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립된 우주선 리바이어스 내에 어른의 존재 없이 학생들만으로 자치가 이루어지게 되면서 발생하는 이야기.
리바이어스는 크게 리바이어스 함 외부의 스토리와 내부의 스토리로 그 전개를 나눌 수 있다.
함 외부의 스토리는 단순히 오버 테크놀러지의 산물인 리바이어스를 두고 벌어지는 다소 정치적인 문제이며, 내부의 스토리를 기준으로 볼 때 위협, 혹은 극한 상황 그 자체의 역할을 한다.
문제는 함 내부의 스토리.
본디 리베 델타라는 일종의 교육, 교습 기관이었던 우주 정거장에 일련의 문제가 발생하면서, 휴가(방학) 기간 동안 체류하던 학생들과 교관들은 살아남기 위해 일단의 조치를 취한다.
이 과정에서 교관들의 희생으로 리베 델타 내 숨겨져 있던 리바이어스의 발진이 이루어지고, 리바이어스를 점거하려던 외부 세력이 제압당하면서 리바이어스의 조선을 맡고 있던 츠바이들에 의해 한 동안 질서가 유지된다.
츠바이들은 500명이 채 안되는 함 내 탑승자들을 능력 위주로 순위를 매기고, 그에 따라 업무를 배정하는 등의 정책을 통해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애쓴다.
츠바이들은 혼란을 막기 위해 일부 정보를 은폐하며 구조를 위해 리바이어스의 조선을 계속해 나가지만, 이에 불만을 갖고 있던 에어즈 블루로 대표되는 세력에 의해 브릿지를 점령당하고 함장이었던 룩슨은 실각, 리바이어스의 통제권을 넘겨주게 된다.
최초 에어즈 블루 일당은 츠바이들만이 공유하고 있던 일부 정보를 탑승자 전원에게 공개하는 등의 행위를 통해 탑승자들의 지지를 얻지만, 지휘 권력이라는 특권의식에 사로잡혀 점차 독재에 가까운 행태를 보이게 된다.
이윽고 하이페리온(토성의 위성)에 구조를 요청하는 과정에서 에어즈 블루의 독단적인 행태가 전체 방송으로 흘러나가게 되는 사건으로 인해 에어즈 블루 일파는 실각하고, 츠바이이자 부함장이었던 유이리 바하마가 등을 떠밀리듯 지휘권을 잡게 된다.
유이리는 다소 온건한 정책을 통해 함내 질서를 유지하려 애쓰지만 그녀의 의도와는 다르게 탑승자들 사이에서는 새로운 권력구조가 재편성되고, 약자에 대한 포인트 약탈과 폭력 문제 등이 점차 심각해지게 된다.
이 과정에서 바이탈 가더(리바이어스 내 탑재된 무인 조종 병기)의 조종사인 이쿠미의 연인인 코즈에가 포인트 프리(포인트 무제한 - 일부 지휘권자들에게만 주어지는 특권)인 이쿠미를 통해 포인트를 이용하는 것에 앙심을 품은 그녀의 동료들에 의해 폭행을 당하는 일이 발생하고, 이 사건을 계기로 이쿠미는 바이탈 가더를 이용, 리바이어스 내 모든 폭력 행위에 대해 엄단하겠다는 조치를 발표한다.
이쿠미의 지지세력은 함내 폭력 행위를 줄이기 위해 능력의 등급을 A~E로 나누고, 등급별로 거주 구역을 설정해 분쟁을 줄이려고 시도한다.
그러나 그의 시선이 닿지 않는 곳에서 부조리한 사건들은 계속해서 발생하고, 이러한 사실을 이쿠미로부터 은폐하기 위해 참모는 최하위 등급에 있는 그룹을 격리하는 등 부정한 행위를 반복한다.
무한의 리바이어스는 인간 집단의 권력 구조의 형성과 권력의 이양, 부패, 실각 등을 약 500명으로 축소된 미니어처의 형태로 구현해낸 작품이다.
리바이어스 내 집권 세력을 정부의 형태로 본다면 총 넷으로 구분할 수 있다.
츠바이로 대표되는 엘리트 집단, 즉 특권계층에 의한 정부(귀족정, 혹은 왕정)
에어즈 블루로 대표되는 혁명 집단에 의한 혁명 정부
유이리로 대표되는 민주적인 의사 결정을 통한 민주 정부(단, 정부의 통제 기능이 매우 약함)
이쿠미로 대표되는 철권통치에 의한 괴뢰 정부
각각의 정부들은 제각각의 이유로 모두 실패하게 되며, 그때마다 다른 정부에 의해 반복, 교체되는 결과를 낳는다.
리바이어스 내에서 가장 주목할 인물은 역시 주인공인 아이바 코우지이다.
그는 이리저리 휩쓸리는 대로 흐름에 몸을 맡기며 살아가는 인물형으로, 때로 자신의 의사를 피력하기도 하지만, 그 이상의 적극성을 보이지는 않으며, 정권이 바뀜에 따라 그는 특권계층에 속하기도 하고, 최하층 계급으로 전락하기도 하는 등 극적인 계급 변화를 겪는 인물이다.
그런 그가 최후에는 자신의 의사로 이쿠미의 철권정치에 맞서며 저항하는 행동을 보이는 것은 리바이어스를 통해 감독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아닌가 생각해본다.
사실 일본 사회로 한정해볼 경우, 리바이어스는 정치에 무관심한 사회 분위기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로 해석해볼 여지도 있다.
작중에서 자주 반복되는 말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불평만 늘어놓는 녀석들"은 어떻게 보면 매우 직설적인 표현일 수 있다.
주변의 흐름에 몸을 맡긴 채 의식없이 살아갈 것인지, 문제를 인식하고 변화를 주도하는 입장에 설 것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끔 만드는 작품이었다고 생각된다.
PS: 퇴고없이 단 번에 써내려간 리뷰라 작품 내용과 불일치하거나, 제멋대로의 해석이 포함된 부분이 많습니다.
일기 수준의 감상일 뿐이니 쿠크다스 멘탈을 가진 제게 과도한 비판은 삼가부탁드립니다.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