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고질라 : 킹 오브 몬스터'는 지나치게 까이고 저평가를 당한 영화라고 본다.
이 영화가 까인 큰 이유가 '괴수들 나와서 싸우는 것만 보고 싶은데, 쓸데없이 인간들이 자꾸 나온다'인데,
고질라는 원래 통제할 수 없는 거대한 자연의 힘 앞에 벌레처럼 휩쓸려나가는 무력한 인간들과,
그럼에 불구하고 생존을 위해 필사적으로 저항하는 인간들의 모습을 그린 영화이다.
만약 인간이 등장하지 않는다면, 고질라는 단지 가상의 괴수 다큐멘터리처럼 끝났을 지도 모른다.
괴수는 안나오고 인간만 나와서 싫다고 한다면,
신 고질라나 고질라 마이너스원은 아마 보다가 리모컨을 집어던질지도 모른다.
상영시간의 2/3가 인간들의 신파극과 지지고 볶는 인간군상극이다.
고질라 시리즈의 주제곡 '고질라의 테마'도 원래 고질라를 위한 음악이 아닌,
고질라에게 필사적으로 저항하는 인간 군대의 처절한 모습을 그리는 음악이다.
고질라의 주제는 오만하게 자연을 통제하려다 실패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기 위해 저항하는 인간들을 위한 인간찬가다.
이것저것 다 떠나서,
나는 이 거대한 괴수들의 모습을 두 눈으로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압도당했다.
크툴루를 실제로 목격한다면 이런 느낌일까.
롱 리브 더 킹.
몬스터들은 역대 최고로 잘 뽑혔다고 생각해요.