 사그러들고 흥분도 되지 않고...
결국 간 척 연기만 했어요. 반면 상대분은 상황이 달랐던 것 같지만.
그 시간 속에서도 전혀 좋다는 느낌 따윈 1초도 느껴볼 수 없었어요. 머리로든 몸이든.
중요한 건 일이 끝나고 나서(적어도 저와 상대쪽은 기분이 달랐겠지만은)
제게 불쾌감이 몰려오는 동시에 후회를 했단 것이고...
평소에 사귀거나 좋아하는 사람 이외에는 그런 일을 하지 않겠다는 마음을 단단히 먹고 있었지만
일이 대체 왜 이렇게 된 건지 모르겠습니다.
지금도 아직 고백하지 않았지만 전 따로 맘에 두는 사람이 있고
다시 그 사람 앞에 서면 그 분의 눈을 똑바로 보고 웃으면서 제 맘을 전할 자신이 없습니다.
오늘 일이 생각날 거 같아 너무 부끄럽고 미안해서 견딜 수가 없어요....
저 같은 놈이 가까이 가면 그 분이 더럽혀질 것 같은 상상도 들어요.
오늘 있었던 일에 마침표를 찍기 위해
주말에 오늘 만났던 분에게 아까 전에 느꼈던 감정을 그대로 전하고 그 후에 진심으로 사과를 드리려 합니다.
아직 말을 하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전 속으로 그 분을 욕보인 거니 죄를 지은 거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제 자신이 너무 바보같고 가식적이기 짝이 없는 인간이라는 걸 이번 기회에 깨달았고
그 분을 두 번 다시 예전처럼 친구로 마주 볼 자신이 없다고 느껴졌어요.
오늘부로 전 또 다시 저와의 약속을 어겼고
전 어른이 되려면 한참 멀었다는 걸 깨달았으며
이제까지 주변사람들에게 상냥하게 웃음으로 대하면서 일도 열심히 할려고 노력해왔지만
오늘 있었던 일이 계속 저를 힘들게 할 거 같아요.
제가 욕해오던 사람들과 별반 다를 것 없는 행위를 한 것 같아
속상하고 한심스럽기만 합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요..
뭣보다 예전부터 마음 먹었던 저 와의 약속을 어겼기에
토요일이 지나도 앞으로 장기간동안 오늘 기억이 절 괴롭힐 것 같습니다.
지금 나이 29세인데도 변하지 않은 마음때문인지 함부로 사랑하지 않는데 관계를 하는 것에 대해 거부감이 있더군요.
친구들은 상당히 쉽게 생각하지만 저는 그닥...
뭐 본인이 생각하기에 잘못된 것같다면 앞으로 안그러면 되는거니까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