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몇일 집사람과 티격태격했더니 이 마누라가 국도 안끓여놓고 ...ㅠ.ㅠ)
해서 밥이 있지만 먹지 않고 라면으로 때워서 걱정시켜주려고 작정 했습니다.
(요즘 가끔 재택 근무를 하는지라 집에서 점심 먹는 날이 많아졌어요 ^^)
여하튼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는 비루한 모습으로 집사람으로 하여금 죄책감을 증폭시키려는 의도입니다.
남!편!파!업!
거두직입/ 단도절미하고 사진갑니다.
집사람 15년 근속으로 받아온 '절대로 넘치지 않는 국그릇' 입니다.
다소 뻥스럽지만 정말 잘 넘치지 않더군요.
라면용으로 딱입니다. 국수 면 끓일때도 그만이죠.
물이 끓는동안 냉장고에서 꺼낸 계란을 따뜻한물에 녹혀(?) 줍니다. 이유는 나중에...
장모님의 사랑으로 긁어주신 누룽지~ 를 적당히 (이거 뿔면 양이 엄청납니다. 양조절이 중요!) 흐르는물에 씻어줍니다.
자~ 자 ~ 자 자자 장~ 장모님의 누룽지~
이물질도 씻어내주고 (먼지 등등) 쫄릿한 식감을 유지하기 위해서 바로 끓는물에 투척하는것보다 이렇게 한번 씻어 주는게 좋습니다.
이상태로 물기를 잘 털어서 전자렌지 30초 돌리고 그냥 먹어도 쫄깃 고소한 누룽지를 즐길수 있습니다.
그냥 아사삭 씹어 먹고싶은 충동을 뒤로하고 물기를 잘 털어 놓습니다.
그사이를 못참고 부글부글 끓고있네요 녀석...
인류 최대의 고민거리
라면에 스프가 먼저냐 면이 먼저냐!?"
"물 병시나!"
라는 개그가 생각나네요 ㅋ
여하튼 저는 평소에 건더기 스프먼저 넣어서 건더기 국물을 우려주고 그후에 면을넣고 그리고 스프로 마무리 합니다만...
오늘은 누룽지가 주인공이니 일단 스프를 먼저 넣어서 물의 발화점을 올려줍니다.
물에 발화점이 H20인건 예체능계인 저도 압니다.
불살라 버리겠어...
밑도 끝도 없는 드립에 잠시 혼란스러우시겠지만....
그냥 웃고 넘어가 주시길 ...
여하튼 발화점끓는점이 올라서 115도 8부 에서 맹렬히 거품무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스프로 인하여 발화점끓는점이 올라가느냐 마느냐로 댓글싸움 일어나서 힛갤가면 왠지 스프한테 미안해 질것 같습니다.
펄펄 끓는 발화점끓는점에 누룽지를 투척합니다. (죄송합니다. 발화끓는 드립 그만할께여)
역시나 냄비근성 어디 가나요 금새 펄펄 끓더니 누룽지 두쪽 넣었다고 다소곳이 시크해졌습니다.
이쯤되니 왠지 시 구절이 떠오릅니다.
제목: 발화점끓는점
라면국물 버리지 마라.
너는 한번이라도 너의 끓는점까지 올라가 본적 있느냐.
감상평
A: 인간으로 하여금 숙연하게 만들게 하는 무언가 있다.
B: 과연 오늘하루도 최선을 다했는지 라면 국물 앞에서 숙연해 진다.
C: 라면이 끓고 있나요?
D: 네.
C: 왜죠.
아 너무 썰렁하네요 ㅋ
저 사진속의 차가운 국물이 마치 저의 개그를 보고 허탈해 하는 여러분들의 마음 같아여 ㅋㅋ
이제 다시 슬슬 발동이 걸릴려고 합니다.
이녀석은 이대로 끓게 두고 다른 아이템을 준비 합니다.
두둥! 이거슨!?
얼마전 '다있어' 갔다가 충동구매한 계란의 뼈와 살을 분리하는 기구 입니다.
이렇게 컵에 장착 가능합니다.
아까 따뜻한 물에 해동(?) 시키던 녀석을 꺼내옵니다.
냉장고에서 그대로 꺼낸녀석을 흰자 노른자 분리하려면 좀 힘들거든요 ^^;)
그래서 따뜻한물에 잠시 담궈서 흰자를 좀 풀어주는 겁니다.
톡 까서 탁! 넣음 됩니다.
호옹이!
좌우로 살살 뒤집어 주면 쪼르륵 분리되네요 ㅎㅎ
그렇게 노른자만 따로 잘 보관 합니다.
