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피아노. 일명 디피.
기능이 다양하고 일반 어쿠스틱 피아노에서는 할 수 없거나 어려운 일을 척척 해내기도 합니다.
(디피는 오르간이라던지 하프시코더, 드럼 기타 등등 피아노 외의 악기를 연주할 수 있고, MP나 WAV 등 파일로 녹음하기에 용이합니다.)
무엇보다 헤드폰 끼면 밤에도 칠 수 있고, 면적도 적게 차지합니다. 즉, 시간과 장소를 덜탑니다.
다양한 것들이 가능하기에 각자 개인에 따라 디지털 피아노를 사려는 목적은 다를 수밖에 없고
또한 디피를 접하는 당사자만의 느낌의 개인차, 흔히 취향의 차이가 존재하므로
섣부른 추천글을 맹신하기보다는 스팩과 추천글을 참고로해 목록을 뽑은 뒤 압축해서
매장에 직접 가서 쳐보고 비교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제 글도 역시,
저와 취향이 맞는 분들을 위한 것이 될 수도 있습니다.
제 디피를 고르는 기준은 오로지 이 2가지입니다.
1. 클래식 전공자, 혹은 그에 준하는 사람이 디피를 사려고 할 때
2. 디피를 어쿠스틱 피아노의 대체 용도만 사용하며 그 외의 목적은 별 필요 없을 때, 즉 피아노 외의 악기라던지 자동 연주 기능 등 기타 기능이 일절 필요 없을 때
에 해당하는 디피에 한정합니다. 즉, 요는 얼마나 어쿠스틱 피아노를 대체할 수 있느냐.
디피는 예전에는
어쿠스틱을 치다 디피를 치면 손 망가진다. 디피로 무슨 실력이 느냐? 등등
설움을 많이 받았으나
요새 디피의 위상은 다릅니다.
국내 업체를 포함 유수의 기업들이 디피를 어쿠스틱에 가까워지게 하기 위해 노력을 하며 장족의 발전을 거듭하고 있으며
실재로 물론 어쿠스틱을 칠 수 있으면 가장 좋으나 그렇지 못한 상황에서 울며 겨자먹기로 디피를 치는 수준에서 벗어나
당당한 악기로서 어쿠스틱을 못 친다면 디피를 사세요라고 레슨 선생님도 주저 없이 권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개인 레슨의 경우 피아노 선생님과 같이 디피를 사러 오는 학생도 더러 있습니다.
전공생도 디피의 도움을 받기도 하며,
각종 고급 피아노 전용 콘서트 홀에 고급 디피 역시 들여놓기 시작했습니다.
실재로 일본에서는 상황에 따라 그랜드 피아노를 팔아버리고 과감하게 디피로 갈아타시는 분들도 가끔 있으며
그랜드 피아노를 치더라도 밤이나 소음이 필요할 경우 제 2의 악기로 충분히 활용할 정도가 되었습니다.
발전해봤자 결국 어쿠스틱에 가까워지려는 것일 뿐이니
결국 디피는 뭘 해도 어쿠스틱보다는 밑이 아니냐?
라는 말에 열받았는지
기능에 따라서는 어쿠스틱의 한계조차 초월한 제품도 나오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로랜드의 Vpiano가 그 예인데
종래의 피아노는 기술력의 한계로 고음부는 음 1개에 현 3개가 할당되어있지만, 고음부에서 저음부로 갈수록 2개 1개로 바뀝니다.
(피아노에서 '도' 음을 눌름 해머가 현을 때리는데, 이때 해머가 때리는 현이 3개라는 뜻. 즉 3개의 현이 전부 도를 울림)
저음부에서 현이 왜 3개가 아니냐구요? 저음부에서 현이 3개가 되려면 일반 대형 콘서트 홀의 벽을 뚫고 나갈 정도로 그랜드 피아노의 크기가 커져야 그게 가능하답니다. 즉 현실적으로는 불가능.
