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일을 주고받던 일본 여자분이 있습니다.
작년 12월 말부터 지금까지 메일을 쭉 주고 받았고, 며칠 전까지도 주고 받았고 후쿠오카에 여행올때 연락달라고도 몇번이나 얘기했었죠.
그런데 요 며칠 전 부터 갑자기 메일을 읽지 않는 겁니다.
혹시나 했죠. 만에 하나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닐까... 그래서 다시 별 일 없이 잘 있는지 메일을 보내지만 역시 답이 없습니다.
전화번호를 아는 것도 아니고 연락수단이라고는 메일밖에 없으니 너무 걱정되고 황당하고
한편으로는 시간이 지나갈 수록 화가 나기 시작합니다.
암만 돌이켜봐도 내가 실수를 한 부분은 안보이고.
물론 답장을 주고 뭐하고 한다는 것이 막말로 무슨 법적으로 정해진 것도 아니지만
멀리 있어도 긴시간 계속 인연을 이어가고 누군가와 맘을 주고 받을 수 있는게 얼마나 행복한가요?
그런데 갑자기 왜 이렇게 된 건지 모르겠습니다...
이 생각 때문에 출근을 해도 일도 손에 잡히지 않고 아무 말도 입에서 안나와요..
혹시라도 이대로 마지막이 되어버릴까 싶어 너무 겁이 납니다.
절대로 그럴 사람이 아닌 상냥하고 착한 사람이라는 믿음이 있거든요. 그래서 더 무서워요.
그런데 이런 일이 요거 하나가 아니고 두번째가 있습니다.
지지난주에 오랜만에 초등학교 5학년까지 동창이자 같은 동네에서 살았고 당시까지 무지 친하게 지내던 친구가 있었습니다.
연락을 아주 안한 건 아니었지만 간만에 몇년만에 또 전화를 해서(제가 여차저차 해서 이젠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니) 반갑다고 막 이야기를 하다가 저번주 주말에 만나기로 했었습니다. 그런데 사정이 생겨서 못만나게 되었고 전 현충일 전날이나 이번주 주말이 어떻겠냐고 얘기했더니 그녀석도 OK를 했지요.
그런데 이놈이 연락을 해도 답이 없는 겁니다.
카톡으로 말을 걸어도 답도 없고 전화를 걸어도 답이 없습니다.
눈깔이나 손이나 귀에 장애가 있지 않는 이상 전화가 왔었다는 건 알텐데.
남의 연락도 아니고, 그때는 매일같이 뛰어놀고 만나던 녀석이.
그 짧은 며칠만에 눈에 보이지도 않는 저한테 불만이라도 생긴 건가요?
만약에 정말 만약에 그렇게 됐다면, 그럼 비겁하게 씹지 말고 당당하게 당사자한테 얘기를 해야하는거 아닌가요.
5학년때 말도 없이 이사를 가버린 것도 용서할 수 있었습니다. 그럴 사정이 있었겠고 어렸으니 그랬겠죠.
그냥 다 넘어가고 싶었어요. 보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지금 이런 상황은 어떻게 설명을 해야 하나요?
첫번째일에 겹쳐서 연이어 위에 두번째일까지 생기니 머리가 쪼개질 지경입니다.
속도 쓰리고 스트레스가 떠나질 않습니다..
정말 두 사람들한테 죄를 지은 것도 아니고 경제적 피해를 준 것도 아니고 상해를 입힌 것도 아니고
정말 왜 제가 이런 일을 당해야 하나요?
울고 싶고 답답하고 제정신으로 있기가 힘들어요 진짜.
부탁이니까 이 글 보는 여러분들 제발 왜 이렇게 일이 돌아가는 건지 설명 좀 해주실래요??
더 이상 사람때문에 힘들어하고 괴로운 건 참기 힘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