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떄 가상 연애시뮬레이션 게임으로 독보적인 위치를 선점했던 러브플러스 시리즈.
실제로 게임에서 연애를 한다는 느낌이 강하다는 평이 강했고 게임에서의 연애가 단순히 게임기 안에서만
제한되는 것이 아닌 실제 시간과 장소와 연동된다는 점에서 호평이 많았다.
도키메키 메모리얼에서 쌓아온 미연시 게임의 시스템의 정점을 이뤄냈다는 평이 있을 정도로
한 때 미연시 게임의 대부라고 불리던 게임이 바로 러브플러스이다.
솔직히 러브플러스는 한 때 신드롬이라고 불릴 정도로 서브컬처쪽에서 영향력이 꽤나 있었다.
직접 해보진 않았지만 그 영향력이 느껴질 정도로 여러 쪽에서 발언과 소식이 들렸으니 말이다.
실은 러브플러스 소프트는 선물만 받고 3DS는 없었다.
게임기 본체도 없지만 소프트를 선물받으니 안 해볼 수 없고, 또 그 유명한 러브플러스니 무조건 해보고 싶었다.
난 러브플러스를 하기 위해 일부러 없던 게임기를 내 돈을 주고 사서 플레이 했다.
우선 이 게임의 큰 특징은 스토리 모드가 프롤로그라는 점이다.
게임이 시작되면서 전학을 오게 된 주인공은 어쩌다 보니 도서관 위원 일, 테니스 부활동,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는데
위의 3명인 코바야카와 린코, 타카네 마나카, 아네가사키 네네와 만난다.
하지만 그야말로 스토리 모드는 프롤로그일 뿐, 애인상태가 아닌 단순히 지인, 혹은 친구 상태에서 진행되는 스토리 모드는
일련의 사건, 사정을 풀어나가는 일에 지나지 않는다. 즉, 진짜 러브플러스의 매력을 느끼려면 스토리 모드를 모두 깨고
스탭롤과 엔딩을 봐야(엔딩이라고 해봤자 단순히 '사귀자!' '응!'이 전부이지만) 연인상태로 들어가 진정한 러브러브가
플러스인 커플지옥이 될 수 있다 이말이다.
이 게임의 특징은 무엇보다도 가상 연애를 가장 잘 표현했다는 점에서 칭찬을 해주고 싶다.
사소한 일상 회에서부터 시작해서 서로 메일을 주고 받을 때도 여러 패턴으로 메일을 발신하거나 수신을 할 수 있다.
또한 여친이 발신한 메일을 플레이어가 이모티콘을 사용하여 어떻게 대답할 지 정하여 답장할 수 있고,
여친은 내가 답장한 메일을 때에 따라 다시 답장을 해준다. (물론 답신 패턴은 정해져 있지만 말이다)
또한 메일을 통해 여친의 기분을 어느정도 파악할 수 있고 여친이 보낸 메일을 통해 여친의 머리 모양, 의상을 랜덤하게
변경하는 등 메일을 통한 커뮤니케이션의 재미가 있었다.
플레이어가 TOWANO.NET이라는 사이트에서 데이트 스폿, 이벤트 뉴스, 날씨, 운세 등을 확인하여 데이트에 가장 적합한
시간과 장소를 장할 수 있는 등 의외의 자유도 또한 주어진다.
여친과 전화를 해서 데이트 날짜를 잡을 수 있고 데이트 장소와 여친 기분에 따라 대화의 내용도 바뀐다.
또한 TODO라는 퀘스트와 비슷한 것이 있어 이것을 채워가는 재미도 있고 여친과의 연애 레벨도 올릴 수 있다.
이것 외에도 기타등등 애인과의 일상을 재현하는 코나미는 괜히 몇 십년간 연애시뮬레이션을 헛투로 만들지 않았구나라는
생각이 들게 되었다.
하지만 내 기대감이 너무 컸던 것일까, 여러모로 플레이 하면서 실망을 감출 수 없었다.
앞서 말했듯이 스토리 모드는 프롤로그이니 만큼 양이 상당히 적다. 또한 스토리의 질도 썩 좋게 평가할 수 없는 게,
내가 선택한 여친이 코바야카와 린코라는 아이인데 개인 사정의 이유가 나름 무겁다면 무겁지만 그렇다고 심도있게
풀어내는 것도 아니며 결국 '오해였다', '내 마음의 문제였다'로 끝나는 게 전부였다.
즉, 이 게임에서 스토리 부분으로 재미를 느끼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며 내용도 짧아서 과연 단순한 프롤로그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물론 본편이 게임을 클리어한 후의 연애 생활이라지만 이 부분이 아쉽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또한 연애 파트에서의 문제인데, 연애 파트는 실시간으로 이루어지는 것과 스킵모드로 이루어져있다.
실시간으로 행해지는 방식은 말 그대로 3DS 내의 날짜와 시간이 연동되어 스케줄을 짜고 날짜, 시간에 맞춰 게임이 진행된다.
문제는 데이트 약속을 하고 그 시간에 게임에 들어가지 않으면 여친을 바람맞히게 되는 꼴이 되어 여친의 기분이 최악으로 달리게 된다.