그러나 이런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저음부의 3개 현을 디지털 피아노에서는 실현할 수가 있는 것입니다.
또한 현의 재질 역시 은으로 바꾸던가, 연주하고 있는 장소를 마음대로 바꾸던가
피아노를 버튼 하나로 스타인웨이에서 다른 피아노로 바꾸던가 등등
(물론 디피의 한계도 있습니다. 즉, 샘플링한 음원이기에 원래 음색에는 못미친다는 거죠. 그러나 이것도 점차 극복하기위해 나가고 있습니다. )
그러나 어디까지나 이러한 디피의 위상은 대개 가격이 어느 정도 되는 디피에 한해서입니다.
저는 한 달여 동안 일본의 2ch, 카카쿠를 비롯한 각종 사이트, 그리고 구글 검색 등
일본 및 해외 디피 관련 스레나 리뷰를 꼼꼼히 살피면서
목적은 클래식 피아노만을 위해
또한 단순히 취미용이 아닌 그 이상을 바라는 분에게 적합한 디피란 무엇일까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중점을 둔 것은 일본의 리뷰입니다. 그 이유는
1. 일본의 경우 야마하 가와이 카시오, 로랜드등 기업들이 쟁탈전을 벌이는 곳이기도 하고(사실 이건 별 이유는 아닙니다만 국내보다 자체 경쟁이 더 치열한 건 사실입니다. 회사 끼리의 경쟁 말고 사용하는 유저끼리의 경쟁도 포함합니다.)
2. (가장 중요한 이유) 그랜드 피아노를 접한 사람의 비율이 무척 높다는 겁니다.
일본은 개인 레슨이나 동네 학원 피아노 레슨도 대개는 그랜드로 합니다.
그랜드를 가지고 있는 사람의 비율도 높습니다. 이것은 전적으로 거주 형태가 단독주택이 매우 많다는 점과
소득 수준이 대체로 높은 상위 경제국이라는 것도 한 몫합니다.
예전에는 애가 피아노 치고 싶어하면 그랜드를 사주는 부모도 많았습니다만은, 요새는 일본 경제도 어렵기에
그랜드보다는 이웃과 환경도 생각해 디피나 소음피아노를 많이 사는 편입니다. 하지만 개인이 그랜드 가지고 있는 사람도 의외로 많습니다. 또한 거의 모든 악기점에서 그랜드 피아노 연습실을 갖추거나 연습할 수 있게 하고 있습니다.)
즉, 그랜드가 그렇게 낯선 상황이 아님으로, 각종 디피 회사들이 주구장창 광고하는 그랜드 피아노 터치, 음색 어쩌구 저쩌구를 정말 그런지 비교하기 쉬웠습니다.(실재로 비교하는 사람들의 글도 상당히 많았지요)
3. 비슷한 이유로 고급 업라이트 피아노의 사용자도 많습니다.
즉 야마하나 가와이의 상위 업라이트(가격 800만에서 2000만원 사이 정도) 이 부분은 아무래도 자국 피아노 회사라는 점이 매리트로 작용합니다. 물론 스타인웨이 유저도 있습니다만...
한국의 경우 삼익 영창이 세계 굴지 메이커들을 먹자먹자로 인수해버렸지만 그 가격 대의 최신 기술의 업라이트 피아노를 살 분이 얼마나 있을지가 의문이죠.
중고국산 80년대 영창 삼익이 좋다고는 하나 최신 기술이 적용된 업라이트와는 또 다르죠. 어디까지나 낮은 가격 수준에서 좋다는 것일뿐... 업라이트 역시 그랜드 터치에 가까워지려고 노력하고 발전해왔으니.
자...
우선 최상위 디피들 얘기는 접읍시다.
즉, 야마하의 아방그랜드, 로랜드의 V피아노 그랜드 등은 논외로 하겠습니다.
