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지인이 일본 갔다 와서 크리스마스 때 해보라고 선물로 화이트 앨범 베스트판을 사다줬습니다.
백색마약이라는 것만 알고 있었는데 이번에 맘잡고 하나씩 공략하고 있네요.
깜짝 놀란 게 주인공이 이미 여친이 있는 상태로 게임이 시작됩니다. 본격적으로 여친 이외의 히로인을 공략하면 바로 바람피우는 루트가 된다는 게 인상적이네요. 인상적이긴 한데 이게 왠지 엔딩을 봐도 꺼림직하고 특히 몇몇 히로인들 같은 경우 인간관계가 완전히 파탄나는 현실적인 부분이 보여서 마음 편하게 플레이 하기가 힘드네요. 그런 부분에서 플레이어를 바람피우게 함으로써 죄책감을 느끼게 하는 꽤 잔인한 게임이네요. 아쉬운 점은 지금 유키랑 사요코만 엔딩을 보지 않은 상태에서 인상 깊은 캐릭터는 미사키랑 리나뿐입니다. 그 외의 캐릭터들은 맺고 끊음이 확실치 않아서 아무래도 완성도가 떨어지지 않았나 싶네요.
CG가 굉장히 미려한데, 캐릭터도 캐릭터지만 무엇보다 배경 퀄리티가 굉장합니다. 뭐라 잘 표현은 못하겠는데정말 아름답습니다. 게임하면서, 그것도 2D 배경 그림 보면서 넋놓고 감상한 건 이번이 처음이네요.
파탄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면 정말 치정극이 될 수도 있겠지만...
주인공과 히로인이 가장 행복한 순간에서 이야기를 끊어버리죠.
유키의 개입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주인공과 히로인들의 교감만 깨끗하게 다루고, 그 후의 씁쓸함은 플레이어의 가슴에만 남기는 구성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정말 눈처럼 하얀 부분만 덧없게 보여주는 시나리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