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직장 다닌지는 작년 1월부터이고, 이때까지 크고 작은 일이 있었습니다.
물론 그 중에 명백히 제 실수인 것들도 있었지만, 억울하고 부당한 일도 많았었죠.
허나 그러한 것들이 자꾸 쌓이다보니 회사 위에서 보는 제 이미지도 그다지 좋진 않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딱히 지금 임원들에게 인간적으로 잘 보이고 싶은 생각도 없습니다.
자기 편한대로 사람 부리고, 자기 마음대로 사람 폄하하고, 자기 되는대로 사람 취급하는 것들이라.
이런저런 이유로 시말서를 제출했는데(이게 시말서감인가 싶은 일이지만, 그건 제가 판단할 권리가 없으니 어쩔 수 없지요) 그게 이사 귀에 들어가서, 다음주 정도 이사가 출장에서 돌아오면 뭔가 얘기를 꺼낼 것 같네요.
이번 직장으로 올 때 까지 많은 곳을 거쳐왔었습니다. 완벽하진 않더라도 나름대로 좋은 사람들과 좋은 환경에서 일할 수 있는 곳을 찾아 헤맨 적도 있었고, 혹은 수습기간동안 있다 회사에서 내쳐진 적도 있었고, 기타 여러 일을 겪으며 여기까지 왔습니다.
지금이 되서 고민하는 건,
정말 나란 사람에게 '회사', 혹은 '단체'라는 것 안에 소속되어서 경제활동을 하는 것이 과연 어울리고 앞으로도 내가 그렇게 해야하는 건지를 제 자신에게 묻고 있습니다.
다들 돈 벌려면 그러고 살아간다. 참고 사는 거다. 라는 말로 위안받고 넘어가기엔 더 깊은 단계의 문제요.
남은 인생을 그렇게 끌려다니다 가는 것이 과연 내가 거울을 보면서 자신에게 물어봤을때 정말 올바른 것인가.
그럼 네가 마지못해 지내왔던(누구나-대부분-가 겪으며 사는) 그 틀을 벗어나면 네가 뭘 할 수 있는가.
그러려는 네가 지금 뚜렷한 목표나, 하고 싶은 것이나 이루고 싶은 것이 있느냐.
그게 있다면, 지금의 너는 그것에 대해 얼마나 떳떳하고 얼마나 당당하게 스스로 읊을 수 있는가.
수없이 질문을 던집니다.
근근히 직장생활하다가 다시 닥친 파도를 맞고 (어쩌면 해고의 위기일지도 모르는) 늘어놓는 푸념에 불과할지도 모르고
혹은 정말로 내 인생을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찾아서 하도록 이끌어주는 보이지 않는 지도나 나침반이 존재하여 나를 다시 그 길로 바로 잡아주려는 현상인지, 제 자신도 알 수 없습니다.
누군가가 곁에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 사람에게 부끄러운 제 자신을 읊어놓을 용기는 없지만
이때까지 긴 시간 허무하게, 이제 만으로 서른 하나 지난 인생을 돌아보며 느끼는 아픔이나 서러움을 조금이나마 위로해줄 수 있다면 이럴때 정말 행복할텐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