이것들은 서두에 언급한, 진짜 어쿠스틱 그랜드 피아노만 들어가던 대형 콘서트홀에도 들어가는 디피들입니다.
가격은 1-4천만원 수준.
야마하와 로랜드 이 두 회사들은 자사의 디피 그랜드로 클래식 피아노 협주곡 연주회를 여는 등
자신 만만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실 이런 그랜드 디피들을 논외로 하는 이유가.
기술의 발전을 보는 것은 즐거우나. 아직 한계점도 많고
또한 그 가격대면 그냥 그랜드 피아노를 사는 것이 나으며,
코스트에 따라서는 그랜드 + 방음실 셋트를 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최상위 어쿠스틱 그랜드인 빠찌올리 그랜드 피아노, 스타인웨이 손 그랜드 피아노보다는 저렴합니다만... 의미 없는 얘기일 뿐이죠...
어쨌든 사실 분들은 말리고 싶은게 그 돈 쓰기엔 아직 좀 더 두고 보는 것이 낫지 않을까 싶기 때문입니다.
그 밑의 기종들 중 가격이 200이상에서 600이하인 것으로 따지겠습니다.(조건 1,2에 맞는 피아노만 칩니다.
즉 조건 1,2에 비해 기타 이유로 가격이 높은 기종은 제외합니다. ex>야마하 cvp509제외)
제가 일반 그랜드피아노에 가장 가까운 종합적인 모델로 추천하는 모델은
가와이 ca93입니다.
여러 리뷰와 평을 시험 연주 등 보았는데, 건반이 무거운 류 중에서는 최고로 그랜드 피아노에 가깝다는 평입니다.
(하지만 역시 매장에서 쳐보고 판단하시길 바랍니다. 제 의견만 듣다 후회하시진 마시고...)
아니, 최소 위화감이 가장 적습니다. 또한 전공용으로 하기에도 좋을 만큼 건반도 무겁습니다.
반응도 뛰어나며 동급 디피 중에 쇼팽 에튀등 등에 가장 잘 반응하는 기종이기도 합니다.(역시 개인차가 있을 수 있지만 상당한 평이 그렇습니다)
로랜드의 h307 등도 괜찮습니다만, 로랜드의 경우 건반이 가볍습니다.
왜냐면 제 생각에는 로랜드의 롤모델이 '가벼운 건반의 스타인웨이 그랜드'이기 때문일 것 같습니다.
고급 기종 중에는 가장 건반이 가볍기에 가벼운 건반이 싫으신 분은 제끼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물론 직접 쳐보세요.
로랜드가 취향일 수도 있으니까요.
참고로 로랜드의 Vpiano역시 건반이 가볍다고 합니다,
또한 가와이 ca93의 경우 터치가 엉망 연주도 제대로 엉망으로 표현해줍니다.
엉망인 연주가 잘 된 연주로 표현된다면 참 연습에 도움 안되겠죠?
로랜드를 비판하는 사람들 중 로랜드는 좀 엉망으로 쳐도 잘 된 연주처럼 나온다는 리뷰도 있었습니다.
공명음도 잘 표현되있다는 평입니다. 하지만 이건 타사 제품도 그러니 직접 쳐보시길...
목제 건반입니다만 다른 회사들도 목제건반 쓰는 제품은 많이 있습니다. 패스
검은 건반을 확실히 잡아냈습니다. 검은 건반의 타점을 흰 건반과 다르게 했다는 점. 검은 건반이 역할을 제대로 한다는 점을 들고 싶습니다.
천천히 건반 누르면 어쿠스틱 피아노와 같이 소리 나지 않습니다. 또한 음을 반쯤? 하여간 조금 눌렀을 때부터 건반에 저항감이 생기는 것 역시 제대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또한 일본 내에서 클래식 전공자들이 혁명 에튀드 등 빠른 곡을 연습시 잘 따라와준다는 기종이 ca93이며
터치에서 위화감이 제일 적다고 평하는 기종입니다.