이게 현실이면 당연히 신경을 써야 하는 부분이지만 굳이 게임 여친에게 구속되어야 하나 라는 느낌이 들기 시작하면서
여러모로 썩 기분 좋게 플레이 하기가 쉽지 않았다.
이른 아침과 늦은 밤에는 여친에게 문자나 전화를 할 수 없어 그냥 이럴 때에는 손가락이나 빨거나 게임을 꺼야만 한다.
또한 게임 내의 활동 포인트라는 것이 있는데, 이 포인트를 사용함으로써 여친에게 문자를 보내거나 전화를 걸 수 있다.
문제는 이 포인트가 제한되어 있으며 메일, 전화 뿐만 아니라 스케줄 활동에도 포인트가 소비되어 상당히 쓰기가 애매하다.
포인트는 일정 시간이 지나야 회복되며 포인트를 모두 소진했을 경우 더이상의 여친과의 커뮤니케이션이 불가능하다.
물론 게임 자체적으로 시간을 변경할 수 있는데, 이럴 거면 왜 리얼타임으로 게임을 진행하겠는가.
스킵모드라는 또다른 방식이 있는데, 이는 리얼타임이 아닌 단순히 스케줄대로 게임이 진행되며 행동 포인트가 없다.
대신 일상이 굉장히 단조로워지며 이벤트는 오직 리얼타임에서만 일어나기 때문에 스킵모드에서 진행할 경우 여친과의
특별한 이벤트를 볼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또한 게임 내의 대화나 데이트가 한정된 관계로 계속 똑같은 말을 반복적으로 들으면 지루하며 게임의 목적을 잃어버리기 쉽기 때문에
결국 리얼타임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
또한 이 게임에는 '남친력'이라는 게 존재하는데, 예전의 도키메키 메모리얼에서의 스테이터스와 비슷한 시스템이다.
체력, 지식, 감수성, 매력이 있는데 이 포인트는 단순히 채우는 것이 아니라 소비하는 것이다.
데이트 떄에 소비되며 이 남친력을 소비해야 이벤트나 여친의 외형을 바꿀 수 있는 중요한 스테이터스이다.
문제는 이 남친력을 쌓기 위해 매번 스케줄을 짜서 해당 스테이터스를 올려야 하는데 올리기는 귀찮고 데이트 때 사용하면
또 금새 잃어버린다.
열심히 렙업을 했는데 이벤트를 보기 위해 경험치를 사용해서 렙따를 한다면 누가 좋아하겠는가.
스킨십 시스템에도 불만이 있다.
여친과의 관계를 좋게 하기 위해선 스킨십이 불가피한 요소인데, 이 스킨십의 단계는 총 3단계로 터치, 쓰다듬기, 키스가 있다.
터치는 인적이 없는 곳애서 남의 눈치를 보며 여친 몸에 터치를 하는데, 어느정도 요령이 생기면 그다지 어렵진 않다.
문제는 쓰다듬기와 키스이다.
쓰다듬기를 할 땐 여친 얼굴이 확대되는데, 이 때 터치팬을 사용해서 여친이 좋아하는 부분을 문질러서 하트를 뿅뿅 올려야 한다.
여기서 그 좋아하는 부분이 도대체 엄청 애매하다는 게 문제이다. 어쩔 땐 쉽게 왼쪽 머리카락, 이마, 어깨 등을 문지르면 쉽게 위치를
알 수 있는데 화면 전체를 찔러봐도 좋아하는 부분이 어딘지 전혀 모르겠고 전체를 문질러서 겨우 위치가 파악되어도 맞을 떄가 있고
아닐 때가 있어서 곤란할 때가 있다.
이 모든 걸 극복해야 드디어 액정맛을 볼 수 있는 키스모드가 나오는데, 또 위치가 문제이다.
키스 포인트는 여친의 요구에 따라 이마, 뺨, 입술 세가지로 나뉜다.(다른 곳이 있을 수 있는데 난 적어도 튜토리얼에서 못 봤다)
뺨을 알기 쉽다. 여친이 살짝 각도를 꺽어 여기다 해주십쇼 하고 표현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마와 입술인데, 내가 이걸 확인하기 위해 튜토리얼을 거의 3번을 해봤지만 결국 포인트를 알기 어려웠다.
여친이 얼굴을 내리고 이마를 보이면 이마가 확실한데, 입술 포인트 때에 입술에다 키스를 하면 여기가 아니라고 땡깡부린다.
때문에 고개를 들 때 바로 '입술이구나!'하고 바로 누르는 게 아니라 어느정도 상태를 본 다음에 여친이 얼굴을 내리고 눈을 감았을 때
이마에다 키스를 해야 한다.
난 결국 아직까지도 입술에다 키스할 타이밍을 찾지 못했다.
이밖에도 게임을 하는데 답답한 경우가 상당히 많았다.
아무리 가상 연애시뮬레이션이라지만 내가 데이터에 왜 이렇게 얽매여야 하는가.
이 게임은 개개인의 호불호가 확실한 것으로 느꼈으며 적어도 난 이 게임에 적합한 인간은 아닌 듯 하다.
그래도 난 코바야카와 린코라는 캐릭터가 너무 좋다.
왜 현실에서는 이런 여성을 찾을 수가 없을까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