오우 비쥬얼이 마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라면국물이 다시 펄펄 끓기 시작하네요 ㅎㅎ
여기 면을 투 to the 척!
어라 쏙 담겨야 하는데.... 누룽지에 걸리네여 ㅋ
걍 뚜껑 닫아서 팔팔 끓여줍니다.
물론 중간중간에 열어서 뒤적뒤적~
면 넣는 순간부터 카운터가 시작되는겁니다.
뚜껑에도 땀이 송글 맷히는걸 보니 보람찬 하루가 될것 같습니다.
어때요 안끓어 넘치죠? 신기하죠? ㅎㅎ
꿇어!....
적당한 시점에서 아까의 흰자를 투척!! (타이밍 예술이네요)
주르륵이라고 쓸랬는데 사진은 투척!! 이라고 말하는것 같아서 ㅎㅎ
마지막 한방울의 흰자까지 탈탈 털어줍니다.
그리고 막 휘젓지 않고 그대로 둡니다.
그러면 라면 국물이 탁해지지 않고 흰자만 그대로 익어 버리죠.
전 이런게 좋아여 ㅎㅎ
우쾈부쾈부콸부콱우괔콸부콱우괔우쾈부쾈부콸부콱우괔콸부콱우괔
그리고 불을 끄고 뚜껑을 닫은채로 30초 정도의 뜸을 들입니다.
라면뿐만 아니라 누룽지도 함께 있기에... 그 예우를 지켜주는 단계입니다.
그리고 라면 전용그릇을 준비합니다.
사진이 날아가서 그냥 얇은 접시 같은데 사실 깊은 라면용 사발 맞습니다. -_-;)
부을려고 하는데.... "똥띵 띵똥똥 따리띵띵~! 똥띵 띵똥똥 따리띵띵~! 똥띵 띵똥똥 따리띵띵~!"
엇!? 전화가 왔나? (아이폰 가지고 계신분들은 아마 머리속에서 자동재생중일듯 ㅋ)
아! 맞다 타이머 해놨었지 ㅋ
3분도 되기전에 ㅋㅋㅋㅋㅋ 아몰랔ㅋㅋㅋㅋㅋ 우리 딸내미 이쁘져? ㅋ
그리고 아까의 노른자를 화!룡!점!정!
畵 龍 點 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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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잔~ 이대로 손님한테 내어주면 가끔 면박을 당하기 쉬우니
먼저 취향을 물어보는게 좋습니다.
"계란 먹니? 반숙은 먹니?"
그리고 노른자를 파파팍! 풀어서 면과 함께 포풍 흡입!
맑은 국물은 유지한채로 계란의 고소한 맛을 함께할수 있습니다.
그리고 뜨거운 면발에 저절로 얇게 코팅된 노른자는 면발을 더더욱 쫄깃하게 해줍니다.
캬~ 츄르릅.... 다먹고나서 이 글을 적고 있는데 또 먹고 싶어지네요 ㅎㅎ
김치 남은건 제가 다 먹을 예정이기에 따로 그릇에 덜지 않았습니다.
뒤에 구름빵은 물티슈입니다. 먹는다고 날아가지 않습니다.
한젓가락 하실래예?
그리고 누룽지! 아주 바짝 마른 누릉지를 넣었기 때문에
밥처럼 흐믈흐믈하지 않습니다.
겉은 쫄깃하고 속살은 약간 빠삭한 느낌? 씹으면 씹을수록 고소한맛이 캬~
아시는분은 아실득 ㅋ
국물은 다 안마실려고 했는데 쩝;; 다 먹어 버렸네여 ㅋ
누룽지가 들어가서 평소보다 1.5배 물을 더넣고 스프는 2/3만 넣었음에도 불구하고 딱 적당한 국물이 완성되었습니다.
너무 싱겁거나 짜면 먹다가 지치거든요 ^^
이렇게 든든한 점심을 마무리하고
집사람이 퇴근했을때 빡치도록 설거지는 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ㅎㅎㅎ
왜냐면 이번엔 제가 화가 단단히 났다는걸 보여줘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집 정리도 안하고 집사람이 퇴근할때쯤 저는 나갈겁니다.
흥!
오늘은 쓰레기 분리수거도 안하고 그냥 나갈겁니다.
남!편!파!업!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평소에 해보고 싶었는데.... 요리하면서 사진찍기 정말 힘드네요
집사람이 요리를 잘하는 편인데 다음엔 그거나 옆에서 찍어줘야 할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