즉 클래식을 위한 기종으로는 가장 좋다는 평이 많습니다.
ca93의 단점. 나무 향판을 사용해 울림을 준 것은 좋았으나, 야마하의 최신 기종이 갖고 있는 반동 효과(음을 눌렀을 때 건반에 진동이 오는 것)는 없거나 미미하다.
음이 화음이 많아지거나 하면 종종 '니고루'
사실 이 표현을 이해하기 위해 한글에 비교하자면 '카' 음을 쳤는데 '가' 음이 나온다는 뜻입니다.
다르게 하면 pa를 눌렀는데 ba로 들린다는 뜻이죠.
또한 음색의 경우 야마하 로랜드와 팽팽히 맞서는 느낌입니다. 어떤 분은 야마하가 훨 좋다는 분도 많습니다. 물론 로랜드의 h307같이 Vpiano의 음색을 적용한 기종이 오히려 더 좋다는 분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역시 상위 디피쯤 되면 음색은 취향차에 갈리는 경우가 더 높은 듯도 합니다.
즉 음색은 ca93이 장점은 아니며,
동급 타사와 비교해 직접 들어서 결정하길.
종합.
선택 : kawai ca93
1. 터치. 그랜드급 최상위 디피를 제외하고는 최강의 터치(사실 최상위 디피는 리뷰 자체가 거의 없어서 비교를 못하겠다. 그나마 있는 리뷰들도 기대에 비해선 실망이라는 평이 많다.)
. ca93은 실재 그랜드 피아노와 같이 쓰는 사람들도 평하길 위화감이 가장 적다. 혹은 거의 비슷하다는 평을 상당히 많이 받는 작품.(하지만 어디까지나 일본인 취향이라는 점 고려하시길)
2. 터치가 좋다보니 터치에 의해 파생된 음의 변화라던지 음색이라던지 부족함 없이 표현되는 느낌. 음색의 경우 취향차가 존재.
3. 아직까지는 클래식 연주자에게 가장 적합한 기종. 물론 재즈나 스테이지용 등등 용도에는 어울리지 않을지도.
4. 가와이의 ca93과 스테이지 피아노로 동급인 기종은 가와이의 Mp10입니다. 이건 스피커도 없으며 따로 구매 하셔야합니다. 콘솔피아노형이 아니라 스테이지형입니다.
* 팁1 *
디피 설명에 있는 네츄럴 사운드, 슈퍼 그랜드 어쩌구 등등 온갖 유치 뽕짝 화려한 수식어는 죄다 무시하세요.
그냥 허세고 포장입니다.
이름보다는 건반의 구조, 소리를 어떤 식으로 샘플링했는가 등등을 확인한 후, 누누이 말하지만 직접 처보시길 바랍니다.
* 팁2 *
야마하?
유명 메이커를 너무 맹신하지 맙시다. 일본 내에서도 야마하는 가격에 비해 성능이 그저 그렇다( 나쁘다는 소리가 아니라 다른 회사의 기종과 비교시 성능보다 가격이 더 높게 책정되있다는 뜻입니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직접 치고 비교하세요.
야마하를 까는 것은 아니라 일본 내 평가를 전하는 것뿐입니다. 제 경우 음색은 야마하가 취향입니다.
*팁3*
200 이하의 디피. 아니 150 이하의 디피는 입문, 초급용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디피 자체가 나쁘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팁4*
이 리뷰는 어디까지나 일본 및 구글의 평가와 제 개인 취향입니다.
참고만 하시길. 그리고 다시 한 번 말하지만 클래식 연주자를 위함이며 초심자를 위한 추천글은 아닙니다.
*팀5* 추가
제 리뷰만 보고 오~ 그랜드와 동급인가? 생각치 마시길...
어디까지나 종합적인 면에서 저급 업라이트 피아노보다 나은 수준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이 정도 발전한게 어